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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광화문연가', 명곡은 힘이 세다

뮤지컬 '광화문연가', 명곡은 힘이 세다

발행 :

김현록 기자

[리뷰]뮤지컬 '광화문연가'

사진=뮤지컬 '광화문연가' / 사진제공=CJ  E&M, 서울시뮤지컬단
사진=뮤지컬 '광화문연가' / 사진제공=CJ E&M, 서울시뮤지컬단


명곡은 힘이 세다. 사람보다 오래 산다. 뮤지컬 '광화문연가'를 보면 실감하게 된다.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아름다운 대중가요의 명곡과 함께 지나온 시간들을 돌아보게 한다.


죽음을 앞둔 한 중년의 남자 명우가 있다. 숨이 넘어가는 1분, 그러나 영겁처럼 느껴지는 찰나. 남자는 신비로운 안내자 월화와 함께 자신의 삶을 되돌아본다. 그가 마지막 순간까지 놓지 못한 건 푸르던 시절 열렬히 사랑했으나 끝내 어긋나버린 첫사랑 수아. 설렘 가득한 만남부터 안타까운 이별, 뜻하지 않은 재회, 그리고 지금에 이르기까지, 그녀와 함께 생의 변곡점들을 되짚으며 남자는 진정 자신이 놓치고 있었던 것을 깨달아간다.


CJ E&M, 서울시뮤지컬단이 손을 답은 2017~2018의 뮤지컬 '광화문연가'는 2011년 초연 당시와는 기본 얼개와 노래 빼곤 모든 게 바뀌다시피 한 새로운 버전이다. 가수 이문세를 통해 들었던 고 이영훈의 노래들은 옛 시절을 소환하는 이 주크박스 뮤지컬에서 여전히 가장 강력한 요소다.


'가로수 그늘 아래 서면', '깊은 밤을 날아서', '소녀', '그녀의 웃음소리뿐', '슬픈 사랑의 노래', '사랑이 지나가면', '옛사랑', '기억이란 사랑보다', '광화문 연가' 등 스무 곡 가까운 히트곡이 한 남자의 삶에 녹아있다. '광화문연가'는 회한으로 가득 찼던 명우의 시간들을 아름다운 멜로디와 시적인 가사로 다시 써내려가 이윽고 현재에 이르게 한다. 익숙하게 듣고 부르던 노래들 또한 명우의 삶과 함께 재해석된다. 기억을 소환하는 추억의 노래가 본디 그렇듯. 민주화의 열망이 가득했던 1980년대를 명우 수아와 공유했던 이라면 더욱 울림이 클 듯하다.


'광화문연가' 월하 역 정성화와 차지연 / 사진=CJ E&M, 서울시뮤지컬단
'광화문연가' 월하 역 정성화와 차지연 / 사진=CJ E&M, 서울시뮤지컬단


하지만 고 이영훈의 애수 어린 대표곡들이 '광화문연가'의 핵심정서라 생각하면 오산이다. 절로 박수가 나는 넘버, 드라마틱하게 전환되는 무대장치는 흥을 돋군다. 넉살과 카리스마를 겸비한 올화이트룩의 안내자 월하가 백미. 이번 '광화문연가'에서 새롭게 등장한 월하는 능청맞은 흥부자 신스틸러이자 화자 자체가 되어 극의 리듬마저 쥐락펴락한다. 한마디로 정의할 수 없는 이 신비로운 인물을 차지연과 정성화, 전혀 다른 매력으로 각광받는 뮤지컬계의 두 남녀 스타로 더블캐스팅한 건 '광화문연가'를 한번 또 보게 하는 신의 한 수다.


중년 명우 역에 안재욱, 이건명, 이경준, 젊은 명우 역에 허도영, 김성규, 박강현의 매력을 비교하는 것도 재미다. 중년 수아 역에 이연경, 임강희, 첫사랑 젊은 수아 역에 홍은주, 린지, 시영 역에 유미, 이하나, 중년 중곤 역에 박성훈, 젊은 중곤 역에 김범준이 출연한다


'광화문연가'는 겨울, 광화문에서 즐기기 더없는 뮤지컬이다.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을 보고 나와 바로 한 걸음이면 극의 주 무대인 광화문과 널찍한 광장, 대로가 한눈에 펼쳐진다. '광화문연가'를 보고 바라보는 겨울 서울의 풍광은 운치가 남다르다. 공연은 오는 14일까지 열린다.


사진=뮤지컬 '광화문연가' 포스터
사진=뮤지컬 '광화문연가'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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