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셰이프 오브 워터:사랑의 모양'(이하 '셰이프 오브 워터')은 색다른 로맨스를 꿈꾸던 원하는 어른들을 위한 이야기다.
'셰이프 오브 워터'는 괴생명체와 만난 한 여자의 판타지 로맨스다. 이야기의 시작은 물 속이다. 화면이 만들어 낸 가상이지만 숨이 막힐 듯한 기분이 아닌 이 판타지의 세계가 꿈처럼 오묘 느낌이 들게 만든다.
미 항공우주 연구센터의 비밀 실험실에서 청소부로 일하는 언어장애를 가진 엘라이자(샐리 호킨스)는 어느 날 실험실로 온 괴생명체(더그 존스)와 만나게 된다. 사람들에 의해 갇힌 괴생명체에 자신도 모르게 이끌리고, 남들 몰래 교감을 한다.
말을 하지 못하는 엘라이자는 괴생명체에게 먹을 것을 주고 음악을 들려주면서 점점 더 가까워 진다. 엘라이자의 마음은 어느 덧 호기심이 아닌 애정으로 바뀌어 있었다. 둘이 가까워지는 사이 위기가 찾아온다. 실험실 보안 책임자 스트릭랜드(마이클 섀넌)이 괴생명체를 해부해 우주 개발에 이용하려 한 것. 이에 엘라이자는 함께 일하는 젤다(옥타비아 스펜서), 이웃 자일스(리차드 젠킨스)와 함께 괴생명체를 구출할 계획을 세운다. 그 과정에서 둘만의 사랑은 깊어진다.
엘라이자와 괴생명체가 만들어 낸 로맨스는 기괴하다. 괴생명체는 비늘로 덮혀있고, 커다란 눈은 이질감이 느껴진다. 그러나 엘라이자와 괴생명체의 감정 교류에 이질감은 어느덧 사라진다.
엘라이자는 말을 하지 못하고, 괴생명체는 인간의 언어로 소통이 불가하다. 이들의 소통은 수화다. 엘라이자가 괴생명체에게 물건을 통해 간단한 수화를 알려주고, 이를 통해 둘은 이야기를 나눈다. 길지 않지만, 엘라이자는 상황을 이해하면서 그가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안다. 말을 하지 못하는 엘라이자와 사람과 대화할 수 없는 괴생명체가 처한 상황이 서로에게 동질감을 느끼고 교감할 수 있는 것이다.
'셰이프 오브 워터'는 주인공 샐리 호킨스에 깊이 빠져든다. 감독의 연출한 영상미, 뮤지컬 같은 OST와 맞물리면서 그녀의 연기가 더 빛이 난다. 샐린 호킨스는 대사가 아닌 수화로 대사를 대신하는데, 감정이 실렸다. 차분한 듯 하지만 누구보다 더 많은 감정을 소화해 낸다. 호기심 어리고 애정 담긴 눈빛은 감정적으로 느껴진다. 그게 바로 이 영화를 보는 재미다. 괴기스럽게 느껴지지 않는 것 역시 바로 샐리 호킨스의 애처로운 연기가 이 모든 상황을 덮기 때문이다.
여주인공을 앞세워 펼쳐지는 상황들은 현실이란 배경 안에서 펼쳐지는 판타지는 이색적이다. 덕분에 조금 다른 로맨스를 상상했던 어른들에게 '셰이프 오브 워터'는 어떤 잔에 담아도 형태가 만들어지는 것처럼 공감하게 된다. 성인을 위한 판타지 로맨스다.
2월 22일 개봉. 청소년관람불가.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