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80년대 한국의 민주화를 위해 목숨을 내놓았던 이들을 잊지 않기 위한 한 편의 이야기가 관객들을 찾아온다.
10일 오후 서울 CGV용산에서 영화 '임을 위한 행진곡'(감독 박기복) 언론시사회가 박기복 감독, 김꽃비, 전수현, 김채희, 김효명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임을 위한 행진곡'은 1980년 5월 5·18 광주민주화운동과 1989년 발생했던 이철규 변사사건이라는 두 역사적 사건의 시간과 공간을 교차한 작품이다. 1980년 5월에 멈춰있는 엄마 명희(김부선 분)를 이해할 수 없었던 딸 희수(김꽃비 분)가 잊혀진 진실을 마주하면서 서로의 상처를 치유해가는 과정을 그렸다.
연출을 맡은 박기복 감독은 시사회 후 기자간담회에서 "사람들마다 하나씩 꿈이 있다"며 "저 같은 경우에 한 번은 죽기 전에 마지막이라는 생각에 '임을 위한 행진곡'을 만들게 됐다"고 영하를 준비한 이유를 밝혔다.
그는 1980년의 광주민주화운동을 소재로 한 기존 영화들과 차별점이 있다고 밝히면서 "'화려한 휴가' '택시 운전사' 등의 영화들은 제가 봤을 때 닫힌 공간이었다"면서 "시간, 공간이 많이 한정되어 있었다. 제가 영화를 한다면 열린 공간으로 하고 싶었고, 80년대 담론을 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박 감독의 말처럼 '임을 위한 행진곡'은 한 사건만 다루고, 그것에서 역사의 아픔만 다루지 않았다. 과거와 현재를 오가면서 민주화운동에 나섰다가 군부의 폭력에 피해 입은 이들의 현재의 삶을 다루면서 끝나지 않은 이야기, 잊어서는 안될 이야기임을 강조했다.

김꽃비, 전수현, 김채희 등 주연 배우들도 영화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먼저 김꽃비는 일정으로 인해 아직 영화를 제대로 못 봤다고 밝히면서도 "기대된다"고 했다. 그녀는 "치열하게 찍으면서 감독님과 얘기도 많이 나눴다"면서 "5.18 소재 영화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면서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계속 이 이야기가 되어야 한다. 각자마다 사건을 바라보는 시선도 다르다. 다 다른 이야기 나온다고 생각한다. 의의가 있는 영화다"고 했다.
극중 과거 명희 역을 맡은 김채희는 촬영에 앞서 여러 영상자료를 찾아보면서 5·18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됐다고 했다. 단순히 책이나 말로 배운 것에 그치지 않고, 영화를 통해 1980년 5월 광주의 다시 한 번 돌아보게 된 것.
이와 함께 극중 1980년 5월 명희가 사랑했던 남자이자 민주화를 외쳤던 법대생 철수 역의 전수현은 "광주 출신"이라고 밝혔다. 외할아버지가 5·18 광주민주화운동과 관련해 국립묘지에 안치되어 있다고 했고, 자연스럽게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해 알게 됐다고. 그는 "학교에서도 많은 공부를 했었다. 서울에 올라와서 친구들에게 물어 본 적이 있다. '거기(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해 아는 게 있느냐'고 했는데, 잘 몰랐다. 그것에 가슴이 아팠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영화를 통해 잘못된 인식을 가진 분들이 새로운 인식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을 전했다.
극중 철수 형 철호의 젊은 시절 역을 맡은 김효명 역시 '임을 위한 행진곡'을 통해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됐다면서, 관객들의 관심을 당부했다.
잊어서는 안될 5·18 광주민주화 운동. 그 시절 이야기를 다룬 '임을 위한 행진곡'이 관객들에게 그 시절의 아픔과 현재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어떤 감동과 인식을 남겨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오는 16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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