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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LL인터뷰] 김병우 감독 "'PMC' 키워드는 글로벌과 체험"

[★FULL인터뷰] 김병우 감독 "'PMC' 키워드는 글로벌과 체험"

발행 :

전형화 기자
'PMC: 더 벙커' 김병우 감독/사진제공=CJ ENM
'PMC: 더 벙커' 김병우 감독/사진제공=CJ ENM


김병우 감독은 '더 테러 라이브'로 영화계에 혜성처럼 등장했다. 영화 속 시간과 영화 상영 시간이 똑같은 형식은 관객의 찬사를 받으며 558만명을 동원했다. 그로부터 5년. 김병우 감독은 새 영화 'PMC: 더 벙커'로 돌아왔다. 전편처럼 하정우를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PMC: 더 벙커'는 글로벌 군사기업(PMC)의 리더 에이헵이 지하 30미터 아래 벙커에서 북한 최고 권력자 킹을 납치하면서 일어나는 일을 그렸다. 게임 같은 전개와 서사에 전편처럼 리얼 타임이란 요소를 극대화했다. 김병우 감독의 이야기를 들었다.이 인터뷰는 스포일러를 포함합니다.


-왜 'PMC'를 했나.


▶곰곰이 다시 생각해봤다. 하정우 선배가 같이 하자고 제안하면서 했던 게 맡긴 하지만 과연 왜 했을까. 우선 콘셉트도 그랬지만 하정우가 제안한 방향점이 매력적이었다. 글로벌이 키워드였다. 우리에게만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라 글로벌하게 통할 수 있는 이야기. 거기에 시나리오를 쓰면서 넷플릭스를 봤다. 앞으로 관객이 영상콘텐츠를 대하는 태도가 변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렇다면 어떤 영화를 극장에서 봐야 관객이 만족할까를 고민했다. 극장이란 물리적으로 관객을 두시간 동안 구속할 수 있는 공간이 아닌가. 그렇다면 관객이 영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하자고 생각했다. 그렇게 'PMC'가 탄생하게 됐다.


-'PMC'는 기획부터 글로벌을 염두에 뒀다. 제니퍼 엘이 맡은 CIA요원 맥켄지 역을 샤를리즈 테론에게 제안하고 진행하기도 했었는데.


▶에이전시를 통해 논의하긴 했었다. 그런데 출연료가 워낙 커서 무산됐다. 제니퍼 엘은 원래 좋아했다. 에이헵과 대립해서 절대 지지 않을 사람. 자기 욕망에 충실하고 일 수행에 철저한 사람으로 보여야 했는데 그런 점에서 아주 적합하고 좋았다.


-왜 그 역할은 여자였나. 남자로 해도 무방했을텐데. 여자로 했기에 결과적으로 더욱 인상적이었는데.


▶큰 고민은 없었다. 여자라면 더 재밌을 것 같았다. 처음 쓸 때부터 여자였다. 이 영화에 여성 캐릭터가 등장하지 않기 때문이기도 한데, 그렇다고 그걸 고려해서 넣은 것도 아니다. '더 테러 라이브' 때 형사로 출연한 전혜진 선배와 작업이 너무 좋아서 그랬는지 모르겠다.

'PMC'의 제니퍼 엘.
'PMC'의 제니퍼 엘.

-원래 기획 당시에는 북한 최고 권력자가 킹이 아니라 김정은이었다. 그러다가 북한에서 미사일을 계속 쏘는 상황이 되자 킹으로 바꿨다. 그런데 정작 촬영이 다 끝나고 나니 북미 정상회담이 이뤄졌다. 시시각각 변하는 남북 관계 때문에 재촬영도 했는데.


▶초반 기획에는 김정은이라고 돼 있었긴 했지만 애초에 실존 인물과 거리를 두려고 했었다. 어차피 'PMC'는 2024년이란 가상의 시간에 지하 30미터 아래 벙커라는 가상의 공간을 다룬 영화다. 현실감을 지나치게 많이 가져오는 건 오히려 영화에 불리할 것이라 생각했다. '더 테러 라이브' 때는 마포대교가 폭발한다는 현실성을 적극적으로 영화에 가져왔다면, 'PMC'에선 현실성에서 거리를 두고 장르에 충실하려 했다.


재촬영 한 장면은 초반 뉴스 클립이었다. 북미정상회담 장면도 찍긴 했는데 지나치게 현실을 연상시켜서 멘트만 넣었다.


-남북 갈등 또는 북핵을 둘러싼 기존 한국영화들과 달리 미국과 중국이란 강대국의 음모가 기본 설정으로 깔렸는데.


▶한국전쟁도 그렇고 지금도 두 강대국의 영향에 있는 게 사실이니깐. 그리고 이 영화가 남북 문제가 주된 이야기는 아니다. 남북 화대 코드도 아니고. 한반도 지도만 놓고 보는 게 아니라 전 세계 지도를 놓고 본다고 생각한 설정이다.


-그럼에도 결말은 남북 화해 코드가 담겨있는데.


▶글쎄 에이헵(하정우)과 북한의사 윤지의(이선균)가 각각의 나라를 대표할 수 있을까. 강대국들의 힘겨루기에서 어떻게든 살아남아 가족에게 돌아가려는 개개인의 몸부림으로 그리고 싶었다.


-마지막에 바다에 핵폭탄이 떨어져서 버섯구름이 피어오르는데. 결국 이 영화 엔딩은 전쟁의 시작이란 것일텐데.


▶영화 속에 "만일 오늘 전쟁이 난다고 해도 이 사람을 구할거냐"라는 질문이 있다. 그 질문의 답이다. 영화 속에서 그 핵미사일은 중국이 조종하는 북한발 핵미사일이다. 사실 그 버섯구름을 놓고 고민이 많았다. 영화 속 마지막 흐름을 방해하지 않으면서도 버섯구름이란 걸 알려야 했다. 그래서 다양한 버섯구름 버전을 준비했었다.


-게임을 좋아하나. 'PMC'는 여러 면에서 '메탈기어 솔리드V'에서 영향을 받은 것 같은데. 게임 같은 전개와 게임 같은 앵글. 선택에 따른 스테이지의 이동. 주인공 이름인 에이헵도 '메탈기어 솔리드V'와 같고.


▶'메탈기어 솔리드V'를 하긴 했는데 끝까진 못 갔다. 요즘은 '젤다의 전설'을 한다. 에이헵 이름은 '모비딕'에서 가져왔다. 처음 시나리오에선 주인공 이름이 마크였다. 너무 흔한 이름 같아서 고민하다가 '모비딕'의 에이헵 선장과 'PMC' 주인공이 닮은 것 같더라. 그래서 거기서 따왔다.


-'PMC'는 '더 테러 라이브'처럼 하정우가 움직이지 못한다. 이 방식을 다시 한 번 이용한 까닭은.


▶이 엔진을 한 번 더 계량해서 쓸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아쉬움도 있었고. 잘 할 수 있는 것이기도 했다. '더 테러 라이브'를 돌이켜 보면 아쉬운 것들이 있었다. 그래서 그 때보다 더 확장시키고 상황에 더 유기적으로 소통시키려 했다. 하정우가 더 많은 스크린을 보고, 더 많은 사람들과 대화하도록 했다.


-게임 같은 전개와 게임 같은 앵글이기에 영화의 기승전결이 철저히 계산됐어야 했을텐데. 하정우가 액션이 아닌 선택을 하도록 했기에 더 많은 갈등 장치를 만들어야 했고.


▶중반에 폭격이 되기 전에는 상황이 우선이었고, 이후에는 인물이 우선이라고 봤다. 에이헵의 내면을 보여주기 위해선 그가 총을 쏘면서 사건을 해결해선 안된다고 생각했다. 주저앉혀서 관객과 같이 고민하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관객이 하정우 바로 곁에서 체험할 수 있도록 모든 앵글을 계산했다.


-'더 테러 라이브'와 그게 가장 큰 차이점인 것 같은데.


▶'더 테러 라이브'를 끝내고 돌이켜보니 인물이 사건을 위해 존재한 듯한 느낌이었다. 인물이 소모된 것 같은 느낌. 그래서 이번에는 사건이 인물을 위해서 존재하는 것으로 만들려 했다.


-움직이는 드론이란 설정으로 카메라 앵글을 담았다. 앵글 구현도 그렇고 배우들이 카메라에 시점을 맞추기도 쉽지 않았을텐데.


▶카메라에 바퀴를 달고 찍었다. 배우들에겐 1번 카메라 봤다가 2번으로 갔다가 4번으로 돌려주세요, 이런 주문을 했다. 가장 기본적인 콘셉트가 에이헵 바로 옆에서 보는 듯한 것이었기에 그런 점에 주안을 뒀다.

'PMC' 현장에서 의논 중인 김병우 감독과 하정우.
'PMC' 현장에서 의논 중인 김병우 감독과 하정우.

-김병서 촬영감독은 감정을 즉각적으로 담아내는 데 장점이 있다. 그런데 'PMC'에선 그 감정을 담아내는 게 모두 하정우에 포커스가 맞춰있다보니 상대적으로 이선균은 아쉬움이 있는데. 에이헵의 시선이 사라지는 순간 윤지의의 감정이 담겨야 더 복합적으로 표현될 수 있었을텐데.


▶가장 고민했던 부분이다. 영화적인 시선이 에이헵에만 있으니 그게 사라지면 어떻게 하나. 윤지의의 감정을 담아내야 할까. 찍을 때는 중심을 지키자고 마음 먹었다. 중심은 에이헵 옆에서 보는 듯한 체험이다에 맞춰져 있었다. 끝내고 보니 내가 너무 대원칙에 얽매여 있었던 게 아닌가 싶더라. 윤지의의 감정을 카메라로 더 담아냈어야 했는데란 아쉬움이 있다. 윤지의가 등장하면서 영화가 시작되고 온기가 생긴다. 그런 점에서 뭐라도 더 찍었어야 하지 않았을까란 아쉬움이 후반작업하면서 생기더라.


-용병 대원들 캐스팅은 어떻게 했나.


▶대사가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을 구분했다. 대사가 없는 사람들은 실제 그런 경험이 있는 분들을 위주로 했다. 할리우드 캐스팅 디렉터를 통해 오디션 비디오를 1000여편 정도 받아보면서 결정했다.


-마릭 요바가 맡은 제럴드를 비롯한 용병들이 활약에 비해 퇴장이 아쉬운 지점이 있는데.


▶등퇴장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아쉬움이 분명히 있다. 호흡을 생각해서 편집된 부분도 있고.


-'PMC'는 음향과 음악이 상당히 좋다. 사운드 디자인도 앵글처럼 디자인을 철저히 한 것 같던데.


▶우선 호흡과 이명, 심박. 이렇게 세가지를 적극적으로 사용했다. 호흡과 심박은 의식하지 않고 본능적으로 들리는 소리라 관객이 더 영화에 밀착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이명은 전차 폭격 뒤라든지, 의식이 끊기는 순간순간 미묘하게 넣어서 관객이 그 현장을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이준오 음악감독과 '더 테러 라이브'에 이어 다시 작업했다. 음향을 음악처럼 사용해달라고 주문했다.


-마지막에 찢어지는 듯한 음향으로 끝맺음한 이유는.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다가 커터칼로 자른 듯한 느낌으로 끝났으면 싶었다.


-그렇다는 건, 'PMC' 이후 이 세계관이 이어지는 영화로 잇고 싶다는 의미가 담겨 있었나. 핵미사일이 떨어졌으니 당연히 전쟁이 시작됐을테고, 'PMC'가 전쟁의 시작이니 마치 게임처럼 같은 설정에 다른 이야기로 확정시키려 했나.


▶분명히 씨앗은 뿌렸다. 그런 것들도 고민했다.


-하정우, 이선균 등 배우들과 소통은 어떻게 했나.


▶조언을 구했다. 두 세번 정도 촬영을 중단하고 회의를 한 적이 있다. 윤지의가 처음 등장할 때 패닉 상태였다. 준비를 한다고 했는데 배우들의 동선과 카메라 앵글 등이 다 꼬이더라. 처음엔 윤지의 대사를 더 세게 했는데 그렇게 하니 뭔가 아귀가 안 맞았다.


패닉 상태였는데 이선균이 대사를 스스로 써서 주더라. 이렇게 하는 게 좋지 않겠냐며. 정답지를 받은 것 같았다.


-마지막 하늘에서 떨어지는 장면은 어떻게 찍었나. '다크 나이트 라이즈'처럼 실제로 떨어지면서 찍을 수도 없었을테니 촬영 전부터 어떻게 찍을 지 고민했을텐데.


▶시행착오, 시행착오, 시행착오였다. 카메라와 하정우가 같이 떨어지면서도 시점이 바뀌지 않아야 했다. 그래서 8컷을 한 컷처럼 보이도록 편집했다. 먼저 어떻게 찍을지 콘티작가에게 설명하면 콘티작가가 인형을 놓고 그렸다. 그걸 CG팀에서 프리비전으로 만들면 어떻게 찍을지 다시 고민했다.


하정우의 모든 관절에 와이어를 달았다. 그 와이어를 무술팀 30명이 다 따로따로 조정했다. 그걸 카메라가 이동하면서 찍었다. 시행착오를 계속하면서 리허설을 많이 해서 찍을 때는 오래 걸리진 않았다.


-차기작은. 아까 이야기 한대로 'PMC' 세계관을 잇는 작품이 되나.


▶아직 모르겠다. 그런 구상이 몇 개 있긴 한데 고민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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