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다 위에서 거북선을 호령하던 '이순신' 김명민(47)이 이번에는 문산호를 이끌고 다시 역사의 한 페이지 속으로 들어갔다.
김명민은 영화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감독 곽경택·김태훈)로 '물괴' 이후 1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한다.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은 평균 나이 17세, 훈련기간 단 2주. 역사에 숨겨진 772명 학도병들이 인천상륙작전을 성공시키기 위해 교란작전으로 투입되었던 장사상륙작전을 그렸다.
김명민은 '장사리 : 잊혀진 영웅들'에서 실존 인물을 모티브로 한 이명준 대위 역을 맡았다. 영화 흥행에 대한 기대감보다, 어떤 사명감을 느끼고 이 영화를 촬영했다는 김명민을 만났다.
-'장사리 : 잊혀진 영웅들'을 선택한 이유가 무엇인가.
▶ 이 영화는 배우로서의 개런티나, 영화 작품을 한다 이런 것보다 어떤 사명감을 느끼고 촬영했다. 최근 전승 기념식 참여 이후 유가족의 편지낭송을 보면서 '내가 이렇게 존재하는 것은 그분들 때문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 속 주인공들은 영웅들인데, 우리가 잘 몰랐던 것 같다
▶ 우리나라에도 히어로가 많다. 현대사 근대사 조선시대에도 많다. 가장 가까이서 6.25 전쟁을 치렀던 영웅들은 아직도 동시대에 살아계신다. 그래서 더 피부로 느낀다. 그 역사의 한 현장에 계셨던 분들과 같이 살고, 마주하고 그 히어로들과 함께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도 그런 마음으로 이런 분들이 많이 알려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저도 배우로서 또 영향력을 가진 사람으로서 작품의 흥행을 떠나서 배우 본연의 임무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완성된 영화를 보니 나도 가슴이 뭉클했다.

-당시 평균나이 17세 학도병들이 그렇게 총알받이로 싸웠다는 점이 가슴 아프더라.
▶ 이 영화는 그 학도병들의 이야기다. 제가 대위역할 했지만, 한스텝 떨어져서 그들을 리드하는 사람으로 영화를 봤다. 무모한 작적에 침투한 것인데, 당시 문산호를 탄 학도병 중에는 2대 독자, 3대 독자도 있을 것이다. 저도 아이가 있는 입장에서 가슴 아팠다. 우리 아들은 보면 너무나 애인데, 그런 아이가 나가서 싸웠다는게 믿어지지 않는다. 문산호가 1997년에 발견됐다고 하더라. 해병대에 의해서 문산호의 잔해가 발견됐다고 하는데 그렇게 가슴 아픈 역사가 묻혀질 수 있나?
-'장사리 : 잊혀진 영웅들'은 일명 '국뽕 영화'가 아닐까 하는 예상이 있었는데 국뽕이나 반공의 느낌이 많지 않은 것 같다.
▶ 이 영화에는 반공은 없다. 어리고 힘없는 민초들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받친 이야기다. 국뽕 역시 보는 관점에 따라 다리겠지만, 저희 영화는 '국뽕'이 전혀 없다고 생각한다. 이 영화는 희생에 대한 영화다. 곽경택 감독님도 그런 것을 염두에 두셨고, 스태프에게 브리핑을 할 때도 희생에 중심을 맞춰서 촬영을 했다. 촬영기사도 학도병들의 얼굴과 그들의 감정 위주로 잡아내려고 했다. 우리 배우들 뿐만 아니라 보조 출연자부들, 자원해서 온 어린 친구들까지, 학도병들의 표정을 다 잡아내려고 한 것을 보면 우리 영화의 주제가 바로 드러나는 것 같다.

-관객들이 '장사리 : 잊혀진 영웅들'을 어떻게 보길 바라나.
▶ 사실 무대인사를 할 때도 관객에게 '즐겁게 보세요', '재밌게 관람하세요'라고는 잘 못하겠다. 그렇다고 '여러분, 영화 보시고 숙연해지실 거에요'라고 할 수 없지 않나. 그냥 '기억해주세요'라고 할 수 밖에 없다. 이 영화가 끝나면 다들 바쁘고 잊혀지겠지만, 그래도 이런 사람들이 있었다는 것을 기억해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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