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 여파로 전주국제영화제(JIFF)가 무관객 영화제로 전환해 올해 영화제를 치른다고 발표하면서 다른 국내 국제영화제들의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전주국제영화제조직위원회는 지난 27일 이사회를 열어 5월 28일부터 6월 6일까지 개최될 영화제를 온라인 위주의 비공개로 진행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한국에서 무관객 영화제를 진행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전주국제영화제는 4월30일부터 5월9일까지 열릴 예정이었던 올해 영화제를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우려로 한 달 뒤인 5월 28일 개최로 연기했다.
전주국제영화제는 올해 영화제를 ▲국제경쟁, 한국경쟁, 한국단편경쟁 등 경쟁 부문 작품은 각 부문 심사위원과 상영작 감독 등 최소 인원만 참여하는 무관객 영화제로 전환, 개최. ▲전주프로젝트마켓을 비롯한 창작 지원 프로그램은 전과 다름없이 진행. ▲예정된 영화제 기간인 5월28일부터 6월6일 사이 제작사와 감독들의 허락을 구한 작품에 한해 온라인 상영을 개최. ▲향후 코로나19가 안정화됐다는 판단이 설 때 올해 초청작을 관객에게 소개하는 장기 상영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방침을 세웠다.
전주국제영화제가 이 같은 방침을 세우면서 다른 국내 7대 국제영화제는 어떤 대책을 세울지 주목된다.
이와 관련해 28일 부산국제영화제 서울 사무소에서 전주국제영화제를 비롯해 부산국제영화제,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제천국제음악영화제, DMZ국제다큐영화제, 서울여성영화제, 부산국제어린이청소년영화제 등 문체부에서 지원받는 7대 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들과 사무국장들이 모였다.
각 국제영화제 수장들은 올해 영화제를 사회적 거리 두기를 유지하면서 어떻게 치를지를 고민하고 의견을 나눴다.
모임에 참석한 한 관계자는 "정부와 각 지자체에서 지원받는 국제영화제들인 만큼 고민들이 컸다"며 "방역 방침을 지키면서도 영화축제를 여는 방법을 놓고 의견을 나눴다"고 밝혔다.
혹시라도 국고를 지원받는 국제영화제를 통해 코로나19가 다시 확산될 경우 영화제 존폐의 위기로 몰릴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고민거리다. 하반기에 열리는 국제영화제들은 올가을 다시 코로나19가 확산된다면 개최 자체가 불투명해진다.
각 국제영화제들은 영화제를 정상적으로 개최하더라도 프로그램 수급에 대한 고민도 상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칸국제영화제 등 해외 유수의 영화제들이 코로나19 여파로 줄줄이 연기되면서 양질의 영화들로 프로그램을 꾸릴 수 있는 창구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온라인 상영회를 할 경우 판권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불가능하고, 많은 관객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것에 대한 부담도 크다.
해외 게스트 초청도 쉽지 않다. 입국할 경우 자가격리 기간도 문제일 뿐더러 대안으로 고민 중인 온라인 관객과의 대화도 현지 사정에 따라 정상적으로 열릴 수 있을지 가늠할 수가 없는 탓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일부 국제영화제들은 포스트 코로나19 시대를 맞아 영화제 형식 자체를 고민하고 있다. 통상적인 영화제 방식이 아닌 IT기술을 이용해 비대면 영화제로 전환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과연 코로나19 시대에서 한국의 국제영화제들이 정상적으로 개최될 수 있을지, 다른 방법을 모색할지, 이래저래 고민이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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