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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시간'에 숨겨져있는 '클로즈 투 유' [★비하인드]

'사라진 시간'에 숨겨져있는 '클로즈 투 유' [★비하인드]

발행 :

전형화 기자

몰랐던 영화 속 뒷이야기를 풀어드립니다.

'사라진 시간' 스틸.
'사라진 시간' 스틸.

'사라진 시간'은 배우 정진영이 40년 동안 품었던 영화감독이란 꿈이다. 한적한 시골마을. 화재로 선생님 부부가 사망한 사건을 수사하던 형사가 어느날 지독한 숙취에 깼더니 모든 게 달라져 버리면서 일어나는 일을 그린 영화다. 바로 자신이 죽은 선생님이 되어 버린 것. 아내와 두 아이도, 자신이란 사람도 사라졌다. 그 지독한 혼란을, 감독 정진영은 애써 설명하지 않았다. 때문에 '사라진 시간'은 호불호가 크게 엇갈린다.


호불호가 크게 엇갈리는 이유 중 하나는 이 영화는 미스터리 스릴러로 포장돼 있는 탓이다. '사라진 시간'이란 장르성이 두드러지는 제목과 장르 영화로 익숙한 조진웅이 주연을 맡은 것도, 관객들의 혼란에 한 몫한다.


원래 '사라진 시간' 제목은 '클로즈 투 유'였다. '당신에게 더 가까이'란 뜻의 '클로즈 투 유'는 남매 그룹으로 잘 알려진 카펜터즈의 대표곡이기도 하다. 노랫말도 이 영화와 닮았다.


"당신과 가까이 있을 때면 왜 항상 새들이 나타날까요? 나처럼 새들도 당신 곁에 머물고 싶은가봐요" "당신이 걸을 때면 왜 별들이 항상 쏟아질까요? 나처럼 별들도 당신 곁에 머물고 싶은가봐요"


달달하지만, 절절히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노래. '사라진 시간' 속 반복되는 어떤 사랑의 관계들과 닮았다. "옛것이 더 좋아요"라는 이 영화 속 대사와도 닮았다.


정진영은 "이 시나리오를 쓸 때 '클로즈 투 유'를 계속 들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클로즈 투 유'의 맥락을 담으려면 이 노래를 영화에 써야 되는데 그러면 저작권료가 제작비보다 더 들 것 같아서 포기했다"고 설명했다.


그 뒤 '클로즈 투 유'는 '사라진 시간'으로 제목이 바뀌었다. 정진영 스스로는 문학적인 제목도 생각했지만, 주위에서 그런 제목으로 지으면 관객과 만남을 제한해 버릴 것이란 만류로 '사라진 시간'으로 최종 결정했다. 상업적인 선택이기도 하다.


정진영은 "이 영화와 그래서 닮았다. 내가 생각하는 영화와 남들이 생각하는 영화가 다르다"고 말했다.


그의 바람대로 되지는 않았지만, 감독 정진영의 머릿속에 떠돌던 '클로즈 투 유'의 감성들은 영화 속에 고스란히 담겼다. 설명보다는 감성을 따라가고, 지독한 숙취 뒤에 찾아오는 외로움 같은 영화. 그 끝에 같은 외로움과 고통을 갖고 있는 누군가를 만나는 영화. 도돌이표 같은 영화. 누군가는 "이게 뭐냐"고 화를 낼 수도 있고, 누군가는 그 감성에 공감할 수도 있다.


'사라진 시간'은 18일부터 관객과 만나고 있다. 자신은 어느 쪽인지 확인해보는 것도 좋은 영화적 체험일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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