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부러진 화살' '남영동1985' 등을 연출한 정지영 감독과 제작사가 스태프들 인건비를 제대로 지급하지 않고 영화진흥위원회로부터 받은 보조금을 횡령한 혐의로 해당 영화 시나리오를 쓴 작가에게 고발당했다.
24일 굿로이어스 공익제보센터 양태정 변호사는 공익제보자인 시나리오 작가 한현근씨를 대리해 '부러진 화살' '남영동 1985' 정지영 감독 및 제작사 아우라픽처스에 대하여 업무상 횡령, 사기 및 보조금법 위반 혐의로 서울서부지방검찰청에 고발장을 제출한다고 밝혔다.
정지영 감독은 '남부군' '하얀 전쟁' '부러진 화살' '남영동 1985' '블랙머니' 등 굵직한 사회적 이슈를 다룬 영화들을 주로 연출했으며, 스크린 독과점 등 영화계 현안과 사회문제에 꾸준히 목소리를 내왔다. 2016년부터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조직위원장을 맡고 있다. 그런 정지영 감독이기에, 업무상 횡령 등의 주장은 상당한 충격을 준다.
한현근 작가는 '부러진 화살' '블랙머니' 각본을 쓰고 '부러진 화살'을 공동제작하는 등 정지영 감독과 오랜 세월 영화 작업을 같이 해왔다.
한현근 작가는 정지영 감독 등이 2011년 영화산업의 안정적 제작환경 조성 및 영화 스태프 처우개선을 목적으로 영진위에서 '부러진 화살' 제작사 아우라픽처스에 지급한 지원금을 스태프 통장에 입금했다가 다시 영화 프로듀서 계좌로 되돌려 받는 방식으로 횡령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2012년 '남영동 1985' 제작 과정에서도 일부 스태프에게 지급한 급여 등을 제작사 대표 계좌로 되돌려 받는 방식으로 횡령했다고 덧붙였다. 또 한 작가는 '부러진 화살'각본은 자신이 혼자 작성하였는데, 당시 정 감독의 강요로 어쩔 수 없이 정 감독을 공동 각본자로 등록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한현근 작가는 이날 고발장을 접수하면서 "후배작가가 감독님과 5년 동안 일하며 시나리오를 세 편 썼는데 한 푼도 못 받았다고 했다"면서 "동료 감독도 3년간 감독님 회사에서 준비했는데 한 푼도 못 받고 끝났다 했다. 또 다른 후배 작가는 각본료로 0원을 받았다 했다. 그렇다면 감독님이 지급하기 좋아하는 스태프 급여는 0원이란 말씀입니까"라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한 작가는 입장문에서 "지금이라도 후배 스태프들에게 그들의 정당한 노동의 대가를 돌려주십시오. 지금이라도 동료 영화인들에게 사과하십시오"라고 말했다.
이 같은 한현근 작가의 주장에 대해 현재 영화 '소년들'을 촬영하고 있는 정지영 감독은 스타뉴스에 "회사 경영에 대해 모른다"면서 "정상민 대표와 이야기를 해달라고"고 했다. '소년들' 역시 실화인 삼례 나라슈퍼 사건을 영화화하며 사회 비판 메시지를 담고 있다.
정지영 감독의 아들이기도 한 정상민 대표는 "감독님은 회사 경영을 잘 모른다"면서 "대표인 내가 그 문제들에 답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아직 소장을 받아보지 못해서 어떤 주장을 하는지 모르겠다. 기사를 통해 접한 주장들에 대해 자료를 파악해서 소명할 계획"이라면서도 "한 작가의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부러진 화살'은 정지영 감독이 13년만에 어렵게 복귀했던 작품이다. 영진위에서 지원금을 받긴 했지만 한 작가 주장 같은 일은 없었다"고 반박했다. 이어 "'부러진 화살'은 워낙 저예산이긴 했지만 스태프들에게 최저임금 이상을 주려 했고, 제작사 수익을 나중에 스태프들에 배분했다"고 말했다. 이어 "급여가 0원이라는 둥 그런 주장은 전혀 사실과 아니다"면서 "일일이 반박을 하면서 대응하기 보다는 자료를 철저히 파악해서 소명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또 정 대표는 "한 작가가 시나리오도 홀로 썼는데 정지영 감독 강요로 공동으로 크레딧에 올랐다고 했는데 역시 사실과 다르다"면서 "'부러진 화살'도 그랬고 '블랙머니'도 그렇고 시나리오 작업을 같이 해왔다"고 반박했다.
정 대표는 "한 작가가 왜 이렇게 주장을 하고 고발을 했는지 정말 잘 모르겠다"며 "본인이 어떤 근거로 그런 주장을 했는지 명백히 밝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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