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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덕 감독 사망..라트비아서 화장→영화계 추모 반대 목소리 [종합]

김기덕 감독 사망..라트비아서 화장→영화계 추모 반대 목소리 [종합]

발행 :

김미화 기자
고 김기덕 감독 / 사진=김기덕 필름
고 김기덕 감독 / 사진=김기덕 필름


영화감독 김기덕이 라트비아에서 코로나19 합병증으로 사망했다. 타국에서 생을 마감한 김기덕 감독은 가족 없이 현지에서 한국 대사관을 통해 장례 절차를 진행하게 됐다. 고(故) 김기덕 감독의 쓸쓸한 죽음에 대한 애도의 의견도 있지만, 고 김기덕 감독의 폭행, 성폭력 논란 등을 생각하며 추모를 반대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고 김기덕 감독은 지난 11일 라트비아 현지의 발트 병원에서 코로나19 합병증으로 사망했다. 라트비아 매체 델피에 의해 김기덕 감독의 사망 소식이 알려졌다. 보도에 따르면 김기덕 감독은 러시아와 에스토니아를 거쳐 11월 20일부터 라트비아에 머물러왔다. 그는 라트비아 북부 유르말라에서 집을 매입하고 거주 허가를 받았지만 지난 5일 이후 연락이 두절됐다. 김 감독이 약속 장소에 나오지 않자 만스키 감독이 동료들과 수소문한 끝에 김기덕 감독이 한 병원에서 사망했다는 소식을 접했다는 것이다. 김기덕 감독의 현지 통역을 담당하던 사람이 김 감독 가족들에게 비보를 전했다.


한국 영화감독 중 유일하게 세계 3대 영화제(칸, 베니스, 베를린)를 석권하며 유럽에서 더 인정 받은 김기덕 감독. 거장의 죽음에 애도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특히 유럽 등 서양에서 그의 성과를 기리고 쓸쓸한 죽음을 추모했다.


전양준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지난 11일 SNS를 통해 김기덕 감독의 사망소식과 애도를 전했다. 전 집행위원장은 "키르기스스탄의 평론가 굴바라 톨로무쇼바로부터 카자흐스탄에서 라트비아로 이주해서 활동하던 김기덕 감독이 자신의 환갑일 12월 20일을 불과 한 주 앞두고 코로나19로 타계했다는 충격적인 비보를 들었다"라며 "발트 병원에 입원한 지 이틀 만인 오늘 사망했다고 한다. 한국 영화계에 채울 수 없는 크나큰 손실이자 슬픔이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이는 전양준 집행위원장 개인의 추모일 뿐, 부산국제영화제의 공식 입장은 아니다.


한국영화계가 김기덕 감독을 향한 추모와 애도를 자제하는 가운데, 그가 저지른 행위를 잊으면 안된다는 목소리도 크다.


'기생충' 번역가이자 들꽃영화상 집행위원장 달시 파켓은 SNS를 통해 이 같이 목소리를 냈다. 달시 파켓은 "나는 2018년 김기덕 감독의 성폭력을 보도한 한국의 TV프로그램이 나온 뒤 나의 수업에서 김기덕 감독에 대해 가르치는 것을 중단했다"라며 "누군가 실제로 그렇게 끔찍한 폭력을 저질렀다면, 그의 죽음을 애도하는 것은 잘못 된 것이다. 그가 천재인지 관심없다.(천재였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라고 썼다.


영화감독 이경미 감독의 남편이자 평론가로 영화 '반도' 등에도 출연한 피어스 콜란 역시 이를 비판했다. 피어스 콘란은 SNS를 통해 "김기덕 감독의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을 들었을 때, 그의 죽음에 대해 나쁜 말을 하고 싶은 것을 참아야 했다. 또 특히 서양에서 그를 향한 애도가 이어지는 것을 보고 슬펐다. 그의 훌륭한 업적은 치하하면서 그가 저지른 끔찍한 행동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라고 썼다. 피어스 콘란은 "영화계에 그가 남긴 업적은 잊혀지면 안되겠지만, 그의 끔찍한 성범죄의 희생자 또한 잊어서는 안된다"라고 전했다.


뉴스1에 따르면 김기덕 감독의 시신은 라트비아에서 화장한 후 한국으로 유해를 들여오게 된다. 유족 측은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라트비아로 이동하기 여의치 않아 장례 절차를 라트비아 한국 대사관에 일임했다.


국내에서 라트비아까지 항공기를 타고 가려면 최소 12시간20분이 소요되고 최근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라트비아에 닿으려면 여러 차례 비행편을 경유해야 하는 상황. 이에 현지에서 장례 절차를 진행하게 됐다. 정부 관계자는 "현재 라트비아에 가려면 여러 국을 거쳐야 하는데 감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유족은 라트비아 현지 대사관에 장례 절차를 일임했다"고 말했다.


고 김기덕 감독의 장례절차가 언제 어떻게 진행될지는 아직까지 알려진 것이 없다.


타국에서 홀로 죽음을 맞이한 뒤 가족 없이 장례를 치르게 된 고 김기덕 감독의 말로가 씁쓸함을 남긴다.


김기덕 감독은 1996년 '악어'로 데뷔한 뒤 '파란 대문', '섬', '실제상황', '해안선', '나쁜 남자',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 '사마리아' '빈집', '아리랑', '피에타' 등을 연출했다. 그의 작품은 매번 한국영화계에 논란을 불러 일으켰고, 한국보다 해외에서 더 많은 사랑을 받았다. 2004년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사마리아'로 감독상인 은곰상을 수상했고, 같은 해에 '빈집'으로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감독상인 은사자상을 수상했다. 2011년 칸국제영화제에서는 '아리랑'으로 주목할만한시선상을, 2012년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는 '피에타'로 황금사자상을 수상했다. 세계 3대 영화제에서 모두 상을 받은 유일한 한국 감독이기도 하다.


이후 김기덕 감독은 2017년 여배우 A씨로부터 폭행, 강요 등 혐의로 고소당했다. 이후 재판부는 김기덕 감독의 폭행 건에 대해서는 벌금 500만원에 약식명령을 내렸다. 강제추행치상에서는 검찰이 증거불충분 등을 이유로 불기소 처분했다. 이후 김기덕 감독은 '인간, 공간, 시간, 그리고 인간'이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초청돼 활동을 재개하려 했으나 미투 운동에 지목됐고 소송전을 벌였다. 이후 그는 러시아와 카자흐스탄 등에서 활동을 해왔다. 지난해 모스크바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장을 역임했고, 올해는 카자흐스탄에서 러시아어로 신작 '디졸브'를 현지 배우들과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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