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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블랙위도우' 잘 만든 페미니즘 스파이 영화

[리뷰] '블랙위도우' 잘 만든 페미니즘 스파이 영화

발행 :

전형화 기자
사진

블랙위도우가 그루밍돼 조종 당하는 여성들을 구한다. 마블영화 '블랙위도우'는 잘 만든 페미니즘 영화다.


'블랙위도우' 타임라인은 '캡틴 아메리카: 시빌워'와 '어벤져스: 인피티니워' 사이다. 그러니깐 나타샤 로마노프가 동료들과 싸우고 헤어진 뒤 홀로 잠행하던 시절 이야기다.


나탸샤는 과거 자신이 없앤 줄 알았던, 자신을 킬러로 키워냈던 조직 레드룸이 여전히 건재하다는 걸 알게 된다. 나탸샤는 어린 시절 레드룸에 같이 끌려갔던 동생 옐레나와 접촉한다. 옐레나는 마침 레드룸의 정신조종에서 벗어난 상태. 나탸샤는 레드룸을 무너뜨리기 위해 옐레나, 그리고 과거 가족이었던 멜리나, 그리고 레드가디언과 힘을 모은다.


'블랙위도우'는 아이언맨, 캡틴 아메리카, 토르 등 남성 어벤져스 멤버들은 솔로무비가 있는데, 여성 슈퍼히어로인 블랙위도우는 솔로무비가 없다는 여론에 힘입어 제작된 영화다. 그러니 이 영화는 탄생부터 나아갈 길이 명확했다. 남성 슈퍼히어로와는 다른 여성 슈퍼히어로의 활약. 하늘을 나는 것도 아니요, 손에서 레이저가 나오는 것도 아니요, 번개를 이용할 수도 없는, 블랙위도우만의 능력으로 적을 무찔러야 했다.


'블랙위도우'는 영리하게 그 목표를 이뤄냈다. '블랙위도우'는 영화 속 등장하는 '007 문레이커'를 적절히 오마주했다. 스파이물로 세계 곳곳을 오가며 지구를 위협하는 악당과 맞서 싸운다. 악당의 기지마저 '007 문레이커'가 연상된다. 그간 스파이물에선 여성 캐릭터는 주인공 남성 스파이의 조력자였을 뿐. 더욱이 007시리즈에서 여성캐릭터들은 본드걸이란 이미지로 존재해왔다. '블랙위도우'는 이 스파이물의 전형성을 뒤집었다. 스파이로서 빼어난 신체 능력과 전략을 짜는 지혜, 웃게 만드는 위트, 철철 넘치는 매력. 거기에 용기와 헌신, 연대하는 마음까지. 마치 그간 남성 스파이물에서 소모됐던 여성 캐릭터들의 한을 대변이라도 하듯 '블랙위도우'는 남성 스파이들이 전유했던 모든 능력을 그 이상으로 발휘한다.


이런 목표성은 레드룸의 실체가 소개되면 더욱 분명해진다. '블랙위도우'는 그루밍돼 자신의 의사와 상관없이 싸우는 여성들을 해방한다. 해방시키려 노력한다. 해방시키려 여성들과 같이 힘을 모은다. 이 영화에 등장하는 제대로 된 캐릭터들이 모두 여성이라는 점, 그리고 여성에서 여성으로 올바른 싸움이 이어진다는 점, 세계 곳곳에 그루밍된 여성들을 구하려 한다는 점. '블랙위도우'는 잘 만든 페미니즘영화요, 잘만든 스파이영화요, 잘만든 슈퍼히어로영화다.


마블영화답게 볼거리로서 액션은 풍성하다. 태스크마스터라는 새로운 빌런이 다소 약하긴 하지만, 이 영화의 진짜 악은 그루밍이요, 프레임이다. 그러니 그 악을 제대로 볼 줄 아는 관객에겐 남다른 재미가 있을 것 같다. '어벤져스: 인피니티워'에서 블랙위도우의 운명을 아는 관객들에겐 '블랙위도우'의 싸움과 상념, 그리고 희생에 대해 더 많은 감흥을 받을 것 같다.


7월7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추신. 엔딩 크레딧 이후 쿠키영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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