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지창욱에게 '스캔들'은 새로운 도전이었다. 손예진과의 숨 막히는 긴장감부터 나나와의 과감한 멜로까지 다시 한번 배우로서 새로운 얼굴을 꺼내 보였다.
'스캔들'은 조선시대 여성으로만 갇혀 살기에는 뛰어난 재능을 지닌 여인 '조씨부인'(손예진 분)과 조선 최고의 연애꾼 '조원'(지창욱 분)이 벌이는 발칙하고도 위험한 사랑 내기, 그리고 그 내기에 얽힌 한 여인 '희연'(나나 분)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지창욱은 갖지 못한 것을 얻기 위해 위험한 내기에 뛰어드는 조선 최고의 연애꾼 조원을 연기했다.
그는 작품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위험한 관계'라는 프랑스 고전 소설이 원작이고, 워낙 많은 작품으로 리메이크된 만큼 원작이 있는 작품을 한다는 부담감이 없을 수는 없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런데 오히려 고전이라는 점이 저한테는 큰 용기가 됐다. 조원이라는 캐릭터를 한 번쯤 꼭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고, 도전할 만한 가치가 있는 역할이라고 느꼈다"며 "정지우 감독님과 작업한다면 또 다른 새로운 작품이 만들어질 수 있겠다는 믿음도 있었다"고 밝혔다.
지창욱이 처음 바라본 조원은 '두 여자를 사랑하는 남자'였다. 그는 "캐릭터 자체가 굉장히 복합적이었고, 인물들 사이의 관계도 흥미로웠다. 배우로서 어렵고 복잡한 감정을 표현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다만 조원의 감정을 하나의 답으로 규정하지는 않았다. 지창욱은 "조원의 심리 자체에 명확한 답이 없었다. 감독님도 저도 '이건 분명히 이런 감정이다'라고 정답을 내려놓고 촬영하지 않았다"며 "여러 테이크를 가다 보면 생각하지 못했던 새로운 표현이 나올 때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 과정에서 배우인 자신조차 스스로를 예측하기 어려운 순간도 있었다. 지창욱은 "저도 제가 어떤 걸 표현하고 있는지 모를 정도로 혼란스러운 테이크가 있었다"며 "돌이켜보면 감독님께서 그런 예측할 수 없는 순간까지 어느 정도 의도하신 게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손예진과의 호흡에 대해서는 깊은 신뢰를 드러냈다. 지창욱은 "조씨부인과 조원이 함께 있는 장면 중 긴장감이 없는 장면이 하나도 없었다. 서로 웃고 있어도 사실상 싸우고 있는 관계"라며 "촬영할 때도 긴장을 많이 했고, 그만큼 집중해서 찍었다"고 말했다.
촬영 과정 역시 쉽지 않았다. 그는 "촬영을 마치고 나면 너무 지치고 힘들 정도로 선배님과의 장면에는 많은 에너지가 필요했다"며 "정지우 감독님이 롱테이크를 좋아하시는데 한 테이크가 10분을 넘어가는 경우도 있었다. 그런 촬영을 겪으면서 '내가 더 많이 준비해야 하는구나'라는 생각도 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어릴 때부터 선배님의 작품을 보며 자라왔기 때문에 함께 작업하는 것 자체가 꿈 같았다"며 "부끄럽지 않은 파트너가 되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 선배님에게는 숨 막힐 정도의 집중력이 있고, 작품의 중심을 단단히 잡아줬다"고 밝혔다.

지창욱은 작품의 수위와 베드신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털어놨다. 그는 "노출과 베드신이 있다 보니 긴장이 안 될 수 없었다. 그래서인지 베드신 촬영은 거의 후반부에 몰아서 진행했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단순히 수위를 보여주기 위한 장면이 아니라, 관계 안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지 감독님과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고 밝혔다.
이어 "특별히 근육을 만들거나 비주얼을 강조하는 건 의도적으로 배제했다"며 "나나 씨와도 앞선 촬영을 통해 호흡이 쌓인 뒤 촬영해 서로 의지할 수 있었다. 감독님 역시 이런 부분을 많이 배려해주셨다"고 설명했다.
지창욱은 작품을 둘러싼 호불호 평가에 대해서는 "없을 수 없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원작과의 비교나 호흡에 대한 이야기도 '그렇게 볼 수 있겠다'고 납득되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의 브리저튼'이라는 평가에는 개인적으로 '그런 작품은 아닌데'라는 생각도 들지만, 사람마다 작품을 보는 방식이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저는 '스캔들'을 통해 새로운 작업 방식을 경험하고 배우로서 새로운 모습을 발견할 수 있어 감독님께 감사했다"고 밝혔다.

특히 올해 영화 '군체'에 이어 '스캔들'까지 쉼 없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지창욱은 작품을 선택할 때 자신만의 '명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작품을 선택하는 데 있어서 저만의 명분이 필요한 것 같다. '이 작품을 하고 싶은 이유가 무엇인가'가 분명하면 선택하게 된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작품을 이어가는 원동력은 여전히 연기를 향한 즐거움이었다. 지창욱은 "제가 앞으로 얼마나 더 연기를 좋아할지는 모르겠지만, 아직까지는 즐겁고 재미있다. 여전히 설레고 욕심도 있어서 한참 작업을 많이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러다 보면 쉬고 싶을 때도 있을 거다. 그때는 휴식을 가지다가 다시 저를 떨리게 하는 작품을 만나면 또 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며 "체감상 쉬는 날이 많이 없고 지칠 때도 있다. 내년부터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억지로 하고 싶지는 않다"고 솔직하게 밝혔다.
현재는 차기작 '인간X구미호' 촬영에도 한창이다. 지창욱은 전지현과 판타지 로맨스 호흡을 맞추고 있다.
그는 "'인간X구미호'는 전지현 선배님의 매력적인 모습이 가득 담긴 작품이 될 것 같다"며 "저와 전지현 선배님의 케미도 있고, 판타지 로맨스인 만큼 그 안에 담긴 이야기도 기대하셔도 좋을 것 같다"고 귀띔했다.
이어 "현재 한참 촬영 중이고, 잘 호흡을 맞춰가면서 열심히 촬영하고 있다. 내년쯤 공개될 것 같은데 이 작품만의 분명한 매력이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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