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혼 황후'가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베일을 벗었다.
9일 부산시 해운대구 롯데시네마에서 디즈니+ 시리즈 '재혼 황후'의 GV(관객과의 대화)가 개최됐다. 이 자리에는 조수원 감독과 배우 신민아, 주지훈, 이종석, 이세영이 참석했다.
'재혼 황후'는 동대제국의 완벽한 황후 나비에(신민아 분)가 도망 노예 라스타(이세영 분)에게 빠진 황제 소비에슈(주지훈 분)로부터 이혼을 통보받고, 이를 수락하는 대신 서왕국의 왕자 하인리(이종석 분)와의 재혼 승인을 요구하며 벌어지는 로맨스 판타지 대서사극이다.
이날 조수원 감독은 작품을 선보인 소감에 대해 "어색하고 오글거리는 지점이 있을 수 있지만 조금씩 이겨나가면 좋을 것 같다"며 "보셔서 아시겠지만 사실 원작 팬분들이 좀 두렵다. 그분들을 어떻게 설득해야 할지가 가장 큰 고민이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럼에도 1~3부를 봐주신 분들이 재미있게 봤다고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특히 '재혼 황후'의 서양식 의상과 배경을 구현한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조 감독은 "시청자분들 중에는 '왜 서양식 복장이고 서양식 배경이지?'라고 의아하게 생각하는 분들도 계실 것 같다"고 운을 뗐다.
그는 "처음 작품을 제안받았을 때 원작 팬덤이 워낙 단단했고, 많은 분들이 원작을 사랑해주셨기 때문에 나비에, 소비에슈, 하인리, 라스타라는 이름을 그대로 지키고 싶었다"며 "그게 가장 큰 이유였다"고 밝혔다.
이어 "여러 공간이나 판타지를 구현하는 데 있어서 큰 문제는 없었지만, '나비에'라는 이름이 자연스럽게 불릴 수 있는 공간과 세계관을 제대로 표현해보자는 욕심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조 감독은 이 같은 선택에 적지 않은 용기가 필요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댓글을 보면 다른 작품과 비교하는 반응도 있는데 그런 부분 역시 어느 정도 예상하고 고민했다"며 "배우들도 그런 지점을 극복하기 위해 용기를 내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작은 용기들이 작품의 끝까지 잘 이어져 마무리됐으면 좋겠다"며 "개인적으로는 이런 세계관과 콘셉트가 디즈니+와도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신민아는 "원작 자체가 굉장히 방대하고 등장인물도 많은 작품인데, 10부 안에서 기승전결을 만들고 인물도 축약해야 했다"며 "그 안에서 배신과 이혼, 재혼이라는 큰 사건을 따라가는 만큼 나비에라는 인물이 많은 시청자분들의 공감을 사야겠다는 생각을 가장 먼저 했다"고 말했다.
이어 "감독님과 제작진분들도 같은 방향으로 생각해주셨다"며 "그래서 조금 더 사람다운 나비에의 모습이 보여지지 않았을까 싶다. 큰 감정을 겪어내면서도 주체적으로 선택하는 여성의 감정선이 잘 전달됐으면 좋겠다는 기대가 있다"고 덧붙였다.
주지훈은 '재혼 황후'의 세계관에 대해 여전히 쉽지 않은 작품이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그는 "저는 아직도 다 이해했다고 말하기는 어려운 것 같다. 완성된 드라마를 봐야 더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 대본을 받고 '이걸 어떻게 해야 하지'라는 고민이 컸는데, 첫 리딩 때 배우들이 다 같이 모여 연기하면서 힌트를 얻었다"며 "너무 현실적으로 접근하기보다 연극이나 뮤지컬처럼 생각하면 제 마음도 그 세계관에 자연스럽게 동화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작품에 대해서는 "로맨스 판타지의 새로운 맛이 있으면서도 그 안에 우리가 익숙하게 좋아하는 '아는 맛'들이 속속 들어가 있다"며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작품이라고 확신한다. 말 그대로 재미있는 작품이니 편하게 즐겨주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재혼 황후'는 배우들의 섬세한 표현력에 의상과 메이크업 등 디테일이 더해져 원작 속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완성했다. 특히 VFX로 구현된 새 '퀸'까지 등장해 이들이 만들어갈 관계와 서사에 대한 궁금증을 높인다.
이종석은 작품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팬들에게 큰 팬서비스가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며 "앞으로 제가 왕자 역할을 해볼 기회가 또 있을까 싶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판타지 장르이기도 하고 낯선 느낌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서도 "첫 촬영을 라스타와 함께했는데, 상대 배우가 이미 캐릭터에 깊이 몰입해 있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덜 부끄러워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그 뒤로는 크게 어려움을 느끼지 않았고, 배우들이 함께 노력하면서 작품을 만들어갈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극 중 하인리와 함께 등장하는 새 '퀸'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종석은 "촬영할 때는 퀸이 실제로 어떻게 보일지 알 수 없어서 어느 정도까지 구현될지 감이 없었다"며 "완성된 모습을 보니 귀여운 것 같다"고 웃었다.
이어 "CG팀을 많이 기대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판타지 세계관 속 대사를 소화하는 방식에 대해서는 "대사를 최대한 담백하게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지 고민했다"며 "상대 배우가 어느 정도의 톤으로 연기하는지를 보면서 저도 점차 자신감을 가지고 연기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세영은 라스타를 연기하며 기존 이미지와 다른 매력을 보여주는 데 중점을 뒀다고 밝혔다.
그는 "언니, 오빠들이 워낙 위엄 있는 캐릭터를 맡고 있어서 저는 '기세로 한번 가보자'는 생각을 했다"며 "라스타는 이제 막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가는 인물이고, 그만큼 조금 더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캐릭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화려한 의상에 대해서는 "드레스를 입고 다니는 모습은 아름답지만, 실제로 그 과정을 소화하는 게 아름답기만 한 일은 아니었다"고 웃었다.


이세영은 라스타 역할에 끌린 이유에 대해 "제가 그동안 착하고 올곧고 선한 역할을 많이 해왔다"며 "그에 비해 라스타는 깊게 생각하지 않고 말이나 행동을 툭 내뱉는 듯한 인물이다. 이런 캐릭터가 어떻게 시청자들에게 사랑을 받으면서 동시에 미움을 받을 수 있을지 궁금했고, 그 지점에서 매력을 느꼈다"고 설명했다.
이어 "촬영할 때는 매 순간이 고비였던 것 같다. '너무 깊게 생각하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막상 연기를 하면 부끄럽고 창피해지는 순간도 많았다"며 "그럼에도 평소에는 해보지 못했던 말과 행동을 캐릭터를 통해 해볼 수 있어서 대리만족과 쾌감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조수원 감독은 네 배우와 함께 촬영을 마친 소감을 유쾌하게 전했다.
조 감독은 "'과연 네 배우가 다 쫑파티에 올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면서 촬영을 시작했다. 그런데 다행히 네 분 모두 와주셨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나비에는 워낙 분량이 많았고, 지훈이 형은 상대적으로 짧은 시간 안에서도 임팩트를 만들어야 했다"며 "하인리와 라스타는 본인 촬영 분량이 끝난 뒤에도 아침부터 저녁까지 현장에 남아 다른 배우들의 연기를 지켜보고 공부하면서 의견도 많이 나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로 싸우는 일 없이 끝까지 잘 마무리해서 정말 좋았다"며 "이제는 작품이 많은 분들께 잘 전달되길 기도하는 것밖에는 할 게 없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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