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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열 "버지니아공대 비극, 잊을 수 없어요"

이승열 "버지니아공대 비극, 잊을 수 없어요"

발행 :

김원겸 기자

4년 만에 2집 ‘In Exchange’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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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지니아 센터빌에 다녀온 지 얼마 되지 않아 그 사건이 일어났어요. 평화롭고 조용한 곳이라고 좋아했는데, 그런 끔찍한 일이 일어나다니요.”


모던록 듀오 유앤미블루 출신의 가수 이승열이 지난 4월16일 전 세계를 충격에 몰아넣었던 미국 버지니아공대 총기난사사건 이야기를 묵직한 목소리로 꺼낸다. 이승열은 그 곳을 다녀온 지 불과 두 달 만에 끔찍한 소식을 듣게 됐다. 그 평화롭고 조용했던 작은 마을에 33명의 사망자와 30명의 부상자가 발생하는 희대의 비극이 일어났던 것이다.


이승열은 4년 만의 새앨범 ‘In Exchange’ 음반을 내기 전인 지난 2월, 아내의 큰언니가 거주하는 버지니아 센터빌로 여행을 다녀왔다. 캘리포니아에 살다가 막 이사 온지 얼마 되지 않은 큰 처형은 ‘조용해서 너무 좋다. 한 번 놀러오라’고 했고, 이승열은 본가가 있는 뉴욕을 들렀다가 그 곳으로 간 것이다.


이승열은 그 사건을 일으킨 한국인 조승희와 자식에게 헌신적이었던 그의 부모 이야기를 들으며 자신의 부모를 떠올렸을 것이다. 그도 어린 시절 부모님을 따라 미국으로 이민을 떠난 재미동포 1.5세대였으며, 이승열의 부모도 여느 이민 1세대처럼, 자신을 돌보지 않고 열심히 일하며 자식들을 키워낸 일등 부모였던 것이다.


우연히도 이승열은 이번 앨범에, 자신의 부모나 조승희의 부모와 같은 ‘이민 1세대’를 위한 노래를 수록했다. 자식들을 위해 열심히 일해 온 자신의 부모를 생각하면서 만든 ‘그들을 위한 기도’가 그것이다.


“부모님은 1984년 우리를 데리고 뉴욕으로 이민을 왔어요. 예나 지금이나 여전히 열심히 일을 하시는 부모님의 모습을 보면서 ‘나라면 과연 저렇게 열심히 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승열은 또 자신의 이야기와 가족 이야기, 외국인 노동자 문제 등 주변의 흔한 이야기들을 노래로 만들었지만, 공교롭게도 이민 1세대, 외국 이민자들의 이야기와 겹쳐진다.


‘스물 그리고 서른’은 이민 1.5세대의 지독했던 청춘이 담겨있다. “20살 때, 커피와 담배처럼 진하고 독한 젊음을 보냈다”는 이승열은 “독불장군처럼 나 혼자 생각하고 나 혼자 행동했다. 그러나 서른을 넘겨서는 한층 덜 독해진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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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에게, 나에게’는 자신과 같은 공감대를 가진 두 명의 1.5세대 친구의 상실감을 떠올리며 쓴 노래다. 어려서 미국으로 이민을 갔다가 장성한 후 한국에 와서 사업하다 실패를 겪고 지난해 다시 미국으로 돌아간 한 친구의 이야기와, 유앤미블루의 동료였던 방준석의 이야기가 들어있다. 이민 1.5세대인 방준석은 영화 ‘라디오스타’의 ‘비와 당신’ 등을 히트시키며 영화음악감독으로 성공을 거두고 있지만, 정작 자신의 음악은 하지 못하고 있다. 이승열은 가끔씩 방준석과 옛 시절 이야기를 하다보면 기분이 짠해진다고.


타이틀곡이 된 ‘기억할게’는 좀 더 시각을 넓혀, 이주 노동자를 생각하면서 쓴 곡이다. 방송 등을 통해 한국에 와서 일하다 한쪽 팔을 잃고, 실명되는 등 산업재해를 입는 외국인 노동자들을 보면서 느낀 생각들을 담았다. 우리나라도 수많은 가족이 외국으로 이민을 떠나 현지에서 ‘이주 노동자’로 힘겹게 살고 있다는 데까지 생각이 미쳤다.


‘새벽, 아침의 문’은 그런 자신 곁에서 늘 지켜주는 아내를 위한 곡으로, 어느 날 밤을 새며 곡 작업을 하다 잠든 아내의 얼굴을 보며 치솟는 감정을 노래로 표현했다.


이승열의 새앨범 ‘In Exchange’는 이런 노랫말들처럼 곡조도 대부분 차분하다. 그도 “이번 앨범은 침착해지고 친절해지고 정돈된 것 같다. 1집에는 음악을 너무 다양하게 해놓은 것 같다. 너무 많은 음식들을 차린 상이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유앤미블루가 해체하고 7년 만에 첫 솔로음반을 낸 이승열은 이번 2집도 4년이 지나서야 다시 나왔다. 다음 음반은 빨리 내겠다고 했다.


“두 번이나 긴 공백을 겪고 나니 진이 다 빠져버린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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