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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도 공부해야할 '90년대 가요 르네상스'

아이돌도 공부해야할 '90년대 가요 르네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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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혜성 기자
서태지 윤상 김건모 신해철(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최근 몇 해 국내 가요계는 '아이돌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지상파 3사의 가요 프로그램 출연자 대부분이 걸 및 보이 그룹이고, 설과 추석 특집 프로그램도 아이돌들이 없으면 제작하지 못할 정도다.


이렇다 보니 제작자 입장에서는 아이돌을 안만들 수 없다. 또한 아이돌끼리의 치열한 생존경쟁은 이들의 실력을 업그레이드 시켰기에, 팬들 입장에서도 아이돌들에 매력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왠지 아쉬움도 남는 것도 사실이다. 음악의 쏠림 현상 때문이다. 아이돌은 강렬한 랩도 가미된 댄스 음악을 주로 하기에, 여러 음악을 접했던 30대 이상의 가요팬들도 이 음악만을 자주 들을 수밖에 없게 됐다. 당연히 듣고픈 음악에 갈증이 난다. 이는 요즘 가요 관계자들이나 30대 이상의 가요팬들이 '어게인 90년대'를 자주 외치는 이유와도 일맥상통한다.


우리나라 대중음악계를 흐름을 단숨에 바꿔놓은 서태지 양현석 이주노의 서태지와 아이들이 등장한 것도 바로 1990년대(1992년)이다. 서태지와 아이들은 랩 힙합 일렉트로닉 등 당시까지 익숙하지 않았던 장르를 댄스음악과 접목시켜 국내에 정착시켰고, 이 흐름은 요즘 아이돌들에까지 지속되고 있다.


이후 1996년 아이돌 1세대라 할 수 있는 H.O.T가 나왔고, 그 다음해 젝스키스가 강렬한 라이벌로 떠올랐다. 1998년엔 신화가, 1999년에 god가 데뷔해 그 명맥을 이었다.


걸그룹 계도 90년대 후반 S.E.S 핑클 베이비복스 등이 동시 등장, 원조 오빠팬들을 양산시켰다.


여기까지만 보면 현재의 대중음악계와 별다를 게 없는 듯하다. 하지만 조금만 들여다보면 현 가요계와는 전혀 다르다.


90년대 초반 신승훈부터, 90년대 말 조성모까지 발라드 가수들도 내놓는 음반마나 100만장을 훌쩍 넘기며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여기에 약간의 언더 느낌이 있었던 공일오비와 푸른하늘, 그리고 지금은 러브홀릭스로 활동하고 있는 강현민의 일기예보도 그들만의 독특한 음악으로 팬들의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이들의 공통점은 TV 활동을 거의 하지 않았음에도 음반 판매나 인기 면에서 아이돌 못지않은 저력을 보였다는 점이다.


90년대 초반 '이별의 그늘'로 화려하게 등장한 윤상 역시 누구도 따라 할 수 없는 신선한 음악으로 팬 층을 확고히 확보했다. 윤상과 콤비를 이뤘던 여가수 강수지가 인기를 얻었던 시절도 바로 90년대다.


90년대엔 록도 외면당하지 않았다. 신해철은 넥스트를 결성, 90년대 초반 '허리에 삐삐차고'란 가사가 인상적이었던 '도시인'으로 가요계에서 한 자리를 당당히 차지했다.


감성파 가수로 지금도 사랑받고 있는 김동률과 이적이 등장했던 것도 바로 90년대 초중반이다.


DJ DOC 클론 R.ef 터보 룰라 등 강렬한 댄스 음악의 팀들과 쿨 등 리듬을 강조한 댄스 음악 팀들이 골고루 사랑 받았던 시기 역시 90년대였다.


이처럼 90년대는 거의 모든 장르의 음악들이 골고루 팬들의 관심을 이끌어 냈기에 음악 또한 풍부했다. 지금은 국민가수로 통하는 김건모가 90년대 발라드 댄스 레게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으로 인기몰이를 했던 데서도, 이러한 특성은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물론 디지털 환경의 발전으로, 요즘 가요팬들의 소비 방식은 음반이 아닌 음원 구입 쪽으로 변해가고 있는 등 많은 점이 90년대와 달라졌다. 그렇기에 90년대 가요 르네상스의 재현이 어렵지 않은 점을, 제작자 가수 가요팬 등 어느 한쪽만의 잘못으로 돌릴 수는 없다.


하지만 어느 측 모두 90년대 가요계를 계속 되짚고 반추하는 노력은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지금 보다 더 좋은 음악 환경을 만들 수 있는 원론적 답이, 다양하고 수준도 높은 음악이 골고루 인기를 얻었던 90년대 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90년대 아티스트 및 가수들 그리고 제자작들은 새로움에 대해 스스로 목마름을 느꼈고, 이렇게 탄생된 음악에 가요팬들은 극성적이진 않지만, 음반구입 등 소박하면서도 직접적인 사랑으로 화답했다.


이는 요즘 아이돌들과 10대 팬들이 90년 가요계를 기회 있을 때마다 공부해야할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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