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
Starnews Logo

미미시스터즈, 40년전 펄시스터즈의 부활?!

미미시스터즈, 40년전 펄시스터즈의 부활?!

발행 :

김관명 기자
미미시스터즈(위)와 펄시스터즈(아래)
미미시스터즈(위)와 펄시스터즈(아래)

미미시스터즈 vs 펄시스터즈.


40년 세월을 떠나, '일탈'이라는 점에서 이들은 하나다.


장기하 곁을 떠난 미미시스터즈가 최근 1집 '미안하지만..이건 전설이 될 거야'를 냈다. 수록곡은 '미미미미미미미미' '다이너마이트 소녀' '대답해주오' '미미' '우주여행' '내껀데' 등 8곡. 그동안 장기하 곁에서 무표정 퍼포먼스로 가요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던 그들이기에 이번 정규 1집에 대한 팬들의 기대는 컸다.


미미시스터즈 소속사 붕가붕가레코드는 이번 앨범에 대해 "1960년대 초 유행했던 서핑 사운드부터 1970년대 소울, 1990년대 펑크까지 다양한 장르가 담긴 음반"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 음반 평가는? 아직 메이저 음원차트에서 크게 주목받고 있지 못하지만, 이들의 이번 데뷔음반은 "어쩌면..이건 전설이 될 거야"다. 그리고 이들과 꼭 40여년 전 대척점에는 지금은 전설이 된 펄시스터즈가 있었다.


펄시스터즈는 1967년 '이날이 가기 전에'로 데뷔한 원조 아이돌. 데뷔 당시 언니 배인순, 동생 배인숙 모두 20세였다. 트로트가 메이저 시장이었던 당시, '님아' '커피 한잔' '떠나야할 그 사람' '싫어' '비' '나팔바지' 등 소위 '소울&사이키델릭 음악'으로 가요시장을 흔든 주인공이 바로 펄시스터즈였다. 그리고 이들을 키운 이는 다름 아닌 '한국 록의 대부' 신중현이었다.


우선 미미시스터즈와 펄시스터즈는 외모에서 풍기는 분위기부터 닮았다. '큰 미미'와 '작은 미미'는 지난 2008년 장기하와 얼굴들이 '싸구려 커피'로 데뷔할 당시 두꺼운 메이크업에 선글라스를 낀 채 파격적인 퍼포먼스를 펼쳤다. 펄시스터즈 역시 남자 가수는 양복, 여자 가수는 한복이라는 무대/재킷 공식이 판을 쳤던 당시, 소녀 취향의 원피스나 허벅지까지 드러낸 짧은 미니스터커트를 입는 '파격'을 펼쳤다.


외양이 다가 아니다. 이들의 음악은 주류 음악 스타일에서 한발, 두발 벗어난 '일탈'의 풍미라는 멋이 있다. 미미시스터즈의 정규 1집 2번 트랙 '미미미미미미미미'는 왜 이들이 60년대말~70년대 초 기성 가요스타일로부터 대놓고 일탈한 펄시스터즈의 직계 후예인지 단번에 알 수 있게 해주는 곡.


마치 각설이타령처럼 '작년에 왔던 미미자매/ 죽지도 않고 또 왔네'로 시작하는 이 곡은 쿵쾅쿵쾅 드럼 사운드를 앞세운 채 시종 복고풍 사이키델릭 리듬에 거침없는 미미시스터즈의 창법이 펄시스터즈의 히트곡 '싫어'의 속주 버전으로 들린다. 그래, 지를 때는 이렇게 마구 내지르는 거야.


'이제 다시는 싫어 우는 것도 싫어졌네/../변해버린 그대여 왜 그런지 알 수 없네 낸들/ 그대를 어찌하리 내가 싫으면 떠나가야지..'('싫어')


'..작년에 왔던 미미자매 죽지도 않고 또 왔네/아 비틀비틀 빼딱구두 불안해/ 선그라스 좀 벗어볼까/ 안돼 안돼요 안되는 건 안되는 거지..'('미미미미미미미미')


4번 트랙 '다이너마이트'는 77년 그야말로 혜성처럼 나타난 록밴드 산울림 음악의 펄시스터즈/미미시스터즈 버전. 실제로 이 곡은 산울림의 맏형 김창완이 피처링에 참여해 눈길을 끈다. 그러면서 동시에 '아니야, 아니야'라고 내지르는 대목은 펄시스터즈의 68년곡 '님아'의 마지막 후크와 꼭 닮았다.


'..젊은 날의 내 청춘도 지나가버렸건마는/ 변함없는 내 사랑은 오늘도 기다려지네/ 님아 님아 님아 님아..'('님아')


'..어둠이 걷힐까 잊을 수 있을까 다이너마이트 소녀 흐느끼며 걷네/ 아니야 다시는 아니야 아니야..'('다이너마이트 소녀')


서울전자음악단이 피처링한 7번 트랙 '우주여행'은 무려 16분45초짜리 노래. 1971년 신중현이 작곡하고 쌍둥이자매 바니걸즈가 부른 곡을 리메이크한 것인데, 60년대 중후반 한국에 사이키델릭 음악을 처음 소개했던 신중현과 펄시스터즈의 몽롱한 잔향이 아주 강하다. 툭툭 내뱉는 듯한 말투와 징징 대는 전기기타 소리가 인상적인 건, 이 노래 '우주여행'이나 1968년곡 '커피 한잔'이나 매한가지다.


'..지구 사람들 우릴 부르네/ 보고 싶지만 참아주세요/ 수많은 이야기 들려드리지요/ 보고 싶지만 참아주세요..'('우주여행')


'커피 한잔을 시켜놓고/ 그대 올 때를 기다려봐도/ 왠일인지 오지를 않네/ 내 속을 태우는구려..'('커피한잔')


엇비슷한 외모와 춤과 무대매너, 창법으로 획일화한 요즘 아이돌, 그리고 가창력 달인만을 찾는 볼썽사나운 대중의 취향. 이런 복사판 가요에 싫증이 난다면 장난치듯 투정부리는 이들의 마지막 트랙 '내껀데'를 들어보시라.


'내껀데 내껀데/ 내껀데 내꺼였는데/ 내꺼였는데 내꺼였는데/ 내꺼였는데 니꺼가 됐네..'


이 곡은 미미시스터즈 일탈의 완성판이자, 2011년 어설픈 가요 메인스트림에 대한 미미시스터즈의 통쾌한 카운터펀치다.


주요 기사

    연예-K-POP의 인기 급상승 뉴스

    연예-K-POP의 최신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