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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수칼럼]오디오와 인생⑥

[이광수칼럼]오디오와 인생⑥

발행 :

이광수

어떤날 자주 만나는 사람이 나에게 말하기를 이형이 듣는 앰프를 자기가 사겠노라고 하면서 달라고 한다. 나는 이 앰프는 내가 들으면서 실험하는 기계로 돈을 받을 만한 것이 못 된다고 하면서 팔 수가 없다고 했다. 그러면 며칠간 들어나 보자고 하면서 빌려 달라고 한다. 나는 그가 모르는 사람도 아니고 또 음악을 좋아하는 분이고 해서 앰프를 빌려주었다.


그 후 며칠 있다가 그가 기계를 가져왔다 그러면서 이것과 똑같은 음질의 앰프를 만들어 달라고 주문을 한다. 제작비도 선불로 주겠다고 하면서 부탁을 한다. 처음 주문이고 또 돈도 받고 해서 조금은 부담이 되지만 꼼꼼하게 잘 만들어서 주리라 생각하고 바로 착수했다. 그리고 나서 섀시를 만들고 부품을 구해 앰프를 만들기 시작해서 약 1개월여 만에 앰프가 다 만들어졌다.


KT88 푸시풀 모노럴(Push-Pull monaural)인 이 앰프는 엷게 광이 나는 스텐 섀시에 회색 계열의 트랜스가 올려진 아담한 앰프였다. 이 앰프는 입력 볼륨(volume)이 달려있고 피드백 양을 조정할 수 있는 기능이 있으며, 출력관 미세조정 장치가 있어서 출력관을 언제나 최상의 컨디션을 갖게 할 수 있도록 설계를 한 앰프였다. 그리고 출력관은 3결 접속으로 하여 출력보다는 음질을 우선으로 고려하여 만든 앰프로써 출력 트랜스는 미제 줄무늬의 코아를 구하여서 만들어 사용하였다.


다 완성하고 스피카를 연결하여 만든 앰프의 동정을 살폈다. 약간의 히스 노이즈와 잔류 잡음이 섞여 나온다. 하루 정도 워밍을 끝내고 약간의 조정을 거처 주문한 사람에게 건넸다. 그 일 이후 나는 앰프를 만드는데 대한 자신이 생겼다. 내가 말하는 그 자신이라고 함은 앰프를 만들어 누구에게 팔고 하는 그런 자신감이 아니라, 내가 만든 앰프가 악기 소리에 가까이 가 있었다고 하는 그런 자신감 같은 것이다.


그리고 누구에게 말할 수 없는 만족감 또는 성취감 같은 그런 묘한 마음도 들었다. 내 주위 사람들과 그리고 친구들 하고는 이러한 대화를 할 수 있는 사람들이 없어서 나는 늘 나 혼자만 오디오와 함께 음악을 들으며 조금은 외톨이 같은 시간들을 보냈다.


그 즈음 내가 다니던 교회의 성가 지휘를 하던 지휘자가 군에 입대하게 되었다. 몇몇 사람들이 그래도 음악을 많이 아는 사람이 나밖에 없다고 하면서 지휘를 맡으라고 한다. 나는 망설망설하다가 하기로 하고 지휘를 시작했다. 교계에서 교육하는 교회음악 지도자 강습회와 모 대학교에서 매년 주최하는 합창 지도자 여름 캠프에 몇 년 동안 열심히 참석하여 교육을 받고, 또 관련된 책들과 함께 독보력 공부를 열심히 했다. 명동에 있는 대한음악사는 내가 자주 가는 곳이기도 했다.


성가대 지휘를 하는 동안 나는 사람의 음성과 오디오와의 연관성을 조금씩 발견하기 시작했다. 예를 들면 스피커의 대부분은 400~500cycle을 기준으로 중저음과 고음부를 나누는데, 남성 파트는 중저역은 우퍼(woofer)가, 중고역의 여성 파트는 드라이버(driver)와 트위터(tweeter)에서 나오게 된다. 그런데, 여성 파트의 소프라노와 알토의 영역은 피아노의 A음 440cycle에서 나뉘어지고, 남성 파트도 역시 피아노의 '라'음 440cycle 이하에서 노래를 한다고 하면, 한 옥타브 아래인 220cycle까지는 테너의 영역이 되고 220cycle 이하는 베이스 파트의 대역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므로 남성 파트 역시 220cycle인 'A'(건반의 라)에서 나뉘어지는 것들의 발견이다.


물론 음악에 따라서는 그 위나 아래의 음으로도 내려 갈 수 있겠지만 파트의 구분을 한다면 그렇다는 말이다. 내용들이 다 맞는다고는 할 수 없지만, 어쨌든 각 악기들과 악기적인 측면에서의 스피커도 사람의 목소리에 근거해서 만들지 않았나 생각한다. 또 사람의 목소리 음악 중에서 특히 합창곡 즉 각 파트의 영역이 함께 노래하는 100~1500cycle까지의 대역이 잘 나오는 스피커가 좋은 스피커임도 함께 느꼈다. 물론 스피커와 함께 앰프의 역할도 함께 이뤄져야 좋은 음악을 낼 수가 있다.


즉 해상력과 악기 분해력과 함께 배음과 공명, 음색, 특히 음악을 표현해내는 뉘앙스 등이 같이 이루어진 음악 소리를 내는 오디오의 음이 좋은 소리가 아닌가 생각한다. 사람이 부르는 노래 그 중에서도 관현악과 함께 연주하는 합창곡, 그 합창곡을 잘 내줄 수 있는 앰프와 스피커가 있다면,

그런 오디오는 모든 장르의 음악을 다 소화해 주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광수 메타뮤직사운드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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