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6일 무대에 오른 창작뮤지컬 '디셈버' 장진 감독과 김준수 등 배우들이 매일 새로운 공연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포부를 다졌다.
20일 오후 4시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는 창작 뮤지컬 '디셈버: 끝나지 않은 노래(이하 디셈버·연출 장진·제작 뉴)' 프레스콜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디셈버'는 1996년 세상을 떠난 가수 김광석의 탄생 50주년을 기념해 그의 노래들로 구성한 창작 뮤지컬이다.
이 자리에는 총 연출을 맡은 장진 감독, 이경화 안무가, 강수진 음악감독, 그룹 JYJ의 김준수, 배우 박건형, 뮤지컬배우 오소연, 배우 김예원 등이 참석했다.
약 1시간 여의 프레스콜을 마친 배우 및 스태프들은 자리를 찾은 다수의 취재진들과 만나 소감 및 포부를 밝혔다.
처음으로 뮤지컬 연출을 맡은 장 감독은 "아주 호되게 첫 작품을 치르고 있다"며 "재능에 한계도 많이 느끼고 있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렇게 처음 올리는 뮤지컬을 그나마 용기를 내서 관객과 만나고 있다"며 "창작, 초연이 물론 힘들지만 과정을 통해 하나의 좋은 콘텐츠로 남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장 감독은 "쉽게 마음을 못 놓고 매일 같이 공연을 보면서 더 손을 보고 있다"며 "아직도 긴장 속에 있다"고 밝혔다.
'디셈버'를 연출하게 된 계기에 대해서는 "고(故) 김광석의 노래를 통합적으로 한 무대에서 본다는 제안이 좋았다"며 "기획을 제안 받은 입장에서 이번 연출은 결정하게 된 계기는 늘 동경해 왔던 창작 뮤지컬을 그나마 조금 편하고 안정된 여건에서 만들어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감독에 이어 배우들도 소감을 말했다. 김준수는 "지난 16일 첫 공연을 했는데, 데뷔 10년 만에 처음으로 관객에서 40~50대 아버님들의 호탕한 웃음소리를 들었다"며 "매회 재미있고 설레고 기대된다"고 말했다.
박건형은 "항상 긴장되고 설레는 건 마찬가지"라며 "늘 공연 3일 전에 극도로 떨리는 현상을 겪는데, 지금은 공연 하루 전이라 편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저는 아직 첫 공연을 안 했지만 준수가 하던 걸 지켜봤기 때문에 앞으로 제 공연도 신나고 재미있게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날 장진 감독은 창작 뮤지컬의 어려움도 토로했다.
장 감독은 관객들이 공연 시간이 길다는 불만도 제기하고 있다고 하자 "공연 시간을 비롯해 모든 부분에 대한 수정은 계속할 것"이라며 "우리가 만든 초연이 나중의 공연에서 더 이상 흔들리지 않기 위해 수정을 거듭하고 있다"고 답했다.
장 감독은 "현재 공연 시간을 30분 정도 줄여서 저희가 원하는 시간으로 가까워지고 있다"며 "배우들에게는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마지막 공연까지 (공연 내용을) 수정할 수도 있다고 얘기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리뷰를 읽어보면 관객들이 사납다고 느껴질 만큼 질책이 많을 때도 있지만, 제가 읽으면서 수정할 때 큰 힘이 된다"며 "조금씩 더 나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장 감독은 '제목을 디셈버(12월)로 정한 이유'를 묻자, "고민이 많았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고 김광석이 12월에 주는 약간의 아련함이 있는 것 같다"며 "이유는 모르겠지만 고 김광석이 주는 무언의 정서와 맞는 것 같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고 김광석의 탄생 50주년을 맞아 기획된 공연인만큼, 배우 및 스태프들은 고인의 히트곡 중 좋아하는 노래도 언급해 이목을 끌었다.
장진 감독은 "지금은 '잊혀지는 것'이 좋더라"며 "딱 제 나이가 잊혀졌다고 생각되는 것들이 불현듯 안 잊고 있음을 느끼는 나이더라"고 말했다. 그는 "그래서 그런지, 그 노래가 계속 마음에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김준수는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가 현실적이면서도 시적으로 잘 표현된 가사 덕에 좋다"고 말했다. 박건형은 "솔직히 그 전엔 잘 몰랐고 작품을 하면서 노래들을 알게 됐다"며 '서른즈음에'를 손꼽았다. 오소연은 고인의 미발표곡 '다시 돌아온 그대'를 꼽아 눈길을 모았다.
마지막으로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감독, 배우, 스태프들은 남다른 포부를 밝혔다.
먼저 장진 감독은 "계속해서 조금씩 좋아질 것"이라며 "잘 하겠다,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김준수는 "마지막 커튼콜을 하면 벅차 오르는 좋은 작품이 될 것으로 믿는다"며 "보는 분들의 마음이 따뜻해 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박건형은 "유명한 기존 작품들도 있지만 그 작품들도 10년 이상의 과정을 거친 뒤에 증명된 것"이라며 "이제 막 태어난 '디셈버'는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진 작품이니 우리나라 분들이 많이 응원해주셔야 한다"고 밝혔다.
오소연은 "배우와 스태프 모두가 사생활을 반납하면서 일하고 있다"며 "좋은 작품을 보여드리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김예원은 "아직은 어떻게 마무리 될 지, 어떤 작품으로 완성될 지 모르는 단계"라며 "열심히 만들어가고 있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함께 참석한 이경화 안무가는 "많이 응원해 달라, 볼수록 중독성 있는 점이 많다"고 말했으며, 강수진 음악감독은 "관객들을 더 만족시키기 위해, 스태프나 배우들 모두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1990년대 초, 황폐했던 시절을 배경으로 낭만과 사랑을 그린 이 작품은 고 김광석의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 '이등병의 편지' '서른 즈음에' '먼지가 되어' '그날들' '잊혀지는 것' 등 여전히 사랑받는 자작곡과 가창곡을 비롯해 미발표곡 2곡까지 총 24곡을 담고 있다.
시와 음악을 사랑한 복학생 지욱이 우연히 '운동권 여인' 이연을 만나 설렘을 느끼지만, 어느 날 이연이 사라지자 그녀를 잊지 못해 괴로워 한다. 세월이 흘러 공연 감독이 된 지욱은 오디션에서 이연을 닮은 대학생 화이를 만나며 과거를 회상하게 되는 내용이다.
김준수와 박건형이 복학생 지욱 역을, 오소연과 김예원이 이연과 화이(1인2역) 역을 각각 맡았다. 주연들을 비롯해 박호산 이창용 이충주 송영창 조원희 김슬기 등 내로라하는 국내 스타들이 출연한다.
지난 16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시작한 '디셈버'는 내년 1월 29일까지 같은 장소에서 관객을 만날 예정이다.
이지현 기자starjiji@mtstarnews.com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