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요계의 신-구세대를 대표하는 두 가수가 최근 장르를 초월한 듀엣 무대로 화제를 낳고 있다. 그 주인공은 바로 가수 비(32)와 태진아(61)다.
두 사람은 지난 24일 KBS 2TV 음악 프로그램 '뮤직뱅크'에서 비의 6집 타이틀곡인 '라 송(La Song)'을 이색 합동무대로 선보였다. 특히 한국 트로트의 전설이기도 한 태진아와 장르가 다른 비의 이례적인 무대에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인터넷 포털사이트는 관련 검색어가 연일 장악했고, '라 송'은 음원차트 상위권으로 역주행하는 현상을 빚었다.
태진아는 25일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정말 잊지 못할 무대였다"며 "신구세대가 하나로 조합해 음악으로 사람들을 즐겁게 해줄 수가 있다는 것에 다시 한 번 뿌듯함과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음악은 세대를 아우르는 힘이 있다. 세대를 뛰어넘는 히트곡들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절로 어깨를 들썩이거나 멜로디를 흥얼거리게 만들 만큼 매력적이다.
'라 송'은 라틴 팝 장르의 신나는 댄스 곡. 중독성을 동반한 흥겨운 사운드에 신명나는 댄스가 매력 포인트다. 태진아는 "음악은 슬픔도 줄 수 있고, 즐거움도 줄 수 있는데 '라 송'은 후자다"며 "비하고 같이하면서 나도 더 젊어지는 것 같고 엔도르핀이 넘치는 기분"이라고 칭찬했다.
둘의 합동무대는 최근 온라인상에 퍼진 패러디 영상이 계기가 됐다. 이 영상은 태진아의 2004년 발표된 히트곡 '동반자'와 비의 '라 송' 무대 영상이 절묘하게 교차되면서 마치 한 곡의 노래 같은 조화를 보여준다.
특히 중독성이 강한 '라 송'의 후렴구는 태진아의 창법과 비슷해 두 사람의 이름을 합친 '비진아'란 신조어가 탄생시키기도 했다. 태진아도 "'라~라라라'하는 부분은 비와 내가 서로 착각할 정도로 목소리가 너무 똑같다"고 혀를 내둘렀다.
태진아는 조만간 '라 송'을 리메이크한 신곡을 발표할 계획이다. '라 송'의 익숙한 멜로디에 태진아 버전의 새 가사를 입혀 디지털 싱글로 선보일 계획. 태진아는 "다음 주 월요일에 바로 녹음에 들어간다"며 "가사는 비가 직접 써주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대한가수협회장으로 트로트의 부활을 위해 힘쓰고 있다. 코치로 참여하는 Mnet 트로트 오디션 '트로트 엑스'의 출연도 이러한 계획의 일환이다. 때문에 비와의 협업으로 대중과 더 가까이 호흡하는 것은 그에게도 분명 반가운 일이다.
태진아는 "'비진아' 영상이 퍼지면서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다"며 "비가 침체된 트로트 장르가 다시 부활할 수 있도록 신호탄을 쏴준 것이라고 본다. '트로트 엑스'도 곧 방송되는 상황에 기름을 부어준 격이다. 비에게 고맙고 감사하다"고 치켜세웠다.
비의 성실함에 대한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태진아는 "일본에서 서로 활동할 때도 만났었지만 정말 착하고 예의바른 후배"라며 "커피를 하나 마셔도 뭘 마시는지 하나하나 물어보고 선배에 대한 예의를 갖춰서 행동한다. 괜히 월드스타가 된 게 아니다. 노력과 열정, 처세가 남달랐다는 걸 알 수 있었다"고 칭찬했다.
태진아와 비는 26일 MBC '쇼!음악중심'과 27일 SBS '인가가요'에서도 '라 송' 듀엣 무대를 선보일 계획이다. 비는 '뮤직뱅크' 무대를 마친 직후 SNS를 통해 "'비진아'는 계속 업그레이드 한다"고 기대를 전했다. 태진아도 "다음 무대에선 의상과 무대 구성이 좀 바뀔 수 있을 것 같다"며 "비하고 계속 문자를 주고받으면서 의견을 나누고 있다. 신세대와 구세대를 엮어주는 무대여서 너무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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