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젊은이들은 제가 웃기는 아줌마인데 노래를 좀 하는 사람으로 알아요."
8년만의 새 음반을 발표한 가수 양희은(62)이 격세지감의 소회를 이 같이 밝혔다.
1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IFC몰 엠펍에서 진행된 새 음반 '양희은 2014' 발매 기념 쇼케이스에서 그는 "가수가 살아있다는 것을 보여주려면 노래밖에 없다"며 "젊은 PD들도 제 70~80년대 노래를 잘 모르고 지나갈 때가 있다. 이제 마무리를 잘하고 최선을 다해보자는 의미다"고 앨범 발매의 의미를 부여했다.
1971년 '아침이슬'로 데뷔한 그는 한국의 대표 1세대 포크가수로 이름을 알렸다. 당시 열아홉 나이에 청바지를 입고 통기타를 치며 '아침이슬'을 노래하던 그는 당대의 청년 문화를 이끈 트렌드 리더였다. 1990년대 이후에는 음반 활동과 더불어 방송 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MBC 예능프로그램 '세바퀴'를 통해 '군기반장'의 캐릭터로 친숙한 이미지를 얻었다.
어느덧 데뷔 44년차가 된 그가 정규 음반을 내는 것은 지난 2006년 11월 데뷔 35주년 기념 음반 '양희은 35' 발표 이후 8년 만이다. 이날 양희은은 쇼케이스에서 '나영이네 냉장고', '당신 생각', '내 생에 아름다운 말', '김치 깍두기' 등 총 4곡을 선사했다.
그는 쇼케이스에 앞서 "원래 무대 공포가 있는데 그래도 많이 나아졌다"며 "1994년부터 콘서트를 하며 만 20년 차가 되고 나니 좀 괜찮아졌는데, 어떨지 모르겠다. 두렵다"고 떨리는 소감을 전했다.
총 12곡을 담은 이번 음반은 프로듀서 김영국을 필두로 강승원, 함춘원, 신석철, 지근식, 전승우, 한동준, 이한철, 바버렛츠, 장미여관의 육중완 등 내로라하는 뮤지션들이 대거 참여했다.
그 간 양희은의 음반에서 찾을 수 없었던 듀엣 곡 및 생애 첫 뮤직비디오도 공개한다. 수록곡 '당신 생각'은 '서른 즈음에'를 작사 작곡한 강승원이 함께 불렀다. 음반과 함께 공개될 '나영이네 냉장고' 뮤직비디오는 가슴 짠한 이야기를 유머로 풀어나간 영상미가 인상적이다. 개그우먼 송은이의 뮤직비디오 감독 데뷔작이다.
양희은은 "내가 환갑 때 여행했던 것을 송은이가 영상으로 찍어서 준 적이 있다"며 "사진 찍는 것도 좋아해서 '네가 하라'고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수록곡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말'을 작사 작곡한 육중완에 대해서는 "외모에 참 많이 속는다"며 "그(육중완) 사람 눈빛을 보면 안 그렇다. 굉장히 해맑은 사람이고 본인이 기타치고 불러서 왔는데 너무 좋더라"라고 칭찬했다.
그는 앨범 발매와 앞서 싱글 프로젝트 '뜻밖의 만남'을 통해 후배 뮤지션들과 교류했다. 지난달 21일 가수 윤종신이 참여한 '배낭여행'과 지난 5일 가수 이적이 참여한 '꽃병'이 그 것. 양희은은 "싱글과 정규 앨범을 같이 작업해 보는 것은 처음이다"며 "젊은 친구들에게 기를 받는다. 연하가 좋긴 하다"고 말했다.
양희은의 새 음반은 오는 19일 발매된다. 그는 오는 12월 11일부터 14일까지 나흘간 서울 연세대학교 백양콘서트홀에서 '다시, 시작, 2014'를 열고 신곡들을 선보인다.
"새 노래와 옛날 노래를 선보일 작정이고, 내가 의도한다고 세상일이 잘 풀리는 것도 아니니까, 저는 나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