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떳다, 그녀'를 부른 밴드 위치스의 리드 보컬 하양수(35)가 솔로 앨범으로 팬들을 찾는다. 펑키한 음악으로 대중의 귀를 사로잡던 하양수는 잔잔한 음악으로 홀로서기에 나섰다.
하양수는 이번 솔로 앨범 '유랑'을 총 6곡으로 채웠다. 그동안 방송 등을 통해서는 그의 모습을 볼 수 없었지만 꾸준히 홍대 카페 공연이나 각종 페스티벌에서 공연을 하며 과거를 비우고, 음악에 여백을 만들었다.
위치스 멤버로서 무대 위에서 강렬한 모습을 보여줬던 하양수는 조금은 잔잔하고 조용한 음악으로 돌아왔다. 그는 본인이 봐도, 자신의 목소리 같지가 않다며 잔잔하게 노래 부르기 위해 노력했다고 털어놨다.
"타이틀곡 '봄비가 내려요'는 평소보다 더 힘을 빼고 노래를 불렀어요. 그 외에 사실 새 앨범에 그다지 특별한 것은 없어요. 저는 여가 시간에 항상 음악 작업하는 것이 일이거든요. 이번 솔로 앨범 위해서 특별히 작업을 했다기보다는 기존에 만들었던 곡을 정리해서 들고 나왔어요."
하양수는 새 앨범을 설명해 달라는 요구에 담담한 설명을 이어갔다. 자신의 음악에 대해, 또 본인에 대해 화려한 수식어는 붙이지 않았다. 신곡을 자랑해 달라고 하자 "자랑할 것이 크게 없다"라고 수줍게 웃었다.
"앨범에 담긴 6곡 모두 전체적인 분위기가 일관성 있게 가려고 노력했어요. 6곡이 모두 흐름에 맞도록 노력했다. 곡은 만들어 놓은 지 오래됐지만 편곡하면서 곡을 바꾸면서 느낌을 살렸어요. 새 앨범 제목은 '유랑'이에요. 전체적으로 밤에 놀이공원에 있는 모습을 연상하면서 만들었어요. 설렘과 외로움이 공존하는 느낌이죠. 전체적으로 아코디언이나 우쿨렐레 등 길거리에서 흔히 듣는 악기 구성들을 엮어 놨어요."
가수 하양수가 인터뷰를 하는 것은 지난 2010년 군 입대 전 이후 근 5년만. 그 이후로는 그의 소식을 들을 수가 없었다. 그동안 작업실에 틀어박혀 혼자 음악 작업을 하던 하양수는 지난해 우연히 지금의 소속사(곤 엔터테인먼트) 대표를 만나 앨범을 내고 활동을 시작하게 됐다.
"저는 조용하고 자연적인 곳을 좋아해요. 그래서 청계산 쪽에 작업실을 얻어서 계속 음악을 했어요. 2년 전에는 캐나다에 가서 약 1년 정도 작업을 했고요. 그 후 돌아와서 지금의 소속사 대표님을 만나게 됐어요. 제가 유일하게 가는 카페가 있는데 거기서 우연히 만났어요. 그곳 사람들과 섞여서 연주하고 노래를 했는데, 그걸 보신 대표님이 카페 주인을 통해서 제게 연락을 하셨어요. 처음에는 제가 위치스 멤버인 줄도 모르셨어요.(웃음)"
소속사에 들어가 새 앨범을 내게 된 하양수는 조금 더 대중에게 가까이 다가갈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지난 2006년 대마초 사건에 연루되면서 방송출연이 금지돼 연예 활동을 중단했던 그는 이미 4년 전인 지난 2011년 KBS와 MBC 방송출연금지가 공식적으로 해제돼 정상적 방송 출연이 가능하다. 하지만 아직 TV프로그램 출연이나, 음악방송 활동 등은 아직 조심스러운 듯 했다. 그는 일단은 음악에 집중하고, 다른 활동을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하고 싶다고 털어놨다.
"대표님이 저에게 '너는 하던 대로 음악을 계속하라'고 하더라고요. 회사가 저로 인해서 큰돈을 벌 생각은 없다고요. 저는 그냥 지금 제 음악을 하고 싶어요. 뭔가 더 잘하기 위해 이렇게 저렇게 하지 노력하는 것보다는 지금 할 수 있는 만큼 보여주고 싶어요. 제 노래에 대한 대중의 평가는 궁금하지만 방송에 큰 욕심은 없어요. 조금씩 점점 발전해 나가지 않을까요?"
2000년 MBC '강변가요제'로 데뷔해 록밴드 위치스로 활동했던 하양수에게는 '떳다! 그녀'의 강렬한 이미지가 남아있다. 하지만 실제 그의 솔로앨범에는 강렬함보다는 부드러움이 잔잔하게 녹아들었다. 음악에 여백을 남겨, 듣기 편하게 만들었다.
"사실 많이 덜어냈어요. 여백 때문에 조화가 이뤄진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제 음악에는 인위적인 소리가 없어요. 전자음 같은 것 말이죠. 예전에는 에너지가 넘쳐서 평소보다 더 힘을 들이고 오버하면서 음악 하는 것을 좋아했어요. 지금은 평소와 똑같은 평정심으로 노래하고 싶어요. 오버하지 않고 편하게 부르는 것이 좋아서 멜로디보다 가사에 더 힘을 실었죠."
35살의 뮤지션 하양수는, 아직까지 딴 일을 할 생각을 한 번도 해 본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만큼 그에게는 음악이 전부인 것. 연애와 결혼 역시 급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매사를 서두르기보다 천천히 하고 싶다는 속내를 전했다.
"사실 부모님이 봤을 때는 제가 매달 정해진 수입이 있는 것도 아니잖아요. 나중에 결혼 상대가 나타나도 이런 제 모습이 문제가 될 수 있고요. 하지만 아직은 그런 현실적인 문제에 대해서 고민하지 않아요. 요즘은 음악이 감상용이 아닌 시대가 왔잖아요. 지긋이 앉아서 앨범하나를 감상하는 친구들이 많지 않거든요. 제가 원하는 것은 저의 음악을 오랫동안 지켜봐 줬으면 하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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