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컬의 신' 이승철(49)의 정규 12집이 마침내 베일을 벗었다.
이승철은 26일 낮12시 각종 음악 사이트를 통해 12집 '시간 참 빠르다'의 전 수록곡 음원을 공개했다.
이승철이 정규 앨범을 내는 것은 지난 2013년 6월 발표한 11집 '마이 러브(My Love)' 이후 2년여 만이다. 이번 앨범은 그가 가수로 데뷔한 지 30주년이 되는 해에 발매한 앨범이어서 어느 때보다 더 의미가 깊다.
한 곡 한 곡 심혈을 기울여 완성된 이번 앨범은 최고 권위의 음악시상식 그래미어워드 수상에 빛나는 스티브 핫지, 댄 패리, 토니 마세라티 등 세계적인 엔지니어의 손을 거쳐 음질을 높였다.
이번 앨범은 전해성, 신사동호랭이 등 인기 작곡가들의 참여는 물론 잘 알려지지 않은 무명 작곡가들도 대거 포진해 폭넓은 음악적 교감을 자랑한다.
첫 번째 트랙 '시련이 와도'는 지난 11집 앨범의 수록곡인 '소원'에 이은 CCM 넘버다. 포기하게 만드는 수많은 시련들을 오히려 걸림돌이 아닌 디딤돌로 받아들여 또 한 번 힘내어 일어서자는 격려와 위로의 노래로, 애절한 감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탁성을 그대로 살린 그의 보컬이 돋보인다. 지난 2011년 발표된 한수지의 동명의 곡을 리메이크 했다.
1985년 밴드 부활의 보컬로 데뷔해 '희야', '마지막 콘서트', '안녕이라고 말하지마' 등 30곡이 넘는 히트곡을 남긴 그는 이번 앨범을 통해 과거의 인기에 안주하지 않고 또 한 번의 적절한 변화를 모색했다. 이전보다 다소 거칠고 투박하게 들리는 그의 목소리는 그런 의미에서 다분히 의도된 선택 중 하나였다.
지난 6일 선 공개된 '마더(Mother)'는 미국에 거주 중인 한인 작곡가 김유신과 공동 작사, 작곡한 곡이다. 이승철은 가이드 녹음한 이 곡을 듣고 지난해 8월 눈물로 먼저 떠나보낸 어머니를 떠올렸다고 한다. 모친의 부재에서 비롯된 마음을 이 노래는 대변한다.
'엄마도 소중한 보배 같은 딸이었는데/어느새 엄마라는 이름 때문에/자신도 그 소중한 한 명의 딸이란/사실 잊은 채 지내온 날이여.'
어머니에 대한 사랑과 감사함을 마음속 깊은 진심으로 표현한 노랫말이 눈시울을 적신다. 어머니의 소중한 존재감과 가치가 더욱 많은 이들에게 전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있다.
타이틀곡 '시간 참 빠르다'는 데뷔 30주년을 맞은 그의 심정을 잘 대변해주고 있는 노래다. 히트 작곡가 신사동호랭이와 협업으로 만들어낸 작품.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사운드의 팝 발라드 장르로, 담담하게 노래하는 보컬 속 아련함과 소박함이 묻어난다.
이 밖에 KBS 2TV 예능드라마 '프로듀사' OST에 타이틀로 실린 '달링'의 또 다른 버전, 전형적인 발라드 넘버 '비오는 거리에서',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의 아픔을 발랄한 사운드에 입힌 '사랑한다구요', 뮤지컬 분위기의 화려한 편곡이 인상적인 '한 번 더 안녕', 쓸쓸한 정서를 담은 미디엄 발라드 곡 '그리움만 쌓이네' 등 다양한 느낌의 10곡이 실렸다.
이승철은 이번 12집 에필로그에 '마지막일지도 모르기 때문에 최선을 다했다. 음악을 가슴으로 듣는 마지막 세대에게 이 앨범을 바친다'고 적었다. 소비 주기가 빨라진 디지털 음원 시대에 그도 고민이 많은 듯 했다. 이번 앨범이 어쩌면 그의 마지막 '정규' 앨범이 될 수도 있기에 더욱 각별하게 들려온다.
한편 이승철은 26일 12집 발매와 함께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평화의 문에서 대형 쇼케이스를 열고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할 예정이다. 하반기에는 미국, 중국 등 해외 무대를 도는 30주년 기념 투어도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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