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친구오빠'가 될 뻔했어요. 하하하."
보이그룹 로드보이즈(Road Boyz, 묘하, 환, 마카, 하늘, 지벨)는 지난해 11월 데뷔, 이제 막 첫발을 뗀 신인그룹이다. 첫 번째 미니앨범 '쇼 미 뱅 뱅'(Show me Bang Bang) 활동이 끝나자마자 지난 8일 디지털 싱글 '우리 사랑할까'를 내고 다시 활동에 들어갔다. 음악 방송에서 만나는 동료 가수들이 놀랄 정도로 빠른 행보다. 이들은 방송이 없는 날은 홍대, 대학로에서 버스킹(거리공연)을 한다. 쉬지 않고 '진격' 중인 로드보이즈를 지난 18일 만났다.
로드보이즈의 첫인상은 '친근하다'였다. 신인이지만 필요 이상으로 긴장하지도 않았고, 그렇다고 거만하지도 않았다. '의욕충만'. 이 네 자가 이들에게 딱이었다. 뭔가 할 수 있다는 데서 오는 즐거움을, 이들을 안고 있었고 느끼고 있었다. '꿈'을 위해 오랜 시간 달려온 이들이 보여줄 수 있는 자신감이었다.

다섯 멤버는 데뷔 전까지 2년 가까이 연습생으로서 준비 기간을 거쳤다. 지벨과 환은 다른 기획사에서 이미 2년 간 연습생 생활을 한 뒤였다. 지벨과 마카는 고교동창, 마카와 환은 대학 동문이다. 팀으로 묶인 시간이 얼마 안됐지만 형제 이상의 끈끈한 정이 넘치는 이유다.
경남 양산 출신의 하늘은 본명이 김대운이다. 구름 운(雲)을 써서 예명을 하늘이라 정했다. "어릴 때부터 춤으로 이름을 날렸어요. 안무가가 꿈이었는데 서울에 올라왔다 가수의 꿈을 발견하고 로드보이즈에 합류했습니다."
마카의 본명은 김민석. '마카'란 예명에 대해 그는 "'막한다'는 뜻에서 마카란 이름이 나왔다"고 말하며 웃었다. 무조건 '막' 열심히 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단다. 어릴 적 피아노를 치다가 한때는 권투에 빠졌던 그다. 지벨을 만나면서 춤을 배웠고, 가수의 길로 들어섰다.

"마카라는 이름은 사실, 방언 중에 말끔하다란 뜻을 마카로 발음하는 게 있어서 예명으로 쓰게 됐어요. 대표님이 지어 주셨죠. 데뷔 준비를 하다 실패했던 경험이 여러 번 있어서 절실해요. 자만하지 말고 열심히 하자는 생각뿐이에요. 토막잠을 쪼개 자면서도 행복합니다."
시애틀 출신의 묘하는 전문 버스킹 팀 '하람꾼'에서 활동했다. 4년 동안 1000회 이상 버스킹 공연을 한 재주꾼이다. 본명이 한상희인데, 버스킹 팀에서 활동 당시 '묘하상희'란 이름으로 활동해서 예명을 '묘하'라 정했다.
지벨은 팀내 재주꾼이다. 이름부터 뭔가 '요정' 느낌이 난다. 이날 인터뷰에 파란색 컬러 렌즈를 꼈는데 묘한 분위기를 풍겼다. 본명은 안용진. 쇠북 용(鏞)자를 쓰는데 그래서 종에서 '벨'(bell)을, 진에서 'Z'를 따와 '지벨'이란 멋진 예명을 만들어냈다고 했다. 지벨은 자격증만 무려 8개를 갖고 있다.
"어릴 적 꿈은 마술사였어요. 3년 정도 마술을 했죠. 그 뒤로 춤을 추다가 집안이 어려워지면서 레크리에이션을 했어요. 풍선 아트, 페이스 페인팅, 유아체육, 스킨스쿠버, 스노클링, 스킨스쿠버 지도사, 볼링 지도사 등등 자격증을 그때 땄죠."
두 번째 활동에 나선 로드보이즈는 월요일부터 수요일까지는 연습이고 나머지 요일에는 음악 방송 스케줄을 소화한다. 하지만 이들에게 쉬는 날은 없다. 아침에 일어나면 멤버 중 일찍 일어난 사람이 '햇반'을 돌려서 아침상을 차린다. 빨래도 각자의 몫이다.
하늘은 "용산 기찻길 옆에 합숙소가 있다"며 "공장 같은 곳이었는데, 우리 숙소가 됐다. 밤에는 저 멀리 편의점 불빛만 보이는 곳이다. 영화에 나올법한 암흑 같은 동네인데, 그래도 꿈이 있기에 지금 우리 삶은 어둡지 않다"고 했다.
로드보이즈는 최근 '음악 방송 방해 논란'에 휩싸였다. 다른 그룹 멤버들의 얼굴을 가리거나 신체 접촉 상황이 발생한 것. 해당 그룹 팬들은 로드보이즈와 마카에게 불만을 쏟아냈다. 신인으로서 방송 경험이 없는 데서 발생한 일이었다.
마카는 "방송에 한 장면이라도 더 나오고 싶었던 욕심이 커서 그런 일이 생겼던 것 같다. 정말 죄송하다"고 말했다.
"엑소 선배님들을 째려보거나 힘으로 밀친 것은 사실이 아니에요. 잭슨 선배님의 경우도 지미집 카메라를 따라가다가 마치 밀친 것처럼 보인 것 같아요. 1위 후보 자리에 서 있던 건 분명 잘못한 일이죠. 직접 한 분, 한 분께 사과 드릴 예정입니다."

이들에게 방송 출연 못지 않게 중요한 스케줄이 바로 버스킹이다. 버스킹은 멤버들이 가장 좋아하는 요즘 스케줄이다. "멤버들이 모두 버스킹 경험을 갖고 있어요. 중국에 초청을 받아 베이징과 상하이에서 버스킹 공연을 했던 멤버도 있을 정도죠. 로드보이즈라는 팀명이 '길 위의 소년들'이란 뜻인데 버스킹에 대한 저희의 일념을 담았어요." 팀명 후보작에는 한창 인기인 '여자친구'(로드보이즈 버스킹 공연의 아이템 중 하나기도 하다)를 따라 '친구오빠'도 있었다고 한다. '친구오빠' 얘기에 기자와 멤버들 모두 웃기만 했다.
이들의 버스킹은 소속사 도움 없이 이뤄진다. 이동 차량 뒤에 앰프를 싣고 다니다 마땅한 장소를 발견하며 바로 버스킹이 시작된다.
"신인으로서 얼굴 알리기도 바쁜데 왜 버스킹이냐고요? 거리에서, 팬들의 반응을 직접 보면서 공연하는 느낌은 또 달라요. 희열이 느껴지죠. 누군가를 즐겁게 해줄 수 있다는 건 정말 행복한 일이거든요. 내 앞에 바로 팬이 있어요. 그만큼 행복한 일이 어딨겠어요."
지난해 11월 데뷔, 이달 신곡을 발표한 로드보이즈는 2월 말~3월 초에 또 신곡을 발표할 예정이다.
"계속해 신곡을 발표할 예정이에요. 물론 버스킹도 쉬지 않고 이어갈 거고요. 저희는 '거리의 소년들'이니까요. 저희가 가장 좋아하는 댓글이 '오늘 길에서 로드보이즈 봤다'에요. 더 큰 꿈이 있다면 로드보이즈만의 노래로 콘서트를 여는 거예요. 팬들이 모두 오실 수 있게 잠실 주경기장 같은 큰 무대에서요.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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