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7년 상반기는 내한 공연의 연속이었다. 이름만 들어도 설레는 세계적인 가수들의 한국 방문 소식은 그 자체로 팬들을 들썩이게 한 서프라이즈 이슈였다. 이들은 공연을 통해서도 왜 그들이 세계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지를 입증했다. 국내 스타들마저 이들에 열광했고, 화제성은 엄청났다. 물론 '옥의 티'도 있었다.
◆ 콜드플레이에 감동하다
크리스 마틴(보컬, 피아노) 조니 버클랜드(기타) 가이 베리맨(베이스) 윌 챔피언(드럼)으로 결성된 영국 출신의 세계적 밴드 콜드플레이는 지난 4월 16일 잠실 주 경기장에서 단독 콘서트를 가졌다. 1998년 결성된 콜드플레이의 데뷔 첫 내한 공연이었다. 록을 기반으로 브릿 팝, 아레나 록, 일렉트로닉 등 여러 장르와의 크로스오버를 통한 폭넓은 음악적 실험과 도전은 여러 히트곡을 양산, 전 세계 팬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을 수 있었다. 8000만 장 이상의 음반 판매고와 그래미, 브릿 어워즈 60회 이상 수상 등은 콜드플레이에 대한 대중과 평단의 호평을 입증하는 결과였다.
콜드플레이는 이번 공연에서 다채로운 무대만으로 한국 팬들을 열광하게 하지 않았다. 여기에는 위트와 감동이 모두 담겨 있었다.
멤버 크리스 마틴은 태극기를 휘날리며 공식적으로 "감사합니다"라는 한국말만 전하면서 "한국말을 배우려 했지만 한국 관계자가 '굳이 안 해도 된다'는 말에 바로 포기했다"는 재치 있는 소감을 전했다.
콜드플레이는 세월호 3주기도 기억했다. 공연 당일이기도 했던 이날 콜드플레이는 세월호 추모를 상징하는 노란 리본 배지를 몸에 달고 '옐로우'라는 곡을 부르던 중 10초 동안 대형 스크린에 리본을 띄우고 묵념을 시작했다. 콜드플레이는 여기에 아버지를 잃은 슬픔이 가사에 담긴 '픽스 유' 무대를 통해 팬들을 위로했다.
◆ 리차드 막스, 다시 한국에 올까
리차드 막스 역시 한 시대를 풍미한 레전드 중 한 명이다. 1987년 데뷔 앨범 '리차드 막스'를 시작으로 'Right Here Waiting', 'Now and Forever', 'Hold On To The Nights', 'Endless Summer Nights', 'Don't Mean Nothing' 등 여러 곡들이 히트를 치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리차드 막스는 한때 긴 머리를 휘날리며 기타를 치던 전성기를 지나 이젠 말끔한 '아재'로 변신, 중후한 매력을 뽐내고 있는 신사의 면모를 보이고 있다. 물론 젊은 세대들에게는 그저 올드한 록 스타로 여겨지고 있을 것이다.
리차드 막스는 지난 5월 내한 기자회견과 6월 공연 소식을 알리며 주목을 끌었다. 이후 "한반도 정세와 군사적 긴장감으로 부득이하게 공연 취소 결정을 내렸다"고 재차 전하며 팬들의 고개를 갸웃거리게 했다. 하필이면 국내 대선 시점과 맞물린 내한 일정 때문에 한국행을 돌연 취소했다는 이야기도 전해졌지만 주최사 측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리차드 막스는 공연과는 별개로 지난 2016년 12월 대한한공 기내 난동 피의자를 직접 마주하고 SNS에 게재하며 화제를 모았다. 일단 공연은 취소됐지만 여러 이슈로도 자신의 존재감을 알리는 데는 충분했다.
중요한 것은, 리차드 막스의 올해 내한 공연 가능성은 0%가 아니라는 점이다.
◆ 브리트니 스피어스 첫 내한, 무리수였나보다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내한 공연은 과연 무리수로 끝났다고 봐도 될 것인가. 전 세계를 강타한 '섹스 어필'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지난 10일 내한 공연은 아쉬움으로 가득했다.
지금의 가수로서 입지가 엄청난 인기에 비할 바가 아니라고 하지만,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공연은 분명 굉장했다. 탄탄한 근육질을 자랑하는 남성 댄서들의 육감적인 움직임도, 다양한 컬러의 란제리 룩과 섹시한 댄스로 무장한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존재감도 볼거리로서 역할을 다했다. 라이브가 아닌, 립싱크라고 한들 "눈이 즐거웠다면 그만"이라고 반박할 만했다.
하지만, 공연을 앞두고 벌어진 여러 잡음은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데뷔 첫 한국 공연이라는 상징성에 아쉬움을 자아냈다. 콘서트 전 "예매 1위" "VIP석 전석 매진"이란 말과 달리 공연장은 빈 곳이 많았다. 급기야 공연 경호를 맡은 한 경호원이 공연을 앞두고 자신의 SNS에 브리트니 스피어스를 "양X"이라고 무심코 올렸다가 팬들에게 들통이 나며 경호 배치에서 제외되는 어이없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설렘을 가득 안고 브리트니 스피어스를 마주했을 진짜 팬들이 실망하지 않을 수 없었을 대목이다.
◆ 아리아나 그란데를 마주해야 할 우리의 자세
브리트니 스피어스에 이은 또 한 명의 대세 팝 스타인 아리아나 그란데는 광복절인 8월 15일 한국 땅을 밟는다. 물론 이번이 처음이다. 이 소식은 이달 20일 공식 발표가 되며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다.
바비 인형을 연상케 하는 외모, 폭발적인 가창력, 팝에만 치우치지 않은 장르 섭렵 능력, 배우로서 역량까지. 지금의 아리아나 그란데를 있게 한 엄청난 재능들이다. 2016년 타임지가 뽑은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선정된 건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
심지어 최근 아리아나 그란데가 겪은 일은 가슴을 쓸어내리기에 충분했다. 지난 5월 영국 맨체스터 아레나에서 아리아나 그란데는 공연 도중 테러로 의심되는 폭발 사고로 22명의 사망자와 50여 명의 부상자들을 마주했다. 그럼에도 아리아나 그란데는 다시 맨체스터로 향해 희생자들을 향한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아리아나 그란데의 공연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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