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JTBC '팬텀심어 시즌3'에서 그룹 라 포엠(LA POEM)은 반전의 주인공들이었다. 결승 1차전 프로듀서 점수에서 3위를 머물렀던 이들은 지난 3일 치러진 파이널 결승 2차전에서 짜릿한 역전승으로 제 3대 '팬텀싱어'가 되는 영예를 안았다.
라포엠은 팝페라 가수 유채훈(32), 카운터 테너 최성훈(31), 테너 박기훈(26), 바리톤 정민성(29)으로 이뤄진 크로스오버 남성 4중창 그룹이다. 팀 명은 프랑스어로 보헤미안을 뜻하는 'La Boheme'(라 보엠)과 영어로 시를 뜻하는 'Poem'(포엠)의 합성어다. '자유로운 보헤미안이 되어 시처럼 전달력 있는 음악을 하겠다'는 포부를 담았다. 아직 우승에 대한 감격에 젖어 있을 '성악 어벤져스' 네 남자를 스타뉴스가 만났다.
-'팬텀싱어3' 우승 소감이 궁금해요.
▶박기훈-너무 과분한 사랑을 받은 것 같아요. 지칠 때마다 힘을 낼 수 있는 원동력이 되어 준 팬들에게도 감사해요. 멤버들에게도 너무 고마워요. 다 같이 힘내서 결국 해냈어요.
▶정민성-저희를 낳아주시고 길러주신 부모님한테 감사하다는 말 드리고 싶어요. (▶우승하고 유독 많이 울던데요?) 개인적으로 자신감이 많이 없어요. 노래를 잘한다고 생각해본 적도 없고요. 그런데 결승까지 올라온 것도 신기하고, 우승까지 했다니… 너무 벅찼던 것 같아요. 이렇게 열심히 살아본 적이 없는데 좋은 결과를 주셔서 감사한 마음이 터져버렸던 것 같아요.
▶최성훈-저희 뿐만 아니라 결승전에 올랐던 12명이 다 색깔이 다르고 잘하는 친구들이에요. 정말 예상할 수 없었던 것 같아요. '정말 우승을 했나' 아직도 믿기지 않아요. 결승전 당시엔 더 그랬죠. 응원해준 시청자, 팬, 곳곳에 많이 힘써준 분들에게 모두 감사해요.

-결승 1차전 프로듀서 점수에서 3위를 한 뒤 역전을 했는데, 결승 2차전에서 우승을 할 수 있을 거란 자신감이 있었나요?
▶유채훈-뒤집을 수 있다는 생각은 계속 하고 있었어요. 3위 했을 때는 조금 아쉬웠죠. 사기가 꺾일 만도 했지만 오히려 동기 부여가 돼서 저희끼리 더 불붙었던 것 같아요. 선곡을 전투적으로 하고 작전을 잘 짜서…결국 저희가 자기고 있는 것을 다 보여드리면 충분히 뒤집을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저희끼리 더 뭉치는 계기가 됐죠. 만약에 1차전에서 1등을 했다면 이 정도로 불타오르진 않았을 것 같아요.
▶정민성-결과를 정말 예측할 수 없었던 게, 제작진이 사전 온라인 투표 결과를 3팀에게 모두 안 알려주셨어요. 저희 무대 할 때 방해가 될까 봐요.
▶최성훈-대기실에 있어서 전혀 몰랐어요. 저흰 처음부터 계획한 대로, 4곡에 맞는 감성대로, 남은 무대도 더 집중하고 우리끼리 더 의지하고 뭉치면서 했던 것 같아요.

-마지막 결승 무대라 많이 떨리지 않았나요?
▶유채훈-오히려 저는 마지막 생방송 무대 말고 결승 1차전이 더 떨렸어요. 생방송 무대는 별로 떨리지 않았어요. 어차피 그전에 3등을 했고, 더 잃을 것도 없고, 올라갈 일만 남았다고 생각했죠. 다른 팀은 긴장했는지 모르지만, 저희 팀이 분위기 되게 좋았어요. 자신감도 되게 있었고요.
▶박기훈-저는 떨었어요. 그래도 무대는 떨리는 곳이니까. 매 무대 떨리고 설레고 긴장돼요. 자신감은 저도 있었어요. 저는 마지막 곡 베트 미들러의 '더 로즈(The Rose) 할 때 감정이 특별했어요. 저희 무대가 '팬텀싱어3'의 마지막 순서였거든요. 그동안 '팬텀싱어3'하면서 있었던 추억들이나 멤버들과 보냈던 소중한 시간이 많이 떠올라서 감정 자체가 많이 벅차올라서 가라앉히려고 노력했어요.
-곡 선정은 어떻게 했어요?
▶최성훈-네 명이 같이 논의해서 결정해요. 정말 많은 곡을 함께 찾아보고 들어보고 회의하면서 오랜 시간을 보냈어요.
-마지막 곡 '더 로즈'는 누구의 추천이었어요?
▶유채훈-기훈이요. 사실 결승 1차전 때부터 기훈이가 밀었던 곡인데, 그땐 잘 와 닿지 않았어요. 너무 유명한 곡이라서 잘못 건드렸다가 본전도 못 찾지 않을까 고민했었죠.
▶최성훈-처음부터 4가지 분위기를 생각했는데, 마지막 곡은 1라운드보다는 마지막에 어울리는 곡이란 생각도 했던 것 같아요.

-각자 꼽는 베스트 무대가 있다면.
▶박기훈-'더 로즈' 때 감정이 좀 올라왔지만, 저는 결승전에 첫 번째 했던 곡 안드레아 보첼리의 '넬레 뚜에 마니'(Nelle Tue Mani)를 꼽고 싶어요. 완전체가 되고 나서 처음으로 하는 노래였기 때문에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
▶정민성-저는 '마드모아젤 하이드'(Mademoiselle Hyde)가 저희만의 아이덴티티를 가장 잘 나타낼 수 있는 곡이 아니었나 생각해요. 다들 변신한 모습을 보여줘서 좋았던 것 같아요.(▶또 울었잖아요?) 코로나19 때문에 관객 없이 하다가 갑자기 너무 많은 환호를 해주시니까…하하.
▶유채훈-저는 '레퀴엠'(requiem)이 기억나는 무대였어요. 다른 모습을 처음 보여줬던 무대였거든요. 그 곡을 부르기 전까진 부드러운 음성으로 부르다가 처음 거친 소리를 냈어요. 결승전 팀으로서 기억나는 건 '더 로즈'를 꼽고 싶어요. 팬들에게 감사한다는 메시지로 부른 노래고, 정말 마지막 호흡할 멈출 때까지 벅찼던 무대였어요.
▶최성훈-저도 마지막 생방송 무대에 했던 곡이 다 좋았어요. 마지막 곡은 연습할 때부터 저희끼리 감정 교류하는 것도 많았고, 무대에서 서로를 쳐다보면 눈물 날 것 같았어요. 부르면서 소중하고 감사했던 순간들이 떠올라서 좋았어요.

각자 '팬텀싱어3'에 지원하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정민성-'팬텀싱어'는 시즌1, 2 때부터 꿈꿔왔던 무대에요. 이전부터 도전하고 싶은 욕망이 있었지만, 자신감이 그땐 많이 부족했죠. 시즌3는 3년 만에 열리는 거라서 이 기회를 잡지 않으면 안 되겠다 싶어서 유학 중에 모든 걸 포기하고 왔어요.
▶박기훈-저도 시즌 1, 2 때 나가면 잘 할 수 있을지 걱정이 많았어요. 그런데 막상 시즌2가 끝나고 나니 안 나간 게 후회가 되더라고요. 내년에 한 번 나가야지 했는데, 시즌3가 열리기까지 3년이 걸렸어요. 이번엔 주저 없이 도전했죠.
▶최성훈-저는 어릴 때부터 카운터 테너를 했어요. 카운터 테너는 다른 파트에 비해 많지 않아서 어떻게 헤쳐나가야 할지 고민이 많았죠. 혼자보다는 음악적 동료를 찾아야겠다는 생각에 도전했어요. 파리에서 공부하고 스위스 제네바를 근거지로 활동하면서 해외 생활을 오래 했는데, 가족도 없이 타지에 있으니까 외롭기도 했어요. 가족 같은 음악적 동료들이 생기니까 같이 고민도 나눠주고, 좋은 일엔 같이 기뻐할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아요.
▶유채훈-저도 시즌 1, 2때 나오고 싶었는데, 나오지 못해서 이번에 마지막 도전이라는 심정으로 지원을 했어요. 시즌3가 하기까지 3년 정도 텀이 있었어요. 그 사이에 여러 가지 힘든 일이 많아서 음악을 그만두고 있다가, 시즌3를 한다는 얘기에 지원을 하게 됐어요.
-라 포엠의 팀워크는 어떤가요?
▶박기훈-굉장히 화목하고 가족 같고 밝은 에너지가 넘쳐요. 분위기가 좋으니까 좋은 음악이 나올 수 있었고 덕분에 많이 분들이 좋아해 주신 것 같아요. 가족처럼 화목하게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모습을 예쁘게 봐주신 분들이 많더라고요.
▶정민성-각자 포지션이 있어요. 채훈 형이 아빠, 기훈이가 아들, 성훈 형이 고모, 하하. 저는 그들이 키우는 대형 반려견 골든 리트리버 같은 캐릭터예요. 굉장히 화목한 만큼 시너지가 나는 것 같아요.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또 다른 이유를 꼽자면.
▶정민성-음악적인 부분도 굉장히 좋아해 주신 것 같아요. 성악 4중창만이 느낄 수 있는 강한 음악과 팀 명처럼 감성적인 음악을 했고, 가사 전달력도 괜찮았던 것 같아요. 하하.
▶유채훈-지금까지 저희가 해왔던 곡들이 위로를 담은 메시지가 많았어요. 의도치는 않았지만 요즘처럼 (코로나19로) 시국이 어려운 가운데, 저희 음악을 듣고 '힐링했다', '위로가 됐다'는 평을 많이 들었어요.
-우승하면 SUV 차량을 부상으로 주던데요. 누가 쓰기로 했어요?
▶유채훈-글쎄요. 차를 4등분 할 수도 없고…하하.
▶박기훈-아직 (차를) 받지 못해서요. 구체적인 계획은 못 세웠어요. 아직 우승도 실감 못하고 있거든요.

-앞으로 계획은 어떻게 되요?
▶유채훈-당장은 '팬텀싱어3' 결승 3팀이 진행하는 갈라 콘서트 전국 투어 준비에 들어가요. 그 사이에 라 포엠 음반 작업을 구체적으로 논의하고 준비할 것 같아요. '팬텀싱어3'에서 팬들이 좋아해 주셨던 우리만의 음악 스타일을 살리고 증폭시킬 수 있는 작업을 할 예정입니다.
-라 포엠으로서 어떤 포부나 목포가 있다면.
▶정민성-라 포엠만의 신선하고 충격적인 장르를 만들고 싶어요. 그리고 저희가 팀으로 시작할 때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를 봤거든요. '라이브 에이드'(Live Aid)처럼 전 세계 15억 명이 보는 큰 공연장에서 공연을 해보고 싶어요.
▶최성훈-계속 찾아 듣고 싶은 편한 음악을 하고 싶어요. 그런 작업을 계속 하기 위해 저희 각자의 개성을 잃지 않으면서 다양한 음악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박기훈-여러분이 주셨던 사랑에 보답하는 길은 좋은 음악을 들려 드리는 거라고 생각해요. 앞으로도 지켜봐 주시고 응원해주시고 사랑해주시면, 저희가 정말 '라이브 에이드'로 가는 길이 생기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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