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래퍼 매드클라운(35, 조동림)이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엠넷 '쇼미더머니' 등을 통해 자신을 알렸던 '힙합계의 손석희'라는 타이틀을 싹 지우고 발라드 작사에 도전한 것. 매드클라운이라는 타이틀에 가려져 표출하지 못했던, 깊은 울림이 담긴 감성을 오롯이 담아 실력파 가창자들의 힘을 빌려 색다르게 표현했다.
매드클라운은 6일 오후 6시 주요 온라인 음원 사이트를 통해 새 미니앨범 '0'을 발표했다. 소속사 세임사이드컴퍼니는 '0'에 대해 "매드클라운이 전곡을 프로듀싱하고 작사 및 작곡에 참여한 앨범이며 수록곡 모두 트랜디한 멜로디와 애절한 가사로 발라드의 감성을 한껏 담아 완성했다"라고 밝혔다.

매드클라운은 추석 연휴를 앞두고 서울 강남구 모처에서 스타뉴스와 만나 3년여 만에 발표한 새 앨범에 대해 여러 이야기를 전했다. 코로나19 확산 여파 등으로 역시나 직, 간접적인 타격을 받았음에도 매드클라운은 덤덤하게 인사를 건넨 이후 자신의 첫 발라드 앨범에 대해 기다렸다는 듯이 많은 이야기를 쏟아냈다. 인터뷰가 끝난 이후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다 할 수 있어서 좋았다"며 기자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먼저 매드클라운이 발라드 앨범을 낸 이유가 무엇이었는지 물었다.
"래퍼 매드클라운으로서 랩 가사로 표현하고 싶은 게 있잖아요. 그런데 랩을 하는 매드클라운의 입장에서 한계를 느꼈어요. (저 스스로) 하고 싶은 표현이 있는데 랩보다 섬세하게 가져가야 하는 감성이 있었어요. 이거에 대한 시도를 안 해본건 아닌데 (랩으로 담아보니) 우스꽝스러워지거나 잘 안 어울리더라고요. 순수하게 아티스트로서 표현해내고 싶은 것들에 대한 욕심도 생겨서 장르를 아예 바꿨죠. 힙합이 아닌 발라드로요. 완전 다른 장르죠."
매드클라운은 속으로는 직접 가창을 하고 싶었지만 그럴 실력이 안 된다고(?) 판단하고 자신이 직접 가창자를 섭외해서 곡을 완성했다.
매드클라운은 글로 무언가를 표현하고 완성하는 것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것도 이번 인터뷰를 통해 강조했다. 랩 가사를 쓰는 것뿐만 아니라 다른 장르 음악의 가사도 그렇고 광고 카피나 영화 시나리오, 동화 등에도 관심이 많다며 "이 앨범은 그 여러 하고 싶은 것들 중에 처음으로 완성된 결과물"이라고 덧붙였다.
"앨범을 들어보시면 알겠지만 스타일이 여러 가지예요. 가사에 대한 욕심도 있었고 발라드를 좋아하는 팬이자 청취자로서 인기 음원 차트에 올라오는 곡들을 보면 감정적으로 풀어내는 방식이나 스타일에 있어서 뭔가 과잉돼 있다고나 할까요. 그런 느낌들을 받았었어요. 예전에 발표됐던 발라드를 보면 담백하고 소소한데 그 안에 울림을 주는 노래가 많았는데 그런 곡들에 대한 그리움도 있었고 요즘 노래에 대한 피로도도 쌓여있었어요. 그래서 이 앨범에 담긴 곡들을 보면 편곡 구성도 과하지 않고 담백해요."

매드클라운이 이 앨범을 완성하며 가장 힘을 쏟은 요소는 바로 가사였다. 작곡가는 따로 2명을 섭외해 곡을 완성했고, 앨범에는 총 4곡이 수록됐다. 가창자는 노브레인 보컬 이성우와 엠넷 '슈퍼스타K 2016' 우승자 김영근, '보이스코리아 2020' 출신 가수 김영흠, 그리고 2011 MBC '대학가요제' 출신이자 플레인 노트 멤버로 활동했던 보컬 진민호였다.
매드클라운은 모두 남성 보컬로 가창자를 꾸린 것에 대해서는 "예전에 저랑 많이 작업하기도 했었고 남자 보컬로 제 음악을 표현해보고 싶은 마음도 있어서 그렇게 정해졌다"라고 말했다.
"일단 4곡 중에 2곡은 대놓고 사랑에 대한 곡이고요. 나머지 2곡은 누군가를 떠나 보내는 것에 대한 노래로 완성했어요. 그 대상이 연인이 될 수도 있고 가족이 될 수도 있고 다른 인간관계가 될 수도 있고요. 최대한 일상적 언어를 가사로 표현하고 싶었어요. 추상적이거나 거창한 말들로 현학적인 느낌을 주려는 부분을 배제하려고 했죠. 아티스트로서 가사를 멋있게 표현하고 싶은 생각이 들면 이것 저것 많이 넣으려다 현학적으로 보이려는 욕심이 드러나게 되니까 그걸 안 하려고 애쓰며 작업했어요."
여기에 더해 그간 래퍼로서 직접 써왔던 랩 가사와 이번에 작업했던 발라드 가사의 문법이나 스타일 등에 있어서 차이점도 분명 있을 법했다.
"먼저 랩은 태도가 명확해야 해요. 훌륭한 모놀로그라고 생각하며 돼요. 랩 가사가 좋게 완성되려면 (명확한) 태도가 있어야 해요. 그리고 그 태도 안에 내용 표현이 결정되죠. 그리고 힙합은 자기과시에 대한 태도를 (기본적으로) 갖고 있고 여기에 운율과 라임이 중요해서 가사를 쓸 때 라임을 항상 생각해야 하고 그러려면 라임에 단어를 맞춰야 하니까 생각지 못한 표현을 끌어오는 경우가 많아요. 뭔가 핸디캡인데 이 핸디캡으로 창의적인 가사가 나오게 되는 거죠.
반면 발라드 가사는 너무 쓰기 힘들었어요. 일단 (가사를 쓰기 전에) 말도 안되는 외계어로 가이드를 부르고 음절에 맞게 가사를 채워 넣어야 해요. 이 핸디캡은 (힙합 가사를 쓸 때 발생하는 핸디캡보다) 더 힘들더라고요."

물론 매드클라운의 랩 필모그라피는 여기서 스톱이 아니다.
"저도 랩 하고 싶죠. 당연한 말이지만. 랩 앨범에 대한 작업도 생각 안하고 있지 않아요. 단지 여러 활동으로 인해 작업이 밀린 것 뿐이에요. 늦어도 내년 중반 이전에는 나올 거고요. 음악적으로 새로운 걸 해야 하는 시점에 (새로운) 그걸 찾아야 한다는 것에 대한 스트레스가 많았고요. (이 앨범으로) 이러한 색다른 시도를 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매드클라운은 이 앨범의 만족도에 대해 "너무 만족하고 재미있었던 작업이었다"라고 덧붙였다. 그리고 이 앨범이 작사가로서 첫 발을 떼는 앨범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매드클라운은 이 앨범에 대해 "아티스트로서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었던 앨범이었고 작사가 매드클라운으로서 본격적으로 활동하는 계기가 된 앨범이 됐다"라며 "힙합 뮤지션에서 완전히 180도 새로운 다른 장르를 시도한 첫 앨범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제가 예전부터 듣고 자랐던, 제게 많은 영향을 미쳤던 발라드 뮤지션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는 오마주 앨범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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