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21일 서도밴드의 미니앨범 '문 : 디스인탱글'(Moon : Disentangle)이 발매됐다. '문 : 디스인탱글'은 현시대의 애환을 '달'이라는 매개체에 담아 이야기를 엮어낸 앨범이다.
서도밴드는 이번 앨범을 통해 '조선팝'을 정의한다. 전통음악의 특징적인 이야기, 리듬, 멜로디를 팝적인 요소와 혼합한 서도밴드의 장르라는 설명이다.
앨범이 발매된 후 스타뉴스와 만난 서도밴드는 '조선팝'이라는 장르에 대한 설명과 함께 자신들이 진정하고 싶은 이야기에 대해 설명했다.
-앨범이 발매되고 열심히 활동 중입니다. 소감이 어떠신가요
▶서도(보컬)=개인 활동과 밴드 활동을 병행했는데 밴드 앨범을 낼 수 있어 새롭게 데뷔한 느낌이에요. 많은 분들이 기다려주신 밴드 앨범을 낼 수 있어서 감사해요. 특히 텀블벅 프로젝트 펀딩을 통해 제작해서 첫 시작이 더 뜻깊어요.
▶박진병(퍼커션)=앨범이 나온 지 일주일 정도 지났는데 듣고 싶었던 반응들이 들리는 것 같아요. 음악으로 들려드리고 싶었던 감정을 나름 잘 담아냈다는 생각이 드네요.
▶김성현(건반)=가야 할 길이 천 리인데 아직 한 걸음을 내디뎠다는 마음이에요. 앞으로도 열심히 하겠습니다.
▶양정훈(드럼)=앨범을 준비하면서 인간적으로 다양하고 많은 경험을 한 것 같아요. 이렇게 앨범을 낼 수 있게 도와주시고 후원해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드려요. 부족할 수도 있지만 첫 앨범이니까 앞으로 좋은 음악 기대해주세요.
▶김태주(베이스)=저희가 구상했던 스토리를 담아내고 공감해주셔서 너무 좋아요. 앨범을 준비하며 인간적으로나 음악적으로 성장한 것 같아요. 후원해주신 분들뿐만 아니라 좋은 분들을 많이 만나 좋은 기억이었어요.
▶연태희(기타)=일단 좋은 멤버들이 같이 있어서 좋은 음악이 나온 것 같아요. 하나를 해냈다는 것에 의의를 두고 앞으로도 열심히 음악 하겠습니다.
-이번 앨범은 어떤 앨범인가요.
▶서도=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애환을 담아보려고 했어요. 우리가 달을 보고 소원을 비는 것에 영감을 받았어요. 무조건 적인 믿음을 보내는 달을 저희 음악에 비유해 저희 음악이 어려운 상황에도 지켜주겠다는 내용이에요.
▶김태주=쭉 들으면 스토리가 이어지게끔 수록곡을 작업했어요.
▶서도=사실 처음부터 그런 건 아니었고 수록곡을 리스트업 하다 보니 '하나의 이야기가 될 것 같은데'라는 생각이 들어서 만들었어요. 특히 수록곡 '향기 없는 꽃'은 따로 소설도 만들었고 텀블벅 굿즈에도 포함했어요.

-서도 밴드는 '조선팝'이라는 장르로 많이 알려져 있는데 '조선팝'은 무엇인가요.
▶김성현=일단 조선과 팝의 합성어죠. 서도가 판소리 전공을 하다 대학교에서 실용음악을 전공해서 음악적 색채에 팝과 판소리가 있어요. 그러니 우리가 하는 음악은 조선팝으로 밀고 가면 좋을 것 같아 탄생하게 됐어요.
▶서도=한 가지 걱정되는 것은 조선팝이라고 했을 때 전통 음악의 범주에서 바라봐주시는 것이에요. 저희는 조선팝 역시 대중음악이라고 생각해요. 예전에는 '퓨전 국악'이라는 표현이 많이 나왔는데 '퓨전 국악'이 주는 클리셰적인 느낌이 싫어서 새로운 '조선팝'이라는 단어를 만들었어요.
▶연태희=저는 퓨전 국악이라는 말이 익숙했는데 그 말을 쓰다가 혼나기도 했어요.
▶양정훈=개인적으로 음악을 장르에 가두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요. 저희의 음악도 음악 자체로 받아들여 주셨으면 좋겠어요. 조선팝은 저희를 소개하기 위한 하나의 매개체니 저희의 음악을 듣고 받아들여 주셨으면 좋겠어요.
▶박진병=저희를 대표하는 키워드라는 말이 맞는 것 같아요. 저희가 보여드리고 싶은 감정을 축약하고 음악을 들을 때 쉽게 하기 위해 짧게 만든 거죠. 계속해서 저희만의 감정을 완성해 나가야할 것 같아요.
-그렇다면 '조선팝'만의 특징점이 있을까요.
▶양정훈=음악이라는 것 자체는 동일해요. 다만 아티스트마다 대중적이면서도 새로운 것을 추구한다고 생각하는데 저희는 그게 국악적인 요소인 것 같아요.
▶서도=아티스트는 분명히 시대성을 반영해야 하지만 친절해지는 것은 위험하다고 생각해요. 더 새롭고 마니아적인우리 만의 새로운 소스를 찾으려고 해요. 새롭고 좋은 것을 깊게 파고들어 트렌드 세터가 되고 싶어요. 많은 분들께 '이렇게 멋진 것도 있다'고 전파하고 싶어요.
▶양정훈=일차원적으로 설명하면 국악적인 것을 담지만 국악기는 들어가지 않아요. 기존의 '퓨전 국악'이 판소리나 민요의 창법 혹은 국악기를 재구현하는 것이라면 저희는 현대적인 악기나 창법을 통해 이야기를 풀어가죠.
▶박진병=사실 이런 질문이 나오는 것은 저희가 아직 '조선팝'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해서 그런 것 같아요. 앞으로 '조선팝은 이런 것이다'라고 말할 수 있게 되는 게 저희의 목표가 될 것 같아요.

-국악기가 없는 밴드 편성도 눈에 띄네요.
▶서도=사실 저희는 전통음악을 세계화하고 싶은 욕망이 있어요. 그런데 보사노바·탱고처럼 전통 음악이 세계화된 사례를 보면 특징적인 악기보다는 명확한 장르만의 박자가 있더라고요. 아직 그런 쪽에서 한국 전통음악 시장이 부족한 것 같아요. 그래서 저희는 우리만의 그루브를 표현해보자 악기는 달라도 그루브는 표현할 수 있으니까 그런 점을 노렸어요.
▶양정훈='강강술래' 같은 경우에도 국악기는 없지만 떠오르는 이미지 알고 있는 소리에 대해 잘할 수 있는 악기로 표현해보자는 생각에서 시작했어요.
▶연태희='뱃노래'의 후반부 '어기야디어차'같은 부분도 마찬가지에요. 8분의 6박자로 앞부분은 메트로놈을 찍어서 했는데 그 부분은 큰 박자만 찍고 나머지 그루브는 저희끼리의 호흡을 강조하면서 맞춰갔어요.
-서도 씨는 국악을 전공했지만 다른 멤버들은 국악과의 인연이 있나요.
▶양정훈=다들 비슷할 텐데 대학교 수업에서 소리북, 꽹가리 치는 거 정도 배워봤어요.
▶김태주=저도 꼭 받아야 하는 의무 교육이 전부인 것 같아요. 지금은 서도를 통해 훈련을 받고 있지만 예전에는 몰랐어요.
▶김성현=저는 약간 생각이 달라요. 음악은 소리의 파장이고 훈련을 통해 체득한다고 하지만 한국인이라면 내재된 피가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 전통적인 리듬은 모든 한국인이라면 있다고 생각해요.
-앞서 최백호 씨와 KBS 1TV '싱스트릿'과 함께 방송에 나왔어요. 그때 심경은 어땠고 또 앞으로 함께 해보고 싶은 가수가 있나요.
▶서도=제가 5살부터 국악을 하며 계속 음악을 해왔는데 제가 음악을 했던 순간 중 가장 스파크가 셌던 순간이에요. 다른 멤버들도 다 그렇게 느꼈을 거에요. 너무 벅차서 최백호 선배님께 말씀드리니 '그게 음악인의 특권이다'라고 말씀해주셨어요. 앞으로는 해보고 싶은 가수님은 강산에 선배님이에요. 아티스트는 자기의 사상과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가감 없이 표현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저도 강산에 선배님을 닮고 싶어요.

-앞으로의 활동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서도=7월 24일 비대면 단독 콘서트가 예정되어 있어요. 최백호 선배님도 게스트로 함께 해주세요. 발매 기념 쇼케이스라는 느낌으로 전 곡을 멋지게 보여드릴 생각이에요. 그동안 대면 공연이 정말 없었는데 많은 분들이 요청하신 곡을 준비해서 나가겠습니다.
▶연태희=지난해에는 비대면으로 진행했어요. 이번에 대면으로 한다고 하니 긴장되고 설레네요.
▶김태주=사실 지난해에는 세 번이나 엎어져서 어쩔 수 없이 비대면으로 했어요. 모든 아티스트분들이 그렇겠지만 저희도 대면을 할 수 있어서 너무 기대돼요.
▶김성현=저희의 매력 중 하나가 라이브에서 오는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다른 곳에서 느낄 수 없는 에너지와 호흡이 큰 힘이에요. 안 온 사람은 있지만 한 번밖에 온 사람은 없다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마지막으로 팬들과 앞으로 팬이 되어주실 분들에게 한 마디 한다면요.
▶연태희=저희의 첫 EP를 사랑해주시고 응원해주셔서 저희도 노력하고 있어요. 단독 콘서트도 열심히 준비하고 있으니 관심있으시면 표도 사주시고 항상 평안하시고 건강하게 지내시길 기원하겠습니다.
▶김태주=다시 한번 팬분들과 앨범에 도움을 주신 분들에게 감사드려요. 그동안 못했던 공연의 아쉬움까지 담아서 발산할 수 있는 한을 풀 수 있는 콘서트를 준비했으니 함께 놀아주셨으면 좋겠어요.
▶양정훈=이걸 봐주시는 분들도 저희 음악을 들어주시면서 같이 생각을 즐겨주시고 '이런 음악이구나'라는 생각을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김성현=긴말하지 않겠습니다. 옛말에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보고 느껴주세요.
▶박진병=앞선 인터뷰들과 팬분이 항상 이런 질문을 해주셨어요. '조선팝이 뭔가요?'. 그 질문에 처음으로 선보이는 공연이에요. 보여드릴 테니 궁금하시면 찾아와주시면 됩니다.
▶서도=항상 인류의 역사를 살펴봤을 때 어려움이 있었지만 결국 극복한 것 처럼 이번 시기 또한 적응하고 이겨낼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저희도 현실에서 최선을 다할 테니 각자 힘내주셨으면 좋겠어요.
이덕행 기자 dukhaeng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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