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스타뉴스가 창간된 이래로 가요계에는 수많은 사건들이 벌어졌다. 인생의 희로애락을 담은 노래처럼 다양한 사건들은 국민들을 울고 웃게 만들었다. 여러 논란 및 사건사고로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 사건도 있다. 또한 상상하지 못한 일들로 상상하지 못했던 변화가 일어나기도 했다.
스타뉴스는 창간 18주년을 맞아 대중음악계 영향력 있는 전문가 18인을 대상으로 '지난 18년간 가요계 가장을 많은 영향력을 끼친 사건'을 주제로 최근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총 18명의 전문가는 스타뉴스가 창간된 2004년부터 현재까지 가요계에 가장 영향력을 미친 사건 2개를 선정하고 그 이유를 밝혔다.

싸이가 문 열고 방탄소년단이 완성한 K팝의 글로벌화
18명 중 12명(66.6%)의 전문가가 'K팝의 글로벌화'를 가장 영향력 있는 사건으로 선정했다.
2012년 발매된 싸이의 '강남스타일'은 전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빌보드 '핫100'에서 2위까지 올랐다. 한때 유튜브 조회수 1위 뮤직비디오라는 타이틀을 가졌던 '강남스타일'은 K팝이 세계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는 방법론을 제시했다.
이후 등장한 아이돌은 한국이 아닌 전 세계를 무대로 활동 반경을 넓혀가며 K팝의 글로벌화를 이끌었다. 특히 방탄소년단은 K팝의 글로벌화를 완성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전 세계적인 인기를 자랑하게 됐다.
정욱 JYP 대표는 "단순히 시장이 커지고 넓어진 것을 의미한다기보다 가요계의 몇몇 기업들이 내외적으로 산업화를 이뤄가는 계기가 됐고 가요가 콘텐츠 산업 영역에서 다른 형태의 산업으로 진화하는 동력이 됐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라이머 브랜뉴 뮤직 대표는 "K팝의 글로벌화는 국가 경제뿐만 아니라 국가 이미지 제고에도 큰 도움이 되었지만, 앨범을 제작할 때 인종, 문화 등 다양한 요소들을 고려할 필요가 생기면서 더욱더 세심함이 요구되고 있다"고 전했다.
최진우 하이업 엔터테인먼트 대표는 "음악산업 시장이 확실히 달라지고 있는 시점에서 다년간의 해외시장 진출에 대한 진가가 발휘되고 있는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K팝이 단순히 글로벌 시장의 교두보 역할로서 마무리된 것이 아니라 한국의 문화와 음식 등 다양한 모습을 알렸으며, 앞으로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수진 카카오 엔터테인먼트 제작 본부장은 "BTS는 미국, 영국, 일본, 독일 4강의 음악 비즈니스 강국들이 제패하던 글로벌 음악시장에서, 변방, 그리고 제3세계 음악으로 치부되어온 K팝이 이제는 더이상 배제할 수 없는 주요 음악 장르이자 주된 트렌드가 되었음을 직접적으로 보여주었다고 판단된다"고 평가했다.

코로나19 직격탄 맞은 가요계, 대안으로 떠오른 비대면 소통
2위는 총 7표(38.8%)를 얻은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소통'이 차지했다.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는 가요계도 피해 갈 수 없었다. 특히 많은 팬들과 가수들이 현장에서 만나 음악으로 소통하는 특성상 함께 모일 수 없다는 점은 가요계에 치명적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우리는 답을 찾을 것이다. 늘 그랬듯이'라는 영화 '인터스텔라'의 대사처럼 가요계는 마냥 손을 놓고 있지 않았다. 온라인으로 함께하는 비대면 공연을 비롯해 비대면 팬사인회, 영상통화 이벤트 등을 통해 다양한 비대면 행사들이 오프라인 행사를 대체했다. 또한 메타버스, 증강현실(VR), 가상현실(AR) 등 신기술이 대두되며 새로운 기회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탁영준 SM엔터테인먼트 대표는 "기존에 오프라인에서 진행되던 활동이 팬데믹으로 인해 제한되면서 비대면 팬사인회, 온라인콘서트 등 온라인에 적용된 새로운 방식들이 생겼고, 비대면 소통을 위한 콘텐츠도 다양해졌다"고 밝혔다.
김진우 RBW 대표는 "예측하지 못한 코로나 사태로 인해 새로운 공연 및 팬덤 문화 등이 생겨났다. 이로 인해 아티스트의 활동 전반에 미치는 다양한 요소들이 새롭게 변화했고, 앞으로 더욱 변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전했다.
이원민 WM엔터테인먼트 대표는 "대면 콘서트를 통해 직접적인 관객과 아티스트와의 소통이 필수로 여겨졌던 과거와 달리 , 코로나 19로 인해 언택트 공연이 자리 잡기 시작하면서 XR·AR·등 다양한 신기술을 활용해 다채로운 볼거리를 제공하게 됐다. 이에 따라 가요 콘텐츠 산업에서도 디지털 전환이 점차 빠르게 변화해가고 있다"고 말했다.

'오디션 프로그램 열풍'-'달라진 음악 소비 문화' 나란히 3위
나란히 5표(27.7%)를 차지한 공동 3위에는 두 가지 사건이 이름을 올렸다. 먼저 '오디션 프로그램 열풍'이다.
2009년 엠넷 '슈퍼스타K'를 시작으로 방송계에서는 수많은 오디션 프로그램이 제작됐다. '슈퍼스타K', '케이팝스타' '프로듀스101' 등 다양한 포맷의 오디션 프로그램은 많은 시청자들의 관심을 받았다. '쇼미더머니' '슈퍼밴드' '내일은 미스트롯' 같이 특정 장르에 초점을 맞춘 프로그램도 많은 인기를 얻었다.
권재영 A9미디어 대표는 "평범했던 사람이 스타가 되는 과정을 보여주면서 누구나 스타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을 준 게 가요계에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누구에게나 가수라는 직업에 길을 열어주고 용기 내게 만들어 더 많고 다양한 아티스트들이 탄생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달라진 음악 소비문화' 역시 5표를 차지했다.
2000년대 중반 이후 가요계는 큰 변화를 맞이했다. 오프라인 음반시장이 불황에 빠진 대신 온라인 음원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한 것이다. 그러나 음원 불법 유통이라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며 음악 산업은 심각한 위기에 처했다.
다행히 소비자들의 인식 개선과 함께 여러 음원 사이트 들이 유료화를 단행하며 돈을 내고 음원을 소비하는 문화가 자리잡았다. 가수들이 신곡을 발매하는 패턴 역시 오랜 기간을 거쳐 큰 단위의 앨범을 발매하는 것에서 싱글 단위의 음원을 짧은 주기로 공개하는 것으로 변화했다.
SBS 박성훈 CP는 "음악을 담는 매체의 변화가 음악을 소유하던 시대에서 구독하는 시대로의 이행을 만들어 내고, 음반 단위의 소비에서 곡 단위의 소비로 변화를 이끌어 내며 가수들의 활동 방식과 주기를 바꾸어 버렸다"며 "1분 미리듣기 등 '영업'을 위한 기법들의 등장이 음악의 인트로가 단순해지거나 간주가 사라지는 등 음악 작법의 변화로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장윤정·박현빈→송가인·임영웅, 주류가 된 트로트
5위는 송가인·임영웅이 몰고 온 트로트 광풍이었다. 총 4명의 전문가(22.2%)가 투표했다.
2004년 가수 장윤정은 '어머나'는 국민적인 열풍을 끌었다. 이후 박현빈, 홍진영 등이 등장하며 젊은 트로트 가수의 계보를 이었다. 그러나 트로트가 가요계 주류로 자리 잡았다고 보기에는 여전히 성장이 필요했다.
본격적으로 트로트 광풍이 몰아친 것은 2019년 TV조선 '내일은 미스트롯'을 통해서다. 송가인, 홍자 등 '미스트롯' 출신 트로트 가수들은 소외됐던 중장년 층에게 새로운 즐길거리를 만들어줬고 트로트라는 장르를 가요계의 중심으로 끌어왔다. 2020년 TV조선 '내일은 미스트롯'은 그 열기를 폭발적으로 증가시켰다. 임영웅, 영탁, 장민호, 이찬원, 김호중 등 많은 가수들이 다채로운 매력을 자랑했으며 아직까지도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노현태 생각엔터테인먼트 대표는 "소속감의 부재를 겪는 어른들에게 새로운 취미를 갖게 해주는 긍정적 효과를 낳았다고 생각한다. 부모님이 자녀의 팬 문화를 이해하게 되어 지지하기도 하며 공감대를 형성하는 둥 세대 대통합을 이뤄내며 전연령층이 즐길 수 있는 새로운 장르를 탄생시켰다. 현재 SNS상에서도 콘서트에 간 자녀를 기다리는 부모님의 모습이 아닌 콘서트를 간 부모님을 기다리는 자녀들의 사진이 올라오고는 한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이밖에도 '버닝썬 게이트' '빚투·마약·학폭·음주운전 등 사건사고' '아티스트의 세계관 열풍' 등이 각각 1표를 얻었다.
설문 참가자 명단(가나다 순)
강수진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제작본부장, 권재영 A9미디어 대표, 김남형 GF엔터테인먼트 대표, 김연수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 부사장, 김진우 RBW 대표, 노현태 생각엔터테인먼트 대표, 라이머 브랜뉴뮤직 대표, 박성훈 SBS CP, 방재혁 KQ엔터테인먼트 이사, 신정수 웨이크원엔터테인먼트 대표, 이원민 WM엔터테인먼트 대표, 이종화 브레이브엔터테인먼트 부사장, 이형진 MLD엔터테인먼트 대표, 이훈희 스타쉽엔터테인먼트 대표, 정욱 JYP엔터테인먼트 대표, 진정균 GLG 이사, 최진우 하이업엔터테인터먼트 대표, 탁영준 SM엔터테인먼트 대표
이덕행 기자 dukhaeng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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