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스터트롯 2' 출연은 우물 밖으로 나오고 싶었던 저의 발악, 외침이었어요."
트로트 가수 박서진이 좁고 깊은 우물을 벗어났다. 어느 순간 자신을 옭아매던 장구를 잠시 벗어두고 오직 목소리 하나로 승부수를 띄운 용기 덕분이다.
박서진은 최근 서울 마포구 신수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새 미니앨범 '춘몽' 발매 기념 라운드 인터뷰를 통해 스타뉴스와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3일 발매되는 '춘몽'은 봄에 꾸는 꿈이라는 의미를 가진 앨범으로, 타이틀곡 '지나야'를 포함해 '춘몽' '헛살았네'와 전곡의 인스트루멘탈(반주) 트랙 등 총 6곡이 수록됐다.
박서진은 '춘몽'으로 컴백하는 소감에 대해 "정경천 선생님께서 제가 노래 부르는 걸 감명 깊게 보시고는 먼저 연락을 해주셨다. 그래서 새 미니앨범 발매가 이뤄졌고, 저에게 다 맡겨주셔서 감사했다"라고 밝혔다.
◆ 존경하는 대선배 나훈아에 곡 받아 영광스러워

타이틀곡 '지나야'는 나훈아가 작사하고 정경천이 작곡·편곡해 많은 화제를 모았다. 여전히 가슴에 남아 있는 연인에 대한 마음을 특유의 솔직한 방식으로 표현한 가사가 돋보이는 곡이다.
이에 대해 박서진은 "동명이인인 줄 알았는데 정말 나훈아 선생님이 작사를 하셨더라. 원래 작사를 해주시는 일이 잘 없다고 들었는데 정말 감사했다. 저만의 '지나야'는 비음 섞인 목소리에 달콤함과 애절함, 떠나간 지나를 찾는 곡으로 해석한 게 포인트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녹음을 시작하면 한 곡 당 거의 3시간 반 정도 걸리는데 이번에는 세 곡을 그것도 안 되는 시간에 끝냈다. 연습인 줄 알았는데 녹음이었던 거다. '지나야'는 7~8번 정도 부르고 오케이를 받았다. 나훈아 선생님의 곡을 받아서 정말 영광이고, 존경한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박서진은 또 "그동안 듣지 못한 트로트 색깔이 확실하게 나왔다고 생각한다"라며 "음원 차트에 들어가는 것보다도 행사장에서 관중석에 마이크를 넘겼을 때 따라 불러 주시면 좋을 것 같다"라고 포부를 드러냈다.
◆ '미스터트롯 2' 탈락, 최선 다했기에 아쉬움 없어

박서진은 TV조선 예능 프로그램 '미스터트롯 2'를 통해 장구를 내려놓은 새로운 모습으로 큰 인기를 모았고, 투표 최상위권을 유지하며 강력한 우승후보로 점쳐졌다.
하지만 안성훈과 대결에서 아쉽게 탈락하자 일각에서는 높은 득표수를 유지하던 그가 탈락한 것을 두고 공정성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박서진은 "1등 욕심으로 출연한 게 아니라 제가 좋아하는 노래를 계속하고 싶어서 출연했기 때문에 탈락 아쉬움은 없었다"라고 밝혔다.
또 "그 무대를 준비하기까지 최선을 다해서 아쉬움은 없다"라며 "방송이니까 좋게 봐주셨으면 좋겠다. 방송이니 어쩔 수 없이 탈락자가 있어야 하고 나쁜 역할도 있어야 하지 않나. 그렇게 비춰보다 보니 공격 대상이 생긴 것 같기도 하다"라고 조심스럽게 부연했다.
그러면서 "사실 떨어질 걸 대비하고 무대를 해서 마음이 편했다. 형(안성훈)이 말하기를 '어차피 무대할 거 편집 안 될 너랑 하는 것도 좋을 거 같다'고 하더라. 제가 (안)성훈 형을 이길 만한 게 없다고 생각했는데, 팬들은 아쉬움이 컸던 것 같다. 추가 합격자에 당연히 이름을 올릴 거라고 생각하셨는데 그러지 않아서 마음이 좋지 않으셨던 모양이다"라며 미소를 지었다.
◆ '장구 치는 걔'의 발악 깃들었던 '미스터트롯 2' 출연

박서진은 '미스터트롯 2'에 출연하며 자신의 이름을 더욱 널리 알렸다. '장구의 신'이라는 수식어를 가져다 준 장구를 내려놓고 오직 목소리 하나로 승부했기에 더욱 값진 도전이었다.
그렇다면 박서진은 과연 무엇을 위해 '미스터트롯 2'에 출연했을까. 이에 대해 그는 "박서진이라는 이름을 좀 더 알리고 싶었다"라며 "우물 밖으로 나오고 싶었던 발악, 외침이 아니었나 싶다"라고 속내를 고백했다.
이어 "'장구 치는 걔'라고 하시는 분이 절반 이상이더라. 그래서 출연을 결심했다. 시즌 1 때 출연하지 않은 건 자만이었던 것 같다. 제가 무명일 때 출연하고 싶었던 '전국노래자랑' '불후의 명곡'에 출연 중이니 다른 사람들에게 기회를 주는 게 맞다는 생각도 있었다"라고 털어놨다.
끝으로 박서진은 롤모델로 나훈아를 언급하며 "꿈은 크게 가져야 중간이라도 간다고 하더라. '트로트 하면 나훈아'처럼 '트로트 하면 박서진'이 됐으면 좋겠다. 나훈아 선생님처럼 모든 곡을 잘 소화하고 재치가 있고, 무대를 장악하는 카리스마를 갖추고 싶다"라고 존경심을 표했다.
김노을 기자 sunset@mtstarnews.com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