뙤약볕에 소방차 출동…방탄소년단 리마 공연 3일 풍경



그룹 방탄소년단(BTS·RM·진·슈가·제이홉·지민·뷔·정국)의 첫 페루 공연이 막을 내린 가운데, 뙤약볕 아래 공연장 앞을 지킨 현지 팬들과 이들을 위해 소방차까지 동원한 리마 시의 모습이 화제다.
방탄소년단은 지난 7일과 9일, 10일(현지시간) 페루 리마 에스타디오 산마르코스에서 월드투어 '아리랑' 공연을 열고 페루 일정을 마무리했다. 세 차례 공연은 모두 매진됐다.3일간 약 15만1500명의 관객이 몰렸다.
페루 매체 RPP는 지난 10일 리마 산마르코스 경기장 주변에서 소방대원들이 BTS 팬덤 아미(ARMY)에게 물을 뿌리는 모습을 보도했다. 이날 리마의 최고 기온은 28도. 팬들이 햇볕을 피하려고 임시 그늘을 만들거나 음료를 구입하는 등 더위에 대비했다. 그러나 팬들이 공연장에 일찍 입장하기 위해 장시간 대기하면서 탈수와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사례가 발생했다
그러자 페루 자원소방대가 나섰다. 소방대원들은 철제 펜스 뒤에서 입장을 기다리던 팬들에게 호스로 물을 뿌려 열기를 식혔다. 리마 시는 "리마 시와 긴밀히 협력해 행사 안전 계획을 함께해 준 소방대의 소중한 지원에 감사한다"고 밝혔다.
현지 언론이 포착한 것은 더위만이 아니었다. 첫 공연이 열린 7일에는 경기장 입구를 향한 대기 행렬이 1㎞ 넘게 이어졌다. 일부 팬들은 좋은 자리를 확보하기 위해 공연 전부터 경기장 주변에서 밤을 보내기도 했다. 현지 매체 엘 코메르시오는 입장을 기다리는 팬들 사이에서 음식과 메이크업, 헤어스타일링 등을 제공하는 소규모 상인들의 모습도 전했다.
렌소 레히아르도 리마 시장도 직접 대응에 나섰다. 레히아르도 시장은 페루 방송사 RPP에 출연해 공연마다 경찰 약 1000명과 시 직원 약 1000명이 교통 정리와 청소, 안전 관리에 투입됐다고 밝혔다. 첫 공연 뒤에만 쓰레기 20톤을 수거했다고도 했다.
대기 줄 자리를 돈 받고 파는 상인들까지 등장했다. 혼잡이 커지자 리마 시는 마지막 공연의 입장 시간을 오후 2시로 앞당겼다. 레히아르도 시장은 "오늘은 경기장을 오후 2시에 열겠다"고 말했다. 팬들의 요청에 따라 공연장 주변에 이동식 화장실 25개도 설치했다. 공연이 끝난 뒤에는 무료 버스 80여 대가 팬들을 실어 날랐다.
더위도 팬들의 열기를 꺾지는 못했다. 9일 공연을 보러 온 17세 팬 아날리는 "방탄소년단을 보려고 우앙카벨리카에서 왔다. 온 마음을 다해 사랑한다(Vengo desde Huancavelica para ver a BTS. Los amo con todo mi corazón)"고 했다.
마지막 공연이 열린 10일, 공연장 근처 다리 밑에서는 팬들이 손수 만든 열쇠고리와 머리띠, 작은 라마 인형 등을 나누는 '프리비' 교환이 이어졌다. 페루 전통 의상에 방탄소년단 로고를 수놓고 페루 남부의 전통 춤 '디아블라다' 장식을 더해 입고 온 학생 벨렌은 "방탄소년단은 팬데믹의 힘든 시기에 나를 도와줬다(Me ayudó en los difíciles momentos de la pandemia)"고 말했다.
쿠스코에서 온 한 아버지는 안데스 전통 모자 '추요'를 챙겨 와 팬들과 나누며 "진이 이 패션을 하고 있다(Jin está con esta moda)"고 웃었다. 팬들은 13일 생일을 맞는 지민을 위한 공연장 이벤트 전단도 나눠줬다.
한편 BTS가 머무는 호텔 주변에 인파가 몰려 멤버들과 스태프가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고 투숙객에까지 폐를 끼치고 있다는 RM의 호소가 나온 뒤, 현지 팬덤은 사생활과 휴식을 존중해 달라고 촉구했다. 페루 매체 RPP도 호텔 주변의 인파와 팬들의 요청을 보도했다.
해외 팬 커뮤니티 레딧에서도 RM의 메시지에 공감하는 반응이 이어졌다. 한 이용자는 멤버들뿐 아니라 같은 호텔에 묵는 다른 투숙객들까지 소음으로 불편을 겪는 점을 지적했다. 또 다른 이용자는 페루 팬들이 BTS의 사생활을 보호해 달라고 현지 언론에 미리 요청했지만 제대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점을 안타까워했다. 반면 호텔 앞에 모인 사람들이 모두 아미라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나왔다. 현지 관광지 특성상 일반 방문객과 호기심에 찾아온 사람들도 섞여 있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BTS는 오는 14일과 16~17일 칠레 산티아고에서 '아리랑' 투어를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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