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가담배 도입과 관련해 여야가 뒤로 물러섰다. 등 돌린 민심에 급하게 말을 바꾼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원내대책회의에서 노인이나 저소득층의 불만과 관련해 저가담배 개발 필요성을 정책위원회에서 검토해볼 것을 지시했다. 지난 18일에는 새정치민주연합 전병헌 최고위원이 봉초담배 등 저가담배 활성화 방안을 검토한 뒤 발의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후 비판이 빗발쳤다. 다수 누리꾼들은 "담배값 올린 지 50여 일 만에 뭐하는 짓이냐" "노인들과 저소득층은 싸구려 담배를 피라는 것인가" "4월 보궐선거를 앞두고 표를 얻어내려는 수작이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후 여야 나란히 "저가담배 도입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발을 빼고 있다. 뉴시스에 따르면 새누리당 초·재선 의원들의 모임인 아침소리는 23일 오전 전체회의에서 저가담배 도입 논란에 대해 "신뢰를 잃은 정책"이리고 지적했다.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은 "저가담배 도입 등의 이야기가 나오는 게 결국 정책 당국의 신뢰를 무너트리는 것"이라며 소탐대실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지금 당장은 일부 흡연자의 환심을 살지 모르지만 중장기적으로 정치권이 추진하는 정책에 대한 신뢰자체가 무너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영우 새누리당 의원은 "나쁜 정책보다 더 나쁜 정책은 일관성 없는 정책이다. 담배 정책과 관련해 좀 더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윤근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는 22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여당 원내대표가 저가담배를 운운하는 것 자체가 잘못됐다"고 말했다. 같은 당의 전병헌 최고위원의 발언에 대해서는 "당 원내와 정책위에서 검토한 것은 아니다. 이 문제는 신중히 검토할 생각"이라며 선을 그었다.
새정치민주연합 안규백 원내수석부대표는 "저가담배보다는 담뱃세 조정을 원천적으로 해야 한다"며 "담뱃값 현실화 문제를 재논의해야 한다고 본다. 양당 원내대표 간 상반기 중 (담뱃값 조정에 대한) 구체적 논의를 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KT&G 관계자는 "아직 저가담배 도입에 대해 공식적인 제의를 받은 바 없고, 검토한 적도 없다"고 밝혔다.
이를 접한 누리꾼들은 "저가담배? 애초부터 국민건강은 생각하지도 않았다" "세금 걷으려고 별짓을 다하네" "국민들을 더 이상 우롱하지마라" "이제 와서 저가담배 논의는 왜 하지?" 등 비판의 날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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