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주제작사 정승희 PD "'정정아 사건' 담은 책 내겠다"

개그우먼 정정아가 대형뱀 아나콘다에 물린 사고가 외주제작사 PD가 정정아에게 1000만원을 배상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정정아와 동행해 KBS2 '도전 지구탐험대'의 제작과 촬영을 담당한 정승희 PD(오초아 프로덕션 대표)는 1일 스타뉴스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당시 사고 장면을 촬영한 테이프를 공개하고 이 같은 결과를 밝혔다.
정 PD는 "공동 기자회견을 가졌던 지난달 21일에 이미 이 사건에 대한 도의적 책임을 지겠다고 공언한 바 있어 이를 보상해줄 예정이었고, 이틀 뒤 진형혜 변호사 사무실에서 만난 정정아가 '아나콘다에 물린 것에 대한 보상과 합의조로 500만원, 또 20일 정도의 촬영기간의 노무에 대한 대가로 1000만원, 총 1500만원을 요구해왔다"며 "일주일내로 500만원, 한달내로 500만원, 총 1000만원을 주기로 합의를 봐, 지난달 30일 500만원을 지급했다"고 설명했다.
정 PD는 자신의 다른 금전적 손실에 대해서도 털어놨다.
정 PD는 "이번에 정정아건 뿐만 아니라 정정아가 귀국한 후 '도전 지구탐험대' 500회 특집(10월 23일 방송용)을 다른 연기자를 데리고 촬영을 이틀째 진행하다가 접고 귀국했다"며 "항공료 2600만원을 포함해 프로그램이 KBS에 방영되지 못하면서 제작비를 받지 못해 8000만~9000만원 정도를 손해를 봤다"고 밝혔다.
또 정정아에게 보상금을 주기 위해서 담보 대출을 받았다며 경제적으로 힘든 사정에 대해서도 털어놨다. 정 PD는 "1985년 KBS 11기 카메라맨으로 입사, 주로 보도국에서 일하다가 YTN으로 옮겨 일하던 중인 1995년 미국에 이민을 갔다가 지난 5월 가족과 함께 한국으로 다시 돌아와, 제작비로 이미 5000여만원을 쓴 상태에서 현금 마련을 위해 담보 대출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는 사정을 밝혔다.
정 PD는 이와 함께 사고 당시 자신이 제대로 사후처리를 하지 못하고 촬영을 강행한 것처럼 보도한 언론사에 대해 진행하려 했던 명예훼손 소송을 접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 PD는 그 이유에 대해 "처음에는 언론사만 고소하려고 했는데, 언론사측에서는 정정아가 말한대로 기사화했다고 하니 이런 상황에서 정정아까지 대상으로 하면 일이 커지는데다가, 주변에서 너무 힘든 싸움이라며 자신까지 소진시키게 되는 소송만은 하지 말라는 권유를 해 소송을 하지 않기로 했다"며 "대신 이 에너지로 책을 쓰고 다른 프로그램을 만드는 데 쏟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내가 못된 놈으로 매도된 것에 대한 도의적 책임은 누가 지며, 내 실추된 명예에 대한 회복은 어디서 해야하는 것이냐"며 답답한 속내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어 '도전 지구탐험대'에 대한 지극한 애정을 드러내면서 "이 프로그램을 촬영하며 11살난 아들을 프로그램과 함께 키워왔는데, 아들 역시 이번 사건으로 인해 상처를 많아 받았다"며 말끝을 흐렸다.
한편 이번 정정아 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책을 내겠다는 의사도 밝혔다.
정 PD는 국내에서 몇 안되는 남미 전문가로서의 전문성을 인정받지 못하는 안타까움을 털어놓으며, "3, 4년 전부터 준비해온 남미에 대한 여행정보와 남미 촬영 정보를 담은 교과서적인 책을 집필해 출간하겠다"고 밝혔다. 또 "이번 일을 계기로, 여행정보 책에 정정아 사건을 집중적으로 담으려 한다"고 덧붙였다.
정 PD는 "그 동안 남미만 250회 정도 다녀왔으며, '도전 지구탐험'의 남미편을 직접 제작한 편수만 45편, KBS 촬영팀의 코디네이터 역할 등을 한 편수도 95편"이라며 "국내에 나와있는 남미 관련 서적은 정보력이 현저히 떨어져, 현장감 있는 남미 관련 서적을 쓰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 책이 마무리 되는대로 조연출과 함께 3개월 예정으로 남미 파타고니아로 가 새로운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싶다는 뜻도 밝혔다.
마지막으로 정 PD는 자신이 몸담고 있었던 KBS에 대한 사과의 뜻도 전했다.
정 PD는 "이번 일로 '도전 지구탐험대'와 같은 오지 탐험 프로그램이 폐지된다는 사실이 안타깝다"며 "KBS가 뭇매를 맞을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KBS측에 미안한 마음을 표현했다"며 "한 달 정도 시골에 내려가 책을 준비하며 근신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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