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병호의 침묵이 길어지고 있다. 메이저리그 진출과 국제대회가 맞물리며 괜히 도드라져 보인다. 딱 한 방이 아쉽다.
한국은 이틀 연속 활발한 공격력을 선보이며 프리미어12 조별리그 2연승을 달렸다. 도미니카전에 폭발한 타선이 베네수엘라를 상대로도 막강 화력을 과시했다. 그 가운데 KBO리그 홈런왕 박병호만이 침묵을 지켰다. 박병호는 이번 대회서 12타수 2안타를 기록 중이다.
준플레이오프까지 11타수 4안타 2홈런으로 준수한 타격감을 이어왔던 박병호지만 잠시 실전을 치르지 못하는 사이 날이 무뎌졌다. 박병호는 10월 14일 두산 베어스와의 준플레이오프 4차전을 마지막으로 치렀고 11월 4일 쿠바와의 평가전까지 3주 정도 공백이 있었다.
쿠바와의 슈퍼시리즈 1차전 4타수 무안타, 2차전 3타수 1안타를 쳤던 박병호는 8일 일본과의 개막전서 유일하게 멀티히트를 기록하며 감을 찾은 듯했다. 일본에게 0-5로 완패했지만 박병호가 2루타 포함 안타 2개를 쳤다는 점에 위안을 삼을 수 있었다.
하지만 대만으로 이동 후 다시 감을 잃은 모양새다. 일본전까지는 팀 타선 전체가 무기력했다지만 지난 11일 도미니카전을 기점으로 대부분 타자들이 컨디션을 되찾았다. 이대호의 7회 투런포를 시작으로 폭발한 타선은 11안타를 몰아치며 10-1로 대승했다. 박병호만 5타수 무안타로 고개를 숙였고 정근우, 이용규, 김현수, 이대호 등 4명이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12일 열린 베네수엘라전에도 한국 타선은 상승세를 이어갔으나 박병호의 방망이는 여전히 무거웠다. 14안타 12득점으로 7회 콜드게임 승을 거뒀는데 박병호가 친 안타는 없었다. 특히 이날은 선발 9명 중 박병호를 제외한 8명이 안타를 때려 선발전원안타를 아쉽게 놓쳤다.
차라리 박병호만 침묵하는 상황은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 타자들 모두가 부진하면 아무래도 중심타자들의 책임감이 더 커져 침착함을 유지하기 힘들어진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타격감이 살아난 지금, 박병호가 아니더라도 해결사는 많다. 박병호가 느긋하게 여유를 찾고 남은 경기서 폭발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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