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쿠바 율리에스키 구리엘(31)이 또 한국을 넘지 못하며 베이징 올림픽의 한을 풀지 못했다. 이번에는 형, 동생까지 합세해 3형제가 총출동했지만 다시 탈락의 쓴잔을 들이켰다.
구리엘은 16일 대만 타이중 구장에서 열린 한국과의 프리미어12 8강전에 3번 타자 겸 3루수로 선발 출장했다. 4타수 1안타로 제 몫을 다했지만 팀의 2-7 패배를 막지는 못했다. 지난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결승전서 아쉬움을 삼켰던 구리엘은 7년 만에 찾아온 설욕 기회를 날리고 말았다.
한국의 야구팬들에게는 낯설지 않은 이름이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결승전 당시 구리엘의 병살타 덕분에 한국은 금메달을 목에 걸 수 있었다. 3-2로 앞선 9회, 1사 만루의 위기였지만 정대현이 구리엘에게 유격수 땅볼을 유도하며 극적으로 승리를 지켜냈다.
프리미어12 개막에 앞서 지난 4일과 5일, 한국은 쿠바를 고척돔으로 초청해 평가전을 치렀었다. 당시 입국하면서 구리엘은 "정대현을 잊지 못한다"고 했을 정도였다. 다만 이번에는 형 유니에스키 구리엘(33)과 동생 루데스 구리엘(22)이 함께 대표팀 유니폼을 입어 든든한 지원군을 데려왔다.
구리엘은 평가전 2경기서 7타수 4안타로 활약하며 단단히 칼을 갈았다. 하지만 막상 대회가 시작되자 무거운 방망이에 고전했다. 조별리그 5경기서 18타수 2안타로 부진했다. 대신 맏형 유니에스키 구리엘이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유니에스키 구리엘은 13타수 6안타 타율 4할6푼2리로 동생 몫까지 해냈다.
이날 8강전에는 3형제가 모두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막내 루데스 구리엘이 1번 2루수, 첫째 유니에스키 구리엘이 2번 중견수, 구리엘이 3번 3루수로 나란히 배치됐다. 막내 구리엘은 3타수 1안타, 첫째와 둘째 구리엘은 나란히 4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한국이 7-2로 넉넉히 앞선 8회초에는 구리엘과 정대현이 7년 만에 맞대결을 펼쳤다. 선두타자로 나선 막내 구리엘이 우측에 2루타를 치고 나가며 차우찬을 끌어내렸다. 무사 2루에 올라온 정대현은 맏형 구리엘을 삼진으로 잡았고 둘째 구리엘을 또 유격수 땅볼로 잡아내며 희망을 꺾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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