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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대행의 이례적 작심발언' 단 3개월, 키움에 희망을 제시할 수 있을까

'감독대행의 이례적 작심발언' 단 3개월, 키움에 희망을 제시할 수 있을까

발행 :
고척=안호근 기자
14일 키움 감독 대행으로 승격한 설종진 퓨처스 감독. /사진=키움 히어로즈 제공
14일 키움 감독 대행으로 승격한 설종진 퓨처스 감독. /사진=키움 히어로즈 제공

"프로 선수가 가져야 할 절실함이 안 느껴졌다."


미래가 보장되지 않는, 3개월짜리로 끝날 수 있는 감독 대행의 첫 공식 인터뷰에서 나온 발언이라고는 믿기 힘들 정도로 이례적으로 강한 메시지를 전했다. 설종진(52) 키움 히어로즈 감독 대행이 부임 후 선수들에게 지적한 이야기다.


설 감독 대행은 1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된 팀 훈련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팀 분위기가 가라앉았고, 냉정하게 말해 선수들이 프로야구 선수로서의 절실함이 부족해 보였다"며 "후반기엔 구단과 팬을 위해 더욱 절실하게 뛰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키움은 14일 홍원기(52) 감독과 고형욱(54) 단장, 김창현(40) 수석코치에게 보직 해임을 통보했다. 사령탑 공석은 설종진 퓨처스 감독이 맡게 됐다.


홍 감독의 계약 기간이 올 시즌까지였고 현재 91경기에서 27승 61패 3무, 승률 0.307로 9위와도 10.5경기가 벌어져 있어 3년 연속 꼴찌가 유력하다. 그렇기에 교체 시기에 대한 의구심도 들 수 있었다.


그러나 구단 관계자는 "홍 감독과 계약 기간을 마치는 것도 고려했으나 내년과 그 이후에 대한 준비를 할 중요한 시기라고 판단했다"며 "차기 감독 선임을 위한 준비를 하기 위해서도 홍 감독과 동행을 하면서 이를 진행하는 건 오히려 더 이치에 맞지 않다고 생각했다"고 빠른 결정의 이유를 설명했다.


설종진 키움 감독 대행이 15일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안호근 기자
설종진 키움 감독 대행이 15일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안호근 기자

당연히 키움의 현재 기조인 젊은 선수들 육성에 가장 포커스를 맞추겠지만 사상 초유 100패와 3할대 수성 등 결과도 포기할 수 없는 시점이다. 현실적으로 두 마리 토끼를 모두 포기할 수 없는 상황이기에 확고한 방향성을 잡고 남은 시즌을 이끌어갈 수 있을지 의구심이 따를 수밖에 없다. 더구나 1군에서 감독은 물론이고 코치 생활도 제대로 한 적이 없는 지도자이기에 17일부터 대구 원정으로 열리는 삼성 라이온즈와 4연전에 눈길이 쏠린다. 설 대행 체제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는 중요한 일전이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아직 경기는 치르지 않았지만 첫 공식석상에 나서 남긴 발언들을 통해서도 설 감독의 지도 철학이나 남은 시즌 키움의 방향성 등에 대해서 가늠해볼 수 있었다.


설 대행은 "부담감도 있고 책임감을 많이 느낀다"며 "홍 감독님과 통화했고 선수단 분위기를 잘 다잡아 시즌을 마쳐주길 바란다고 했다. 전반기 3할의 성적이었지만 남은 경기는 4-5할정도의 성적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전했다.


더불어 선수들에겐 태도와 관련된 강한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또 경기 운영과 투수 로테이션 등 그간 지켜봐온 문제점에 대한 생각도 가감없이 밝혔고 그동안 해오지 않았던 것들을 하겠다고도 공언했다. 적극적인 도루를 비롯한 작전야구로 침체에 빠져 있는 타선의 생산력을 극대화하겠다는 것이다.


감독으로서 가져야 할 확고한 철학도 있다. 설 대행은 "지도자는 3가지만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방향성을 잡아주고 관찰하고 판단을 내리는 것 이 세 가지만 잘한다면 좋은 지도자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올 가을 안우진 전역 후 내년 시즌에 대한 구상을 그려가야 할 시기다. 현재보다 미래가 더 기대되는 선수들에게 과감히 기회를 주고 성장을 이끌어야 하는 큰 숙제를 안았지만 이는 퓨처스에서 오랫동안 잠재력 있는 선수들을 지켜봐온 설 대행의 전문 분야이기도 하다.


전반기 종료 후 재개된 훈련에 나서고 있는 키움 선수들. /사진=안호근 기자
전반기 종료 후 재개된 훈련에 나서고 있는 키움 선수들. /사진=안호근 기자

다만 만약 승률이 2할대까지 떨어질 경우에도 확고하게 밝힌 자신만의 철학과 계획을 꿋꿋이 밀어붙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멀리서 바라본 것과 직접 겪어보는 1군팀 운영의 어려움도 현실적인 문제로 다가올 가능성이 크다.


주장 송성문은 설 대행이 천명한 작전야구에 대해 "따라야한다. 열심히 수행을 하고 준비를 해서 감독님이 원하는 야구를 해야 한다"며 "주루나 작전은 성공률을 높여야 더 빛이 나는 야구이고 결국은 그 작전을 수행하는 건 선수들이기 때문에 짧은 기간이지만 준비를 더 열심히 잘해야 후반기 때 새로운 야구를 펼치고 좋은 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설 대행에게 힘을 실어줬다.


최근 2군을 경험한 선수들은 물론이고 송성문도 설 감독을 충분히 잘 파악하고 있다. 그는 "선수들을 편하게 해주시는 분이고 그라운드 안에서는 칼 같은 부분이 있다고 느꼈다"며 "야구장 밖에선 선수들을 편하게 잘 대해주시고 야구장에서만큼은 틀을 벗어나지 않는 플레이를 하는 걸 좋아하시고 중시하시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키움 관계자는 "다양한 감독 후보군을 두고 이제부터 선임 프로세스에 돌입하려고 한다"며 설 대행도 배제되는 건 아니라는 데 고개를 끄덕였다. 정해진 게 있는 건 아니지만 향후 시즌을 어떻게 끌어가는지에 따라 정식 감독 후보로도 이름을 올릴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할 수 있었다.


설 대행은 당장 눈앞에 놓인 과제부터 처리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일단 선수단의 분위기를 잘 수습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오랫동안 히어로즈에 몸담았고 선수들이 어렸을 때부터 알고 지냈고 스타일이나 성격이나 이런 것들이 파악이 됐기 때문에 팀 분위기를 잘 다독이며 팀이 승리를 할 수 있게 최선을 다하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15일 훈련 후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는 송성문. /사진=안호근 기자
15일 훈련 후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는 송성문. /사진=안호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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