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 자이언츠가 황재균(29)을 잡지 못했다. 황재균을 잡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했지만 황재균의 메이저리그 진출 의지가 워낙 강했다. 그렇다고 마냥 손을 놓고만 있을 수 없다. 플랜B가 필요한 상황이다.
롯데는 15일 보도자료를 통해 "황재균이 구단과의 면담에서 오랜 꿈인 미국 메이저리그 진출 도전의사를 밝혔다"면서 "황재균과 마지막까지 계약을 위해 최선을 다해 협상을 했으나 황재균의 미국 진출에 대한 의지를 존중하고 미래의 성공을 응원하고자 한다"고 발표했다.
오랜 시간 롯데의 3루를 지켜온 황재균의 공백은 상당하다. 황재균은 지난 시즌 타율 0.335, 27홈런 113타점 97득점 25도루를 기록하며 맹활약을 펼쳤다. 특히 롯데 토종 타자 최초로 20(홈런)-20(도루) 클럽에 가입하기도 했다. 더불어 WAR 6.07을 마크하면서 해당 부문 팀내 1위에 올랐다. 수비뿐만 아니라 공격에서도 묵직한 존재감을 보여준 황재균의 공백 메우기는 2017시즌 롯데의 최우선 과제로 떠올랐다.
롯데는 이미 황재균의 잔류 여부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발판은 마련해놨다. 내야 멀티 요원으로 활약이 가능한 외국인 타자 앤디 번즈를 영입한 것. 번즈는 수비에서 큰 강점을 갖고 있는 선수다. 2016시즌에는 2루수로 55경기에 출전해 454⅔이닝을 소화했는데 실책은 2개에 불과했다. 2015시즌에는 3루수로 50경기에 출전, 448⅔이닝에 나서 실책 8개를 마크했다. 번즈는 황재균이 떠난 3루를 충분히 맡을 수 있는 능력이 있다.
다만 타석에서의 존재감은 물음표다. 번즈는 마이너 통산 6시즌 동안 610경기에 나서 타율 0.264 55홈런 283타점 87도루를 기록했다. 2016시즌 트리플A에서는 타율 0.230, 8홈런 38타점 13도루에 그쳤다. 기록적인 면에서는 아쉬움이 있어 중심타자였던 황재균이 보여준 존재감과 비교했을 때는 무게감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이에 따라 롯데의 젊은 선수들의 성장이 필요하다. 특히 지난 시즌 불의의 부상으로 제대로 시즌을 치르지 못한 오승택이 기대를 모은다. 오승택은 2015시즌 122경기에 나서 타율 0.275 8홈런 43타점 15도루를 기록하면서 호타준족으로서의 가능성을 드러낸바 있다.
오승택은 "더 이상 뒤로 물러날 곳이 없다. 정말 마지막 기회다. 주변에 잘하는 선수들도 점점 많아진다"면서 "만약 재균이형이 해외진출에 성공하게 된다면 누군가는 그 자리를 메꿔야한다"고 말한 바 있다. 황재균이 떠난 상황에서 오승택이 발전할 수 있다면 롯데의 플랜B의 성공 가능성도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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