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탈코리아=수원] 신준호 기자= 미친 존재감을 보여준 김대원(22, 대구FC)이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에 승선할 수 있을까.
대구는 17일 오후 7시 30분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19 KEB 하나은행 FA컵 32강에서 수원FC를 2-1로 제압했다.
경기를 앞두고 깜짝 손님이 찾아왔다. 축구 국가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파울루 벤투 감독이다. 벤투 감독은 비토르 실베스트레 골키퍼 코치와 함께 기자석에 앉아 양 팀의 대결을 관찰했다.
벤투 감독은 최근 6월 A매치 새 얼굴 찾기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지난 13일 아산무궁화와 부산 아이파크의 경기를 시작으로, 14일 인천 유나이티드와 울산 현대의 대결을 지켜보며 선수들을 점검했다. 대구와 수원FC 경기 역시 선수들의 기량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자 하는 의지가 담긴 행보였다.

그렇다면 두 팀의 경기에서 벤투 감독에게 점검받을 선수는 누구였을까. 조현우가 명단에서 제외된 상황에서, 대구의 돌풍을 이끌고 있는 김대원이었을 확률이 높다. 김대원은 지난 시즌 23경기에 출전해 3골 5도움을 터트리며 안드레 체제의 황태자로 거듭났다. 이번 시즌도 7경기 모두 선발 출전해 에드가, 세징야와 함께 대구의 축구 열풍을 이끌고 있는 선수다.
상승세와 함께 벤투 감독에게 눈도장을 찍을 절호의 기회였지만, 김대원은 선발이 아닌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최근 일본, 수원을 오고가며 강행군 중인 대구는 로테이션을 가동해 체력 안배를 추구했다. 김대원 대신 전현철과 김진혁을 선발 기회를 잡았다.
로테이션으로 승리하길 원했던 안드레 감독의 생각과 다르게, 대구는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전반전 김진혁의 고군분투를 제외하면 이렇다 할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오히려 수원FC에 날카로운 역습을 허용하며 접전이 이어졌다. 안드레 감독은 결국 후반 시작과 함께 전현철을 빼고 김대원을 투입했다.
김대원이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는 데에는 45분이면 충분했다. 다른 선수들과 움직임부터 달랐다. 왕성한 활동량으로 중원까지 내려오며 공격의 물꼬를 트기 위해 노력했고, 빠른 속도로 수원FC 중원을 휘저었다. 최전방 김진혁에게 기회를 만들어주는 연계 플레이도 탁월했다.
후반 막판 대구가 실점을 허용하며 패색이 짙어진 순간, 김대원의 진가가 발휘됐다. 후반 44분 역습 상황에서 수비수 한 명을 앞에 두고 자신감 있는 드리블로 성큼성큼 전진한 후 페널티박스 앞에서 통쾌한 오른발 슈팅으로 동점골을 터트렸다. 팀을 위기에서 구한 멋진 득점이었다.
대구는 후반 추가 시간 행운의 골까지 기록하며 극적인 2-1 역전승을 차지했다. 김대원이 경기장 공기를 바꿔놨다고 평가해도 과언이 아닌 경기였다. 벤투 감독의 경기장 방문 여부를 인지하고 경기를 뛰었는지 알 수 없지만, 이날 경기력은 마치 자신을 봐달라고 존재감을 뿜어내는 것처럼 보였다.
대구 안드레 감독 역시 김대원의 경기력을 칭찬하며 국가대표팀 승선에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경기 후 기자회견을 통해 “후반전 김대원을 투입해 체력이 떨어진 상대를 공략하려고 했다. 김대원이 잘해줬다"라며 "만약 벤투 감독이 김대원을 잘 봤다면, 충분히 능력이 있는 선수이기 때문에 활용해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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