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BK기업은행에도 첫 수훈 인터뷰를 하는 선수가 등장했다. 바로 세터 김하경(25)이다.
김하경은 24일 화성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0~2021 V리그 여자부 6라운드 흥국생명전에서 2세트 교체 투입돼 팀의 3-0 승리에 힘을 보탰다.
김하경은 조송화(28)의 뒤를 받치는 백업 세터다. 이날은 조송화가 흔들리자 교체 투입돼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보여줬다.
경기 후 김우재 감독은 "백업 세터들이 고생을 많이 한다. 준비하는 과정이 힘들다. 좋은 기회가 찾아왔을 때 열심히 해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김하경이 운영을 잘해줬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사실 김하경은 우여곡절이 많은 선수다. 2016~2017시즌 이후 임의탈퇴 된 후 실업팀 대구 시청에서 뛰다 2년 만에 돌아왔다. 당시 IBK기업은행은 염혜선(30)의 이탈로 주전 이나연(29)의 뒤를 받칠 선수가 마땅치 않았기 때문이다. 이때 김우재 감독이 김하경을 불러들였다. 그리고 돌아온 지 1년 만에 프로 데뷔 첫 수훈 인터뷰에 나섰다.
감격적인 순간이 아닐 수 없다. 첫 수훈 인터뷰 하면 지난 5일 GS칼텍스 세터 김유리(30)가 먼저 떠오른다. 그는 흥국생명을 꺾고 프로 데뷔 11년 만에 처음으로 방송사 카메라와 마주 섰다. 동료들과 차상현(47) 감독까지 김유리의 인터뷰를 지켜봤다.
김유리의 마음고생을 잘 알고 있던 KBSN 스포츠 한유미 해설위원이 인터뷰 도중 먼저 울음을 터트렸고 김유리는 물론 지켜보던 선수들까지 눈물바다가 됐다.
김하경 역시 이 영상을 봤다. 그는 "나도 영상을 보면서 같이 울었다. 이렇게 인터뷰를 할 수 있을지도 생각 못했다"면서 "오늘 인터뷰 할 때 살짝 울었다. 임의탈퇴 됐다가 다시 프로에 돌아온 순간들이 생각나더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내 담담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냈다. 김하경은 "대구 시청에서 뛸 당시에는 힘들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더 좋은 계기가 된 것 같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다시 올 수 있었던 것도 흔치 않은 기회다. 배구에 대한 생각도 달라졌다"고 말했다.
이제 봄배구에 대한 희망도 커졌다. 이날 결과로 IBK기업은행이 한국도로공사를 제치고 3위로 올라섰기 때문이다. 오는 27일 도로공사전이 중요해졌다.
김하경은 "경기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고 강조한 뒤 "흔들리지 않고 팀원들 믿고 플레이 하겠다"고 굳은 각오를 전했다.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