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잉글랜드(피파랭킹 4위)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20 16강전 맞대결을 앞두고 독일(12위)이 장외 신경전에 나섰다. 잉글랜드 축구 역사, 그리고 가레스 사우스게이트(51) 감독에게 쓰라린 기억으로 남아 있는 25년 전의 상처를 다시 떠올리게 한 것이다.
독일축구협회는 27일(한국시간) 공식 SNS를 통해 "25년 전 오늘, 독일은 유로96 준결승전에서 잉글랜드를 승부차기 스코어 6-5로 꺾었다"는 게시글을 올렸다. 지난 1996년 6월 27일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렸던 유로96 4강전을 재조명한 것이다. 공교롭게도 두 팀은 오는 30일 오전 1시 같은 장소에서 유로2020 16강전을 앞두고 있다.
25년 전 당시 유로 개최국이던 잉글랜드는 사상 첫 결승 진출을 향한 길목에서 독일과 만났다. 조별리그 A조를 1위로 통과한 뒤 8강전에서 스페인을 승부차기 끝에 제압하고 4강에 오른 뒤였다. 잉글랜드는 전반 3분 만에 앨런 시어러의 선제골로 앞서 갔지만, 16분 스테판 쿤츠에게 동점골을 허용했다. 이후 승부를 가리지 못한 두 팀은 결국 승부차기에 접어들었다.
승부는 양 팀의 6번째 키커에서 갈렸다. 잉글랜드는 당시 수비수로 나섰던 사우스게이트가 실축한 반면 독일은 안드레아스 묄러가 성공시켰다. 결국 개최국 잉글랜드는 7만5862명의 관중 앞에서 결승 진출 실패의 쓴맛을 봤다. 그리고 당시 실축했던 사우스게이트가 바로 현재 잉글랜드 대표팀 감독이기도 하다.
독일축구협회가 올린 게시글에는 사우스게이트 감독의 킥을 안드레아스 쾨프케 골키퍼가 선방해내는 사진도 함께 담겼다. 잉글랜드 축구는 물론 사우스게이트 감독도 잊고 싶을 순간을 다시 끄집어낸 셈이다.
이같은 소식을 전한 영국 더 선은 "독일이 사우스게이트 감독의 유로96 아픔을 다시 조명하고 나섰다"며 "독일축구협회는 사우스게이트의 당시 승부차기 실축 순간 사진도 올렸다. 그날을 다시 떠올리고 싶지 않을 사우스게이트 감독으로서는 오히려 선수들의 동기부여가 되기를 바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유로96 당시 잉글랜드를 꺾고 결승에 진출한 독일은 올리버 비어호프의 골든골을 앞세워 체코를 2-1로 꺾고 정상까지 올랐다. 25년 만에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펼쳐지게 될 두 팀의 유로 맞대결 승리팀은 스웨덴-우크라이나전 승리팀과 8강에서 격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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