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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간 4승' 투수가 전반기 8승이라니... 이런 반전 또 있을까

'8년간 4승' 투수가 전반기 8승이라니... 이런 반전 또 있을까

발행 :

심혜진 기자
롯데 이인복./사진=롯데 자이언츠
롯데 이인복./사진=롯데 자이언츠

래리 서튼(52) 롯데 감독은 요즘 이 투수를 보고 있노라면 미소가 절로 지어진다. 우완 이인복(31)이 대반전의 시즌을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인복은 지난 6일 인천 SSG전에서 6이닝 5피안타(1홈런) 1볼넷 1탈삼진 2실점(1자책)으로 호투하며 시즌 8승(7패)째를 올렸다. 팀 동료 찰리 반즈(8승 5패)와 함께 팀 내 최다승이자 LG 켈리(11승), SSG 폰트(10승), 키움 안우진, KT 소형준(이상 9승)에 이은 다승 공동 5위다. SSG 김광현(8승 1패)과 어깨를 나란히 했고, KIA 양현종(7승 4패)을 제쳤다.


처음부터 선발 투수는 아니었다. 지난해 불펜투수로 전반기 15경기서 14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7.71에 그쳤다. 2014년 데뷔 이래 선발 등판 경험은 단 2경기에 불과했다.


하지만 전격적인 선발 전환이 그의 야구 인생을 바꿔놨다. 후반기 8경기에 선발 등판, 41⅔이닝 3승 무패 평균자책점 2.59의 눈부신 성적을 거뒀다.


그리고 올해 선발 로테이션의 한 축을 따냈다. 서튼 감독은 반즈-박세웅-글렌 스파크맨-김진욱-이인복으로 로테이션을 꾸렸다. 토종 선발 투수 중에서 특유의 안정감을 보여주고 있다. 시즌 17경기 중 선발로 등판한 15경기에서 85이닝을 소화하며 7승 7패, 평균자책점 3.81로 준수하다. 선발로 나서 5회 전에 교체된 건 단 2번뿐이다. 반면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는 7번에 달한다.


서울고-연세대를 졸업한 뒤 2014년 신인드래프트에서 롯데에 2차 2라운드 20순위로 지명된 이인복은 2019시즌까지 크게 두각을 보이지 못했다. 2014~2015시즌 1군에서 12경기를 소화하는 데 그친 이인복은 경찰야구단에 입대했다. 복귀 시즌인 2019년에도 11경기를 뛰는 데에만 만족해야 했다.


데뷔 첫 승을 거둔 건 프로 7년차 시즌인 2020년 5월 31일 두산 베어스전이다. 8회 무사 1, 2루에서 팀의 5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3이닝 2피안타 무실점 투구를 펼쳤다. 조금씩 가능성을 보였고, 지난해엔 25경기서 3승 무패 1홀드를 따냈다.


그리고 2022년 만개했다. 지난해까지 8년간 통산 4승(4패)에 불과했던 투수가 전반기에만 8승을 거뒀다. 첫 풀타임 시즌인데도 승수를 착실하게 쌓아가고 있다.


서튼 감독은 이인복에 대해 "엄청난 시즌을 보내고 있다. 지난 6~8주간 가장 꾸준하게 잘 던진 선발투수"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작년과 비교했을 때 성장한 점은 무엇일까. 서튼 감독은 "이인복의 단점을 보완하기보단 장점을 극대화하고자 했다. 누구나 박세웅(롯데)처럼 던질 수는 없다. 이인복은 스스로를 잘 이해하고, 자신의 장점을 활용할 줄 안다. 자기 색깔을 유지하면서 타자를 공격할 줄 아는 투수다"면서 "타순이 2~3바퀴 돈 상황에서 볼 배합이 한층 영리해졌다. 직전 타석에 이 타자를 어떻게 상대했는지 기억하고, 지금 타자의 스윙을 읽고 조정하는 능력을 갖췄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원래 좋았던 제구에 투심까지 더해져 상대 타자들을 현혹시킨다. 그리고 여기에 한 가지 장점이 더 생겼다. 터널링 효과를 더 높였다. 터널링이란 같은 궤적으로 보이지만 다른 구종을 던져 타자의 타격 타이밍을 빼앗는 기술을 말한다.


서튼 감독은 "올해 이인복은 투심과 포크볼, 스플리터를 던질 때의 투구폼이 거의 비슷하다. 같은 궤적에서 전혀 다르게 움직이는 공이 나온다. 그게 상대 타자들을 혼란에 빠뜨리는 포인트"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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