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윤하(20·키움 히어로즈)에겐 지독한 불운이었지만 절대 물러설 수 없었던 롯데 자이언츠로선 짜릿한 1승이었다. 롯데가 드라마 같은 역전극을 거뒀다.
롯데는 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방문경기에서 3-2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롯데는 56승 44패 3무를 기록, 3위 자리를 지켰다. 연승이 눈앞에 보였던 키움은 가장 먼저 70패(29승 4무)에 선착하며 고개를 떨궜다.
김윤하의 연패 탈출 여부에 초점이 맞춰진 경기였다. 지난해 신인 김윤하는 7월 25일 두산 베어스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무실점 호투로 데뷔 첫 승리를 거둔 이후 16연패의 늪에 빠졌다. 선발로는 역대 최다인 16연패 투수로 이름을 올렸고 장시환(한화 이글스)의 19연패가 눈앞에 있어 어떻게든 승리가 필요했다.
키움으로선 시작이 좋았다. 1회부터 공격적인 투구를 펼치며 롯데 타자들을 손쉽게 돌려세웠다. 1회 장두성을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내며 시작한 김윤하는 고승민에게 바깥쪽 직구, 손호영에게 낮게 떨어지는 커브로 연속 삼진을 잡아냈다.
이후 1회말 일찌감치 타선이 집중력을 발휘했다. 2사에서 최주환이 우전 안타를 치고 나갔고 루벤 카디네스가 좌전 안타로 무사 1,2루 밥상을 차렸다. 최근 부진에 빠져 있던 이주형이 결정타를 날렸다.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터뜨렸고 주자 2명이 홈을 파고 들었다.
김윤하는 2,3회를 삼자범퇴로 마쳤다. 4회 첫 위기를 맞았다. 선두 타자 장두성에게 우전 안타를 내준 뒤 고승민에게 큰 낙폭의 커브로 삼진을 잡아냈지만 장두성의 2루 도루는 막아내지 못했다. 1사 2루에서 손호영의 강습 타구를 유격수 권혁빈이 잡아냈다. 집중력 높은 수비로 2루에 공을 뿌리며 더블아웃을 노리기도 했다. 빅터 레이예스의 우익수 방면 빠른 타구도 루벤 카디네스가 잘 잡아냈다.

5회에도 헛스윙 삼진 포함 삼자범퇴로 마친 김윤하의 투구수는 단 69구. 당연히 6회에도 마운드에 올랐으나 선두 타자 한태양에게 좌전안타를 내주자 키움 벤치가 움직였다. 확실한 승리 투수 요건을 갖추고 있을 때 한 템포 빠르게 불펜을 가동해 리드를 지켜낸다는 계산이었다. 박윤성이 배턴을 넘겨 받았다.
박승욱에게 큼지막한 타구를 맞았고 중앙 담장을 직격하는 1타점 2루타가 됐다. 동점 주자의 득점을 허용하면 김윤하의 승리 요건이 날아가는 위기 상황을 맞았다.
결국 다시 투수 교체에 나섰다. 박윤성 대신 조영건을 마운드에 올렸다. 행운과 수비가 김윤하를 도왔다. 고승민이 번트에 실패했고 결국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다시 한 번 좌측으로 향한 강한 타구에 좌익수 임지열이 순간 중심을 잃었지만 타구를 잘 잡아냈다. 이번엔 최주환이 레이예스의 빠른 원바운드 타구를 낚아챘고 직접 1루를 밟으며 리드를 지켜내며 이닝을 마쳤다. 김윤하는 더그아웃에서 동료들의 격려를 받았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7회 조영건이 다시 마운드에 올라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막아낸 뒤 8회엔 원종현이 등판했다. 6회 1타점 추격의 적시타를 날렸던 박승욱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운 원종현은 장두성까지 삼진으로 돌려세웠고 장두성을 2루수 땅볼로 돌려세웠다.
9회엔 마무리 주승우가 등판했다. 키움이 2연승과 함께 김윤하의 연패를 끊어내는 시나리오에 더 무게가 실린 경기 흐름이었다.
그러나 롯데는 결코 쉽게 들러리로 나서길 원치 않았다. 선두 타자 고승민이 몸에 맞는 공을 출루한 뒤 대주자 황성빈을 투입했다. 손호영의 선택은 희생번트. 1사 2루에서 주승우가 레이예스와 마주했다. 힘 없이 높게 뜬공을 포수 김재현이 잡혔다. 승리까지 남은 건 아웃카운트 단 하나. 윤동희가 볼넷으로 걸어나간 뒤 2사 1,2루에서 베테랑 전준우가 대타로 등장했다. 까다로운 바깥쪽 승부를 펼쳤지만 끈질기게 파울로 걷어낸 뒤 풀카운트 10구 승부 끝에 결국 중전 안타를 날려 동점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또 다른 대타 김민성이 배턴을 넘겨받았다. 빗맞은 타구를 우익수 앞에 떨구며 역전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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