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게 국위 선양이 맞을까. 해외 유력 언론들까지 연일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대표팀 선수들의 경솔한 병역 면제 자축 파문을 보도하고 있다.
스포츠 전문 매체 '디 애슬레틱'은 7일(한국시간) "한국이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메달리스트를 대상으로 한 병역 면제 혜택 축소를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 유력지 'BBC' 역시 같은 날 "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의 논란 이후 한국 정부가 선수들에게 부여해 온 병역 면제 제도를 전면 재검토하기로 했다"며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이기혁의 발언을 '지극히 미숙했다'고 비판하며 반세기 넘게 유지된 이 제도의 축소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집중 보도했다.
외신들은 1973년 도입된 한국의 체육요원 병역 특례 제도와 함께 이번 사태의 발단을 구체적으로 짚었다. 한국 남성은 만 28세 이전에 18~21개월간 현역 복무를 마쳐야 하지만, 올림픽 3위 이상이나 아시안게임 1위에 오를 경우 몇 주간의 기초 군사훈련과 체육 봉사활동만으로 군 복무를 대체해 왔다. 이번 대회에서 우승한 남자 축구대표팀 23명 중 20명이 특례 대상자가 됐음을 명시하기도 했다.


결승전 직후 터져 나온 선수들의 언행이 화를 불렀다. 주장 이기혁(강원FC)은 믹스트존에서 금메달을 들어 보이며 "군대 안 갑니다"라고 말했고, 양민혁(베스테를로)은 "진짜 보상은 메달이 아닌 군 면제였다"고 밝혔다. 막내 박승수(뉴캐슬 유나이티드)는 라커룸에서 군 전역모를 쓴 사진을 SNS에 올려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논란 직후 세 선수가 모두 공개 사과문을 올렸으나 후폭풍은 사그라지지 않았다.
'디 애슬레틱'과 'BBC'는 7일 열린 대한민국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나온 정부와 정치권의 강경한 발언을 집중적으로 전했다. 최휘영 문체부 장관은 "그동안 제도가 우수한 예술·체육인의 기량을 유지하고 발전시키는 데 기여한 것은 사실이지만, 공정에 대한 가치와 병역에 대한 국민적 인식이 완전히 달라졌다"며 "제도를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점에 동의한다. 결국 축소하는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국회에서도 날 선 비판이 쏟아졌다. 조계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번 사태가 청년들에게 심각한 불공정 박탈감을 안겼다"며 "타 종목의 세계선수권 우승이 아시안게임 금메달보다 훨씬 어려운데도 혜택을 받지 못하며, 이번 대회 특례 대상자 44명 중 36명이 축구와 야구에 쏠려 있다"고 꼬집었다.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 역시 "국가 명예를 위해 뛰라는 것이지 프로선수들의 병역 해결 티켓이 아니다"라고 질타했다.
정부 부처 전반의 기류도 폐지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같은 날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강신철 국방부 장관은 "병역특례를 점진적으로 축소해 궁극적으로는 폐지하는 것이 목표"라고 못 박았으며, 국방부 역시 보충역 감축·폐지를 국방개혁 기본계획에 반영해 추진하겠다고 공언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아시안게임 메달리스트들의 혜택부터 전면 취소해야 한다는 정치권의 목소리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국가대표의 사명감을 망각한 채 쏟아낸 철없는 언행이 국내 사회적 갈등을 촉발한 것을 넘어 세계 유력 매체들의 헤드라인까지 오르내리며 한국 체육계의 병역 특례 제도 자체가 거대한 존폐 기로에 서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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