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단 3명 뿐인 1000승 감독이 모두 한화 이글스를 거쳐갔지만 결과는 하나 같이 새드엔딩이 됐다.
한화는 10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2026 신한 SOL KBO리그 홈경기도중 "김경문(68) 감독이 계약 만료에 따라 팀을 떠난다"고 밝혔다.
두산 베어스와 NC 다이노스를 거친 14시즌 중 중도 사퇴한 시즌을 제외한 12번 중 가을야구에 나서지 못한 건 단 2번 뿐이었다. 가을야구 청부사라는 수식어로 불릴 만큼 명장이었다. 896승을 챙긴 상황에서 2024년 6월 한화 지휘봉을 잡았다.
유일한 흠이라면 우승 경험이 없다는 점이었다. 이 점은 한화에서도 극복하지 못했다. 지난해 19년 만에 팀을 한국시리즈로 이끌었으나 다소 아쉬운 경기 운영과 함께 하위팀의 한계를 이겨내지 못한 채 2위에 만족해야 했다.
올 시즌 다시 9위로 추락했고 결국 계약 만료와 함께 작별할 수밖에 없었지만 앞선 1000승 선배들 때와는 분위기가 확연히 다르다.
류현진이라는 한국 야구의 대들보를 앞세우고도 만년 꼴찌에 머무르던 한화는 그가 메이저리그로 떠나며 더욱 큰 위기를 맞았다. 이때 한화가 선임한 게 바로 김응용(86) 감독이었다.

우승만 10차례를 기록할 만큼 한국 야구 최고의 명장 중 한 명이었고 한화도 가을야구를 꿈꿀 수 있는 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
그러나 앞서 KIA 타이거즈, 삼성 라이온즈를 맡았을 때와는 달리 너무도 선수층이 얇았다. 2013년 9위에 머물렀고 이용규와 정근우를 자유계약선수(FA)로 영입했으나 2014년에도 2년 연속 9위에 머물며 옷을 벗어야 했다.
2015년엔 또 다른 1000승 감독 김성근(85)을 선임했다. 김 감독은 첫 시즌 팀을 6위에 올려놨다. 2008년(5위) 이후 가장 높은 순위였다.
하지만 이듬해 혹사 논란이 끊이지 않았고 오히려 7위로 내려앉으며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고 2017년엔 9위까지 추락해 시즌 초반 경질됐다.
2018년 11년 만에 가을야구에 진출하는 경사를 맞았지만 '반짝'이었다. 이후 가을야구에 진출하기까지는 다시 7년이 걸렸다.
그럼에도 이번엔 과거 명장들이 씁쓸한 마지막을 맞았을 때와는 분위기가 다르다. 과거 몇몇 FA 영입에 의존하며 성적 개선을 기대했던 때와는 달리 확실한 체질 개선을 이뤄냈기 때문이다.

한화는 카를로스 수베로, 최원호 감독 등을 거치며 팀의 미래를 짊어질 확실한 자원들을 성장시켰다. 올해는 수술로 빠진 문동주를 시작으로 국가대표 노시환과 문현빈, 올 시즌 신인왕이 확실시 되고 있는 포수 허인서, 불펜의 핵심 카드로 자리매김한 조동욱 등은 이제 팀에 없어서는 안 될 자원이다.
올 시즌 부진했던 김서현과 정우주, 내년이 더 기대되는 오재원, 한지윤 등도 있고 강백호와 채은성, 마운드에선 류현진 등이 건재하다는 게 큰 힘이다.
지난해 외국인 투수 코디 폰세(17승)와 라이언 와이스(16승) 듀오를 앞세워 33승을 챙겼지만 올 시즌엔 외국인 투수 4명이 도합 12승에 그쳤다. 외국인 선수만 잘 뽑아도 충분히 다시 가을야구로 향할 수 있는 저력이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렇기에 차기 감독에 대한 기대가 더 커진다. 현재 물망에 오르고 있는 인물 중 하나가 류지현(55) 국가대표팀 감독이다.
2021년 LG 트윈스 감독으로 부임해 4위, 이듬해 정규리그 2위, 최종 3위로 마칠 정도로 페넌트레이스 운영 능력을 보여줬고 야구 대표팀 감독으로선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17년 만에 한국을 2라운드 진출시켰고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장기레이스와 단기전에서 모두 능력을 입증했고 무리하지 않는 운영이 강점으로 꼽히는 만큼 한화 팬들에겐 더욱 기대감을 끌어올리는 후보 중 하나다.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