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내에서 주장 손흥민(34·LAFC)을 이름 대신 '7번'이나 '그분'으로 부른다는 충격적인 내부 파벌 정황이 국정감사에서 폭로됐다. 1996년생 주축 선수들의 은퇴 소동과 심야 면담 등 수면 아래 가라앉아 있던 대표팀 내 리더십 갈등과 팀워크 붕괴 문제가 국회 차원에서 공식 거론되며 파장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21일 열린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정연욱 국민의힘 의원은 축구대표팀 내부의 리더십 와해와 '96 라인' 주축 선수들과 갈등 문제를 집중 추궁했다.
정 의원은 질의 시작과 함께 이용수 대한축구협회장 직무대행을 향해 "국민적 관심이 가장 높은 축구 국가대표팀의 리더십 문제를 이야기하고자 한다"며 "최근 국가대표 선수들 사이에서 사람 이름을 부르지 않고 '7번'이라고 부른다는 것을 아느냐"고 입을 뗐다.
이에 이 직무대행이 "손흥민 선수 말씀이십니까"라고 되묻자, 정 의원은 "선수단 내부에서 이름 자체가 없고 그냥 '7번', '그분' 이렇게 부른다는 이야기가 사실인 모양"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정 의원은 "단순한 별명인지, 아니면 이름을 직접 거론하기조차 껄끄러울 만큼 선수단 내부의 팀워크가 불편해진 것인지 여러 의문이 든다"며 "특정인을 편들거나 비하할 생각은 없지만, 최근 A매치 4경기 성적이 2승 1무 1패로 좋지 못했고 대표팀 리더십이 분란을 일으키며 총체적으로 무너져 있다는 사실이 문제"라고 질타했다.
심지어 정 의원은 지난 10월 6일 우즈베키스탄과의 평가전(2-0 승) 직후 불거진 1996년생 핵심 멤버들의 대표팀 은퇴설과 심야 면담 내역을 파고들었다.

당시 황인범은 경기 종료 후 눈물을 쏟은 뒤 라커룸으로 향했다가 김민재, 황희찬과 다시 그라운드로 나와 셋만의 기념사진을 찍어 파장을 불렀다. 믹스드존 인터뷰에서는 "이 경기가 마지막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한다"며 무력감과 복잡한 심경을 토로했고, 직후 세 선수의 동반 은퇴설이 터져 나왔다. 사태가 커지자 현영민 전력강화위원장이 황희찬까지 포함해 자정을 넘겨 장시간 면담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의원이 "현 위원장이 이 직무대행께 직접 보고했느냐"고 묻자 이 직무대행은 "보고는 받았다"고 인정했다. 구체적인 내용을 묻는 추궁에는 "국가대표팀 내부 문제이기 때문에 간략하게 보고받았다. '라커룸 안에서 일어난 일은 라커룸 안에서 해결한다'는 원칙에 따라 현 위원장과 감독님이 협의해 대표팀 내부에서 계속 논의하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답했다. 이에 정 의원이 "대외적으로 밝힐 수는 없지만 선수들이 대표팀 운영 과정에서의 어려움과 문제점을 많이 호소했다는 것은 사실이지 않느냐"고 재차 확인하자, 이 직무대행은 "네, 그렇다"고 시인했다.
선수단 내 고질적인 갈등 구조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정 의원은 "2022년 카타르 월드컵, 2023년 손흥민·김민재 SNS 차단 논란, 2024년 아시안컵 손흥민·이강인 충돌 등 내부 문제가 지속해서 반복됐다"며 "최근 북중미월드컵 예선 인터뷰 거부 당시에도 '인터뷰를 왜 막냐', '왜 지시를 따라야 하냐'며 실랑이가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정 의원은 "단순히 인터뷰 여부의 문제가 아니라 9년간 지속된 손흥민 주장 체제에 대해 이른바 '96 라인' 선수들의 문제 제기가 누적되어 온 것 아니냐"고 직격했다. 이에 이 직무대행은 "죄송하지만 그 부분은 답변드리기가 곤란하다"며 말을 아꼈다.
주장 손흥민을 둘러싼 호칭 논란과 주축 고참급인 '96 라인' 선수들의 잇단 불만 표출 정황이 공식 석상에서 드러나면서 그동안 축구협회가 덮어두기에 급급했던 대표팀 내 구조적 파벌과 리더십 붕괴 문제가 향후 거센 파장을 일으킬 전망이다.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