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디오 애청자들에게 자신이 직접 DJ가 된다는 의미는 무엇일까.
27일 오전10시 서울 양천구 목동 SBS사옥에서 진행된 SBS 라디오 오디션 '국민DJ를 찾습니다' 시즌2 결승전에서 전신마비를 극복한 전영석(35)씨가 최종 우승을 차지하면서 2대 '국민DJ'가 탄생했다.
이날 결승전에는 전영석씨 외에도 강사 및 작곡가 겸 가수 등으로 활동 중인 김형섭(40)씨, 일본어 통역사로 활동 중인 강지연(35)씨, 가스펠 가수 이내리(31)씨, 미술교사 엄경근(32)씨 등 5명이 경합을 벌였다.
그 결과 전영석씨가 대상의 영예를, 엄경근씨가 금상, 김형섭씨가 은상, 이내리씨가 동상 수상의 기쁨을 안았다. 강지연씨는 장려상으로 격려를 받았다.
전영석씨는 삼성전자를 사퇴 후 쉬던 중 길링바레신드롬이라는 희귀병이 발발, 온몸이 마비됐다. 9개월간 입원한 뒤 3년간의 꾸준한 재활을 통해 이를 극복해 현재 완치 단계에 있다.
전영석씨는 방송에 대한 욕심이 있거나 DJ를 꿈꾼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그는 시상식 직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라디오를 잘 듣지는 않았다"라며 "사업을 시작하면서 인생이 단조로워짐을 느꼈고 외로움을 느꼈다. 그런데 제가 재밌는 이야기를 하거나 하면 직원들도 좋아해 주고 주변 분위기가 화기애애 지더라. 그래서 DJ를 하면 더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시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지원을 하게 됐다"라고 지원 동기를 공개했다.
국민DJ에 도전해 결승까지 오른 5명의 참가자들은 거창한 이유로 오디션에 도전한 것은 아니었다. 어떤 참가자는 그저 라디오가 좋아서, 또 다른 참가자는 인생에서 쉽게 겪지 못할 기회라고 생각해 도전장을 냈다.
이날 금상을 수상한 엄경근씨는 "평소 도전을 즐긴다. 라디오 DJ뿐 아니라 신문사에서 만화를 연재하기도 했고, 책도 여러 권 냈다. 경제학을 전공했지만 음악을 좋아해 가수와 작곡가로도 활동하고 있다"라며 "언제 이렇게 방송국에서 라디오를 진행할 수 있겠나. 만약 우승을 했다면 라디오 진행을 하느라 사업을 제대로 못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를 감수할 만큼 큰 기회다. 10억원 이상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전영석씨도 "살면서 내 이름이 인터넷 검색할 때 한 번은 나올 수 있어야 하지 않겠나 싶었다"라며 "인생을 살면서 라디오를 통해 내 목소리로 내 이야기를 들려줄 기회가 얼마나 있겠나"라며 '국민DJ' 선발의 의미를 되새겼다.
한편 이날 5명의 참가자들은 무작위로 틀어주는 음악에 맞춰 멘트를 하는 미션, 문자 사연을 소개하는 미션, 미리 준비한 음악과 멘트를 낭송하는 미션 등으로 DJ 실력을 뽐냈다.
동상 수상자 이내리씨는 "아무래도 음악에 맞춰 순간적으로 멘트를 해야 하는 미션이 어려웠다. 또 문자 사연을 소개하고 제 의견을 얘기하는 미션도 순발력이 필요해 힘들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금상을 받은 엄경근씨는 "부산 출신이라 사투리를 쓰다 보니 표준어로 조리 있게 말을 하는 분들이 대단하게 느껴졌다"라며 "학생들이 응원을 많이 해 줬다"라고 말했다.
SBS 러브FM(103.5MHz)에서는 지난 2011년 9월 '국민 DJ를 찾습니다'를 신설하고 대한민국 국민 누구나에게 공중파 라디오 DJ가 될 수 있는 꿈의 장을 마련했다. 지난 3월 종료한 시즌1에서는 해외 유학파 출신의 프리랜서 방송인 이예랑씨가 대상을 수상해 1대 국민DJ로 선발됐다.
우승자에게는 5000만원과 '국민DJ'의 영예, SBS 라디오 정규 프로그램 DJ가 되는 특전이 주어진다. 2등 금상 수상자에게는 2000만원, 3등 은상은 1000만원, 동상은 500만원의 상금이 수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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