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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밤', 저력의 1200회..부활을 꿈꾸다①

'일밤', 저력의 1200회..부활을 꿈꾸다①

발행 :

김현록 기자

[★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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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일밤'이 1200회를 맞았다. 1988년 11월 '일요일 일요일 밤에'가 첫 출범한 이후 약 25년여만에 지난 3일 방송된 '일밤'이 1200회를 내보냈다.


한 해에도 수많은 프로그램이 새로 생기고 없어지길 거듭하는 요즘, 같은 요일 같은 시간대에서 내내 시청자와 함께해 온 '일밤'은 곧 한국 버라이어티의 역사다. 25살을 넘긴 '일밤'은 예능의 조상님이나 진배없지만, 2013년 현재까지도 예능의 새 방향을 제시하며 여전한 생명력을 과시하고 있다.


1200회는 1988년 시작한 '일요일 일요일 밤에'가 기준이지만, 사실 '일밤'의 전신은 1981년 3월 오후 10시 시간대로 출발한 '일요일 밤의 대행진'이다. 그 시절까지 더하면 '일밤'의 역사는 만 30년을 훌쩍 넘는다. 이에 대적할 수 있는 프로그램은 1980년 탄생한 KBS 1TV '전국 노래자랑'과 1985년 시작한 '가요무대' 정도. 여전히 남녀노소를 아우르는 시청층을 유지하고 있는 '일밤'의 저력이 더욱 돋보이는 대목이다.


1980년대 '일요일 밤의 대행진'부터 그 힘은 대단했다. "지구를 떠나거라~"를 유행 시킨 김병조의 '일요일 밤의 뉴스 대행진'은 버라이어티와 뉴스 형식의 시사풍자를 접목시킨 코너로 화제를 모았다. 이밖에도 '최병서의 따따부따', 박미선의 '별난 여자', 이홍렬의 '한다면 한다', 이경실의 '도루묵 소녀' 등 당시 대세였던 MBC 콩트 코미디들이 이 시기 일요일 밤에 탄생했다.


'일요일 일요일 밤에'가 출발한 뒤 1990년대, '일밤'과 MBC 버라이어티는 그 전성기를 맞았다. 콩트 일색이었던 장르도 자유롭게 뻗어나갔다. 시청률 면에서도 경쟁자가 없었다. 주병진, 이경규, 이휘재, 신동엽 등 버라이어티의 스타들이 이 곳에서 탄생했다. 요새라면 '힐링 예능', '공익 버라이어티', '육아 버라이어티', 인포테인먼트, 국민 버라이어티 등의 화려한 수식어로 포장됐을 터다.


주병진 노사연 커플의 '배워봅시다', '주병진의 미주알 고주알'을 시작으로, 이경규가 주축이 된 영화 패러디 '시네마 천국', '이휘재의 인생극장', '신동엽의 신장개업'과 '러브하우스', 'god의 육아일기' 등이 모두 이 시기에 탄생했다. 그리고 두고두고 회자된 최장수 코너 '이경규의 몰래카메라'와 지금도 잊을 수 없는 '이경규가 간다'-양심냉장고, 월드컵 특집이 나왔다. '몰래카메라'는 '돌아온 몰래카메라'를 더해 무려 189회나 전파를 탔다.


2000년대 이후에도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승승장구는 계속됐다. 감동의 '게릴라 콘서트', 따뜻한 예능 '진호야 사랑해'와 '천사들의 합창', 폭소의 '브레인 서바이버', '차승원의 헬스클럽', 허술한 남자들의 도전기를 담아낸 '대단한 도전'과 '상상원정대' 등도 이 시기의 산물이다. '일밤'은 예능 인큐베이터 역할도 톡톡히 했다. '세바퀴'와 '우리 결혼했어요'는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코너로 출발했다 단독 편성돼, MBC를 대표하는 인기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2008년께 찾아온 시청률 침체와 함께 '일밤'의 고전이 시작됐다. 2008년 불안한 가운데 1000회를 자축했던 '일요일 일요일 밤에'는 2011년 3월 오랜 이름을 버리고 '우리들의 일밤'으로 개명했다. 2012년 4월부터는 아예 '일밤'으로 제목을 줄였다. 그러나 좀처럼 '일밤'의 옛 명성은 회복되지 않았다.


연이은 폐지로 코너들의 수명이 짧아지면서 코너 수는 폭증했다. '오빠밴드', 'MC생태보고서-대망', '퀴즈 프린스', '간다투어', '소녀시대의 공포영화 제작소', '헌터스', '에코 하우스', '우리 아버지', '단비', '뜨거운 형제들', '오늘을 즐겨라', '신입사원', '집드림', '바람에 실려', '룰루랄라', '꿈엔들', '남심여심', '승부의 신' 등 무려 20여개 비운의 코너가 이 시기 나타났다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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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기 단비와도 같았던 프로그램이 바로 '나는 가수다'였다. 각종 오디션 프로그램이 봇물을 이루던 시기, 대한민국 최강 보컬들을 불러 경연을 벌인다는 유례없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에 국민적 관심과 화제가 집중됐다. 그러나 재도전 논란과 자진사퇴 등 2011년 3월 첫 방송을 시작해 이듬해 2월 시즌1이 종료되기까지 각종 논란이 함께했다. 더욱이 각종 경연 프로그램이 우후죽순 생겨나며 '나는 가수다'의 생명력 소진을 부채질했다. 2012년 방송된 '나는 가수다 시즌2'는 내내 전 시즌만한 화제와 인기를 얻지 못했다. 시즌3은 사실상 물거품이 됐다.


1200회를 맞이한 '일밤'은 새로운 부활을 꿈꾸고 있다. 현재 방송중인 '아빠! 어디가?'는 '일밤'의 부활의 신호탄을 알린 다른 코너다. 돌아앉았던 '일밤'의 시청자들이 다섯 아이들과 다섯 아빠의 1박2일 여행기를 보기 위해 TV 앞으로 몰리고 있다. 시청률은 10%대를 훌쩍 뛰어넘었다. 온 가족이 함께 보는 가족 예능으로서 '일밤'의 옛 인기 코너들의 명맥을 잇는 '아빠 어디가'는 현재 가장 '핫'한 예능이자 가족의 소통 속에 흐뭇한 웃음을 전하는 '힐링' 예능이기도 하다. 꾸밈없는 아이들의 모습을 담는 관찰 카메라적 성격이 짙은 '아빠 어디가'는 기존의 리얼 버라이어티와도 차별화된 재미와 디테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일밤'의 권석 CP는 "워낙 침체기가 길다 보니 오랜 시간 고전해 온 여러 시간이 피가 되고 살이 돼 시행착오 끝에 지금에 온 것 같다"며 "리얼리티가 강화된 리얼 버라이어티로, 기존의 버라이어티와는 또 다른 힘이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여전한 과제가 남아있음을 인정하며 "1200회를 발판 삼아 과거의 명성을 되찾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현재 '일밤'은 그러나 '매직 콘서트 이것이 마술이다'가 여전히 5% 정도의 시청률을 유지하며 반쪽 성공기를 이어가는 중. MBC는 20부작으로 편성됐던 '매직 콘서트'에 이어 4월 3째주 새 코너를 준비하고 있다. MBC는 '아빠 어디가'를 발판 삼아 새 코너의 힘을 더하겠다는 각오다. 1200회를 맞이한 '일밤'은 과거의 화려한 전성기를 되찾을 수 있을까. KBS '해피선데이'와 SBS '일요일이 좋다'에 멀찍이 추월당했던 '일밤'은 이미 조금씩 그 격차를 줄여가고 있다. 이게 얼마만인가. 예감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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