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
Starnews Logo

'여왕의 교실'..교육계의 '미실'이 나타났다(종합)

'여왕의 교실'..교육계의 '미실'이 나타났다(종합)

발행 :

김현록 기자
사진=이기범 기자
사진=이기범 기자


카리스마의 여선생이 냉혹한 사회 현실을 가르친다. 착하게만 살아선 굶어죽기 딱 좋다는 걸, 잘 하는 1%가 되어야 특권을 누릴 수 있는 걸, 이 선생님은 눈을 똑바로 뜨고 아이들에게 이야기한다. 스스로 권력이 돼 아이들을 짓누르는 선생님 아래에서 아이들은 생존을 위해 싸워야 한다. 그 자체로 넘어야 할 산이 되는 카리스마 넘치는 완벽주의 여선생 마여진, 바로 고현정이다.


등장만으로도 주위를 압도하는 여배우 고현정이 마여진으로 분한 건 결코 우연이 아니다. 그녀의 메시지는 스스로 여왕으로 군림하며 자신의 사람들에게 완벽을 요구했던 '선덕여왕'의 미실과 묘하게 닮았다. '선덕여왕'의 덕만공주(이요원 분)가 진정한 여왕이 되기 위해 미실을 넘어야 했듯 '여왕의 교실' 산들 초등학교의 6학년 3반 아이들도 마녀같은 선생님 마여진을 넘어 존재를 입증해야 한다. 압도적인 여성의 카리스마를 표현하기에 고현정 만한 배우가 또 있을까.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MBC 새 수목드라마 '여왕의 교실'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예의 당당한 모습으로 나타난 고현정은 '선덕여왕'의 미실이 생각난다는 말에 "저도 그렇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이 작품을 하려고 결정할 때는 고민을 안 했다. 이런 드라마가 근래에 없었기에 하면 좋겠다 했는데 연기를 하고 대사를 하면서 생각이 났다"고 털어놨다. 마여진의 교육계의 미실에 비유한 고현정은 "하모니에 신경을 써야지 제가 어떻게 보이나 하는 걸 신경써서는 '여왕의 교실'이란 작품에 안 맞을 거라고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대사를 안 하면서. 눈썹이 안 올라갔으면 좋겠는데.(웃음) 약간 힘 있게 해야 되는 대사라서 자꾸 올라간다. 다시 태어나지 않는 한 힘들겠다. 다시 생각해보면 교육계의 미실일 수 있지 않나."


시치미를 뚝 떼고 냉정한 교사의 얼굴을 보여주는 '여왕의 교실' 속 고현정의 모습은 최근 호평 속에 종영한 KBS 2TV 드라마 '직장의 신'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김혜수는 능청스럽게 완벽한 비정규직 여사원 미스 김으로 열연하며 여전한 존재감을 과시했다. 냉혹한 얼굴 뒤에 따듯한 진심, 아픈 상처를 숨긴 두 여인의 모습이 오묘하게 겹친다. 공교롭게도 두 작품 모두 일본 드라마가 원작이다.


'여왕의 교실'은 다른 의미로도 퍽 의미심장하다. 극적인 설정, 도를 넘은 묘사로 '막장드라마'로 불리는 작품들이 거푸 등장해 인기를 모은 안방극장에서 2013년 학교의 현실을 냉정하게 되짚는 '여왕의 교실'이 어떤 파장을 남길 지 기대가 쏠린다.


교감으로 등장한 이기영은 이날 제작보고회에서 뼈 있는 한 마디를 남겼다."중1, 고2인 두 딸에게 사랑하고 싶은 드라마"라고.


이기영은 "문화를 선도하는 입장에서 자기 자식들에게 제대로 뭔가를 보여주고 자랑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극단적 소재로 누군가를 모함하고 시기하고 무너뜨리고 죽어나가는 걸 가슴 아프게 연기할 때는 최선을 다하면서도 부끄러울 때가 있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런 작품 자체가 순화 작용을 하지 않을까 싶다"며 "거창하게 교육 관계자가 아니라 아이들을 가진 부모, 힘든 교육 현실에 관계돼 있는 사람들이 감동을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돌아온 시청률 무패의 여왕 고현정은 '여왕의 교실'로 다시 우뚝 설 수 있을까. 냉혹한 사회 현실, 우리 교육의 맨얼굴을 드러내는 작품은 막장 대세의 안방극장에서 성공할 수 있을까. 교육계의 미실은 어떤 평가를 받을까. 드라마는 '남자가 사랑할 때' 후속으로 오는 12일 첫 방송을 앞뒀다.


주요 기사

    연예-방송의 인기 급상승 뉴스

    연예-방송의 최신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