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JTBC로 이적한 손석희 보도 부문 사장의 첫 뉴스가 지난 16일 첫 전파를 탔다. 13년만의 뉴스 앵커 복귀지만 방송에 대한 평가는 대체로 긍정적이다.
일단 이전 뉴스와 형식이며 내용이 크게 달라졌고 기존 지상파 뉴스와의 차별점이 확실했다. '앵커 손석희' 특유의 무표정 카리스마가 제대로 묻어났다는 평가다. 시청률 또한 눈에 띄게 올랐다. 전국유료가구기준 시청률이 2.06%를 기록했다.(닐슨코리아 집계). 한 주 전 JTBC '뉴스9'의 평균 시청률이 약 1.3%였던 것을 감안하면 60% 가까이 시청률이 상승했다.
이날 방송된 '뉴스9'는 'TV판 시선집중'을 연상케 했다. 질문하는 앵커 손석희를 중심으로 즉석에서 문답이 오가는 현장감 넘치는 리포트가 이어졌다. 1분30초짜리 리포트가 백화점식으로 이어지는 기존 지상파 뉴스와는 달리 앵커를 내세워 핵심 이슈를 심층적으로 파고들었다.
한국 뉴스에서는 생소하지만 미국 뉴스에서는 자주 접할 수 있는 '뉴스쇼' 스타일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인 셈이다. 이 모두가 연륜과 카리스마를 갖춘 중심 앵커 손석희가 있기에 가능한 시도라는 게 방송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첫 게스트로 등장한 안철수 의원에게 던진 송곳같은 질문과 촌평에선 '역시 손석희'란 평가가 나왔다. 정치인들, 기자들에게는 냉랭하게 질문하지만 중소기업 사장같은 '인터뷰 비전문인'에게는 따뜻한 특유의 스타일도 여전했다.
JTBC측은 각 꼭지를 맡은 현장 기자들에게 손 앵커와의 문답을 준비하라고 주문했을 뿐 어떤 예상 질문도 미리 알려주지 않았다고. JTBC 한 관계자는 "기자들이 현장에서 리포트를 하는 것으로 끝내지 않고 뉴스룸과 현장을 교차시켜 필요한 질문을 하겠다는 것은 손석희 앵커의 의지이기도 했다"며 "내부적으로도 예행 연습 없이 질문이 나올 테니 긴장하라는 이야기가 돌았다"고 귀띔했다.
정치 이슈를 적극적으로 다룬 점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JTBC 측은 "정치 이슈 중심의 메인 뉴스 개편은 아니다"고 설명했지만 그간 말랑한 연성 뉴스보다는 굵직한 정치적 사안, 정치인들과의 인터뷰에 집중해 온 손 앵커의 성향을 감안한다면 향후에도 이같은 분위기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최근 지상파 뉴스들이 몇몇 정치적 이슈를 외면하거나 비중을 축소하면서 여론의 비판을 받은 상황이라 향후 행보에 더욱 관심이 쏠린다.
물론 아직 지켜봐야 할 대목도 많다. 특히 삼성 관련 이슈를 어떻게 다룰 것인가는 여전히 지켜봐야 할 부분이다. 지켜보는 눈이 많다. 이를 의식했을까. 손 앵커는 이날 뉴스 시작과 함께 "약 70년 전 르 몽드 지의 창간자인 뵈브 메리는 '모든 진실을, 오직 진실을' 다루겠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라며 "그럴 수만 있다면 저희들의 몸과 마음도 그만큼 가벼워지리라고 믿습니다. 그렇게 노력하겠습니다"라고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한 방송 관계자는 "앵커로서 뉴스 전면에 나선 손석희가 JTBC의 태생적 한계를 딛고 정치적 이슈만큼 날카롭게 삼성 관련 이슈를 다룰 수 있을 것인지 지켜보고 있다"며 "앵커이면서 뉴스 관련 전권을 위임받은 위치인 만큼 책임과 공 모두를 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 개별 리포트의 질을 높이는 것도 주요한 과제다. 한 JTBC 관계자는 "감독이 바뀌었다고 갑자기 우승팀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며 "천천히 꾸준하게 변화와 발전을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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