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 ①에 이어
◆ '나꼼수', 원년 멤버로 다시 기획되진 않을 것"
'나는 꼼수다'. 정봉주를 보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다. 이젠 과거의 이야기가 됐을 만큼 시간도 많이 흘렀다. 정봉주 본인도 "이에 대해선 별다른 할 얘기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당시 '나는 꼼수다'가 가져온 파장은 매우 컸다. 이들이 다뤘던 이슈가 워낙 굵직한 사안이었고, 이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유쾌하고 솔직하게 풀어냈다는 것에 대중은 주목했다. 당시 정권에 비판적인 시각을 가진 대중은 용기 있는 행보에 박수를 보냈고 이에 반대하는 대중은 막말과 욕설이 난무한 비난에 불과하다며 깎아내렸다.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렸던 '나는 꼼수다'는 이들이 저격한 세력과의 갈등으로 인해 방송 당시에도 많은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이에 대해 방송에 대한 회의감 역시 있을 법도 했다. 하지만 그는 방송 자체에 대해 후회하진 않는다고 못 박았다.
"'나는 꼼수다'를 향한 비판 여론 때문에 방송에 대한 후회가 들진 않죠. 다만 방송할 당시 소환장 날아오고 구속 기소가 되는 등 일련의 상황들을 겪으며 삶 자체에 대해서 후회가 들 때도 있었죠. 사람이라서 두렵기도 했고요. 하지만 피할 수 없는 운명이라 생각했고요. 제게 후회라고 하는 것은 가벼운 취미생활 정도에 불과한 거였어요."
정봉주는 향후 '나는 꼼수다'의 재결합에 대해서도 "네 명의 멤버가 다시 뭉쳐서 방송하는 일은 없을 것 같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지금도 물론 친하게 지내고 있고 방송 등 일적인 부분에 있어서도 서로 논의하고 연락하고 지내는 건 마찬가지에요. 김용민 교수는 지금도 온라인 방송을 진행하고 있고 주진우 기자도 기자로서 잘 지내고 있고. 김어준 총수도 벙커원('나는 꼼수다' 팬 카페 모임 장소를 일컫는 말)에서 생활하면서 마찬가지로 각자의 역할들을 잘 해나가고 있죠."
그는 다만 "만약 팟캐스트를 다시 진행하게 된다면 아직 심판대에 서지 않은 전임 정권을 겨냥하게 될 것 같다"고 단서를 달았다.
"비판적인 기능은 대중이 궁금해 하는 사안에 대해 충분히 말할 때 효과를 볼 수 있는 거잖아요. 많은 대중은 전임 정권의 정책에 대해 의아해했죠. 그렇게 전임 정권을 겨냥한 화살이 부메랑으로 돌아와 현 정권을 향하게 된다면 그것도 피할 수는 없는 운명이겠죠."

◆ "'나는 꼼수다', 시사예능 포맷의 원조다"
정봉주는 '나는 꼼수다'가 대중의 주목을 받은 이유에 대해 "무거운 시사 이야기를 가볍게 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또한 "요즘 시사 예능 포맷의 프로그램들이 주목을 받고 있는데 이 포맷의 원조는 '나는 꼼수다'"라고 덧붙였다.
"정치는 가벼워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정치 이야기가 무겁고 권위만 있게 되면 자연스럽게 사람들은 귀를 기울이지 않게 되니까요. 설득력 있는 이야기를 전달하려면 우선 듣는 사람이 재미있게 받아들여져야 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죠. 저는 ('나는 꼼수다'를 진행하면서) 망가져야 할 때 망가지는 것이 정치의 문을 여는 길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는 "'나는 꼼수다'가 가벼운 이미지로 대중에 다가갔지만 사안에 대한 분석마저 결코 가볍게 하진 않았다"며 "사안에 대해 정확하게 파악하되 이에 대해 마지막엔 풍자적으로 꼬집어 재미를 더했었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올 한해는 JTBC '썰전', tvN 'SNL코리아-위켄드 업데이트', TV조선 '강적들' 등 시사를 다룬 예능 포맷의 토크쇼가 주목을 받았다. 이와 함께 강용석 변호사, 이준석 위원 등 국회의원 출신 방송인 또한 시선을 잡았다.
이에 대한 정봉주의 시각은 무엇일까.
"출연 자체는 긍정적이라고 봐요. 다만 정치, 시사 등의 요소들을 희화화하지만 않았으면 좋겠어요. 어느 정도 시사 내용에 대해서는 정확한 분석도 필요하다고 보거든요."
윤상근 기자sgyo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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