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처음으로 한국에 온 2005년도 당시, 최신 트렌드의 거리였던 압구정역 주변이 어느새 성형외과 거리로 변한 지 오래다. 그 상권은 점점 확대돼 이제 강남지역 최대의 패션 상가인 가로수길 주변을 포함한 신사동 일대에 성형외과 병원들이 즐비하게 있고 중국어로 쓰여진 병원의 간판들도 눈에 뛴다. 불과 이 5년 사이에 한국에서 한류 브랜드를 이용한 의료관광 사업이 크게 성장하고 있다.
글로벌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의료관광 시장은 예전부터 전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아온 산업이다. 예전에는 부유층들이 모국에서 받을 수 없는 고기술의 치료를 받기 위해서 해외로 넘어가는 것을 의미했던 의료관광. 이제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치료를 받기 위해서 의료 관광에 나선다. 유럽을 중심으로 흔히 볼 수 있는 의료의 글로벌화 현상이 확대되고 있다. 의료관광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대표적인 나라로 헝가리, 태국, 싱가포르 등이 있다.
특히 근년 아시아 각국에서 의료관광에 대한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그 이유 중의 하나는 아무래도 저렴한 치료비용이다. 아시아 국가들 중에서도 치료비가 높은 싱가포르마저 수술비용은 미국의 절반 정도다. 영어도 통한다는 안심과 싱가포르의 청결한 이미지 때문에 미국인 의료관광객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또한 9.11테러 이후 미국 입국심사가 엄격해져 미국방문이 어려워진 중동국가 부유층들의 의료관광 목적지가 비교적 코스트가 낮은 아시아로 넘어온 것도 아시아의 의료관광산업에 힘을 주고 있다는 견해도 있다.
한국에서는 2007년에 한국국제의료서비스협의회(현 한국국제의료협회)가 설립되어 본격적으로 의료관광 추진을 시작했다. 2009년도에는 외국인 환자를 대상으로 의료관광사증 발급을 시작했고 외국인 환자들은 기본 90일간의 체류가 가능해졌다. 또한 외국인 환자를 유치하는 의료기관들의 등록의무화 및 병원 주선 업체에 대한 고액 보험가입 의무화 등 의료법시행도 개정되었다.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의료기관의 꾸준한 연구와 노력뿐만 아니라 관민일체가 된 추진과 마케팅이 필수다.
그 결과 한국은 싱가포르나 태국에 비해서 시작은 늦었는데도 불구하고 현재 성형수술과 치아치료를 중심으로 한 의료관광 산업이 성장세다. 특히 영리병원 인가로 최첨단 의료서비스와 휴양을 한 곳에서 나눌 수 있는 제주도는 의료관광지로서 급히 성장하고 있고 2018년에 복합의료타운인 서귀포 헬스케어타운이 완공 예정이다.
한국 유명관광지와 의료서비스의 융합이 외국인 의료관광객 유치에 어디까지 성공할 수 있을지 기대가 된다. 작년, 일본의 한 유명 여배우가 한국 산후조리원을 이용해 출산한 뉴스가 큰 이슈가 되었다. 의료적 케어는 물론 고급 호텔 못지 않는 시설과 완벽하게 관리된 식사, 그리고 출산 후의 체형을 빨리 원상태로 복귀시키기 위한 특별관리 등 일본 국내에서 찾기 어려운 의료관광 상품은 큰 화제가 되고 일본도 이제 의료관광 산업의 성장성과 필요성을 느끼기 시작했다.

미호 1983년 일본에서 태어났다. 와세다대학 인문학부 졸업. 연예프로그램 '한류스타 JACK S' 진행자이며 한류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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