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엠넷 최장수 프로그램, 엠넷의 시그니처 '쇼미더머니'('쇼미')가 최근 10번째 시즌을 성황리에 마쳤다. 2012년부터 10년간 '힙합' 장르를 언더에서 주류로 만들며 수많은 스타를 선보인 '쇼미'는 이번 시즌에서 래퍼 조광일을 우승자로 배출했다. 래퍼 신스가 준우승을 차지, 개코&코드쿤스트 프로듀스 팀에서 1, 2위가 같이 나오는 흥미로운 그림이 펼쳐지기도 했다.
'쇼미10'은 올해로 10주년을 맞아 한국 힙합씬의 마스터피스를 완성할 새로운 주인공을 찾은 힙합 서바이벌 프로그램. 이번 시즌에선 더욱 상향 평준화된 참가자들과 화려한 프로듀서, 게스트, 새로운 기술을 구현한 무대, 높은 음원 성적 등의 성과를 보여줬다. '쇼미' 10주년의 뜻이 통했는지, 그동안의 시즌과 달리 출연자 개인 논란도 없이 프로그램이 잘 마무리 됐다.
스타뉴스가 최효진CP, 박소정PD에게 '쇼미10'을 마친 소감을 물었다.


-엠넷 최장수 프로그램인 '쇼미'의 10번째 시즌을 마친 소감이 남다를 것 같다.
▶'쇼미더머니10'을 재밌게 봐주시고 함께 음악과 무대를 즐겨 주신 시청자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10년간 꾸준하게 관심과 사랑을 받는 프로그램을 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고, 10주년을 맞이하는 시즌에서 그 사랑을 다시 한 번 확인하고 존재 가치를 증명하며 종영할 수 있다는 것 또한 행복이라 생각합니다. 특히 계절이 바뀌는지도 모르고 불철주야 촬영하랴 편집하랴 너무 고생한 피디님들과 작가님들 덕에 무사히 끝낼 수 있었다는 감사의 말을 꼭 전하고 싶습니다.
-'쇼미10'에선 AR 증강현실을 접목한 '불구덩이 미션' 무대, 3차 예선 프로듀서 패스, 본선 1차 데스매치 등 새로운 제도를 시도했다. 그밖에 '쇼미10'은 기존 시즌에 비해 어떤 차별점을 주려고 했는가.
▶10년을 지속해온 프로그램이지만 여전히 트렌디 하면서도 파급력 있는 프로그램이라는 것을 꼭 보여드리고 싶었습니다. THE ORIGINAL을 모토로 프로그램의 고유한 전통성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그 안에서 변화하는 시대의 흐름을 유연하게 담고자 했고요. 이를테면 '1:1 미션' 등 전통성을 드러낼 수 있는 일부 미션을 되살리고 불구덩이 미션이라 불리는 '60초 비트 랩' 미션에 AR기술을 덧입힌다든가 프로그램 기존 가치를 강화하려고 했습니다. 또한 탈락자가 함께 음원을 낸다든지 하는 룰을 도입해 참가한 래퍼들이 자신만의 랩과 매력을 최대한 자연스럽게 보여줄 수 있게끔 했어요. 또한 비트메이커와 래퍼를 팀으로 한 프로듀서진을 구성해 각자의 팀 컬러가 분명하고 완성도 높은 음악을 선보일 수 있었다 생각합니다. 더불어 높은 음원 성적과 화제성을 보며 어느정도는 계획대로 된 것 같아 감사한 마음입니다.
-래퍼 조광일의 이번 시즌 우승을 어느 정도 예상했는지. 속사포랩 스타일 외에 어떤 점에서 조광일의 스타성을 봤는가.
▶이번 시즌이 유독 쟁쟁한 참가자들이 많았던 것 같아요. 경력 많은 래퍼들, 신예 래퍼들 등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로 치열하게 경쟁을 했기 때문에 누가 우승할거라고 감히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제작진끼리도 서로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이 "누가 우승 할 것 같아?" 였을 정도니까요. 그저 저희는 모두를 응원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웃음) 그만큼 시즌10의 우승이 얼마나 힘들게 얻어낸 것인지를 잘 보여주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래퍼 조광일을 떠올리면 '노력'이란 단어가 제일 먼저 떠오릅니다. 온전히 본인의 노력으로 실력을 증명했고, 여론이 가장 많이 바뀐 참가자라고 생각이 듭니다. 방송에도 나왔듯이 조광일의 랩에 대해 힙합 씬에서 호불호가 많이 갈렸는데, 신기한 게 래퍼들이 좋아하지 않은 스타일의 래퍼로 가장 많이 꼽으면서도, 1차 예선 때 싸인요청을 가장 많이 받은 래퍼가 바로 조광일이었어요. 그때부터 조광일이란 사람이 굉장히 궁금해졌던 것 같아요. 어떤 래퍼이기에 저렇게 사람들이 미워하며 사랑하는 걸까. 그 자체로 이미 스타성을 지니고 있는게 아닐까도 생각했어요. 쭉 지켜보니 다른 래퍼들하고 비교했을 때 가사량이 엄청난 데도 한번도 틀린 적이 없더라고요. 놀랐습니다.(웃음) 프로듀서들도 반신반의하다가 자기 랩을 완전하게 보여주는 모습에 많이 감동했고 실력을 인정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배경에는 조광일의 '노력'이 있었는데, 플로우와 빠른 랩을 완벽하게 해내기 위해 남들보다 배로 노력하는 모습을 매번 볼 때면 이 친구는 뭘 해도 될 친구구나 싶었어요. 결국 우승까지 해냈고, '쇼미더머니'로 인해 많은 변화가 시작된 친구라고 생각해요.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기대되는 래퍼입니다.



-프로그램 연출자 입장에서 TOP8 조광일, 쿤타, 비오, 신스, 아넌딜라이트, 머드더스튜던트, 소코도모, 베이식은 어떻게 봤는가.
▶조광일: 반전미! 타격감 있는 랩을 하기 때문에 성격도 좀 무섭지않을까 싶었지만 의외의 반전미가 있습니다. 무대에서 보여주는 빠른 랩과는 달리 무대 밖에서는 성격이 온순하고 수더분하고 과자를 좋아하는(웃음) 반전미를 좋아해 주셨다 생각합니다.
▶쿤타: 무대에서의 카리스마! 접신했다고 시청자들이 표현할 정도로 무대에서 엄청난 실력을 뿜어내는 모습이 매력인데요. 무대 아래서는 맏형이지만 항상 먼저 나서서 분위기를 편안하게 해주고 친근하게 다가가주는 넉살 좋은 형님이십니다.
▶비오: 소년미와 음색! '카운팅 스타'에서 보여줬던 때묻지 않은 순수한 소년미와 독특하지만 대중적 음색에 큰 매력을 느끼셨다고 생각해요. 후일담으로 비오를 담당했던 PD가 비오는 촬영 때 제작진의 의도를 제일 먼저 파악해서 리드하는 센스 있는 모습이 장점이라고 귀띔해줬습니다. 앞으로 방송쪽에서도 많이 활약하는 모습을 기대해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신스: 파워풀하고 타이트한 랩과는 달리 친근한 매력이 장점입니다! '쇼미더머니10' 에서 손에 꼽힐 만큼 독보적인 파워풀한 래핑을 보여줬고, 또한 공감 가는 가사를 랩으로 풀어내는 능력이 뛰어난 친구입니다. 그리고 항상 밝고 긍정적인 모습, 어려운 상황에서도 꿈을 포기하지 않는 모습을 시청자 분들이 많이 응원해 주셨습니다.
▶아넌딜라이트: 긍정 에너지와 신예 답지 않은 안정적인 랩 실력.
▶머드더스튜던트: 어디로 튈지 모르는 자유분방한 에너지.
▶소코도모: 유니크한 음악성.
▶베이식: 시대에 뒤쳐지지 않는 타격감 있는 랩핑.
-프로듀서 그레이&송민호, 염따&토일, 자이언티&슬롬, 개코&코드쿤스트의 활약은 어떻게 봤는지. 또 차기 시즌이 제작된다면 프로듀서 선정에 대한 기준을 어떻게 할 생각인가.
▶이번 시즌 모든 프로듀서 분들이 그야말로 팀에 애정을 갖고 열정적으로 임해 주셔서 감동받은 적이 많았습니다. 그 중 그레이 & 마이노 팀에 대한 얘기를 하자면 저희가 가장 먼저 섭외한 팀이었고 시너지가 어떨지 궁금한 팀이었는데 팀의 엄마 아빠가 되어 살뜰하게 팀원을 챙기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특히 파이널까지 가장 많은 노래를 만들어낸 프로듀서가 그레이였는데, 총 9곡을 만들면서도 팀원들의 의견하나하나까지도 신경 써줘서 팀원 래퍼들이 많이 의지했고요. 요즘 분신술을 쓰며 활동하는 것 같은 마이노 프로듀서는 거의 초단위로 움직이며 참가자들에게 지원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무대 컨셉부터 의상의 작은 디테일까지 놓치지 않고 디렉팅을 하는 모습이 인상깊었습니다.


-'쇼미10'에는 '스우파'에 출연한 댄서 모니카, 원슈타인, 릴러말즈, 팔로알토, 로꼬, 넉살, pH-1, 펀치넬로, 쿠기, 이하이, 정인, AKMU, 다이나믹 듀오, 더 콰이엇, 래원, 머쉬베놈, 미란이, 박재범, 빅나티, 애쉬 아일랜드, 에일리, 우원재, 행주, 화사 등이 무대에 지원사격했다. 기억에 남았던 게스트의 무대는?
▶이번 시즌 피처링 라인업이 대단했지만, 특히 프라우드먼의 댄서 모니카 님이 기억에 남습니다. 리허설 현장에서도 카리스마 있는 모습으로 댄서 분들을 진두지휘 하실 때 마치 '스우파' 현장에 와있는 것 처럼 잠시 빠져서 '구경'을 할 수 밖에 없었던 기억이 납니다. 개코 프로듀서와의 의리로 바쁘신 와중에도 두 번이나 무대를 빛내주셨기에 감사인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장수 프로그램의 숙제이기도 한데, '쇼미'가 시즌을 거듭하면서 익숙한 패턴과 화제성 저하의 고충도 갖게 됐다. 이에 대한 제작진의 고민도 많을 것 같다. 또 프로듀서들이 대중성에 비중을 많이 두면서 시청자들은 '음원들이 비슷한 것 같다'는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힙합 음악의 트렌드 역시 끊임없이 변하는 것 같습니다. 대중성 있는 음원이 많이 나오면서 한편으로는 역대 시즌 중 가장 많은 히트곡을 낸 시즌이었지만 반면 우려의 목소리가 있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이번 시즌의 프로듀서분들 역시 트렌드의 정점에 계신 분들이라 시대적 흐름이 많이 반영된 것 아닌가 싶고요. 참가자들에게 어울리는 곡이면서도 흥행을 동시에 고려해야 하다 보니 생긴 경향도 있지 않을까 합니다.
-'쇼미'의 애청자들에게 마지막으로 한 말씀.
▶금요일 밤 11시에 꾸준하게 쇼미를 시청해 주시는 시청자분들, '쇼미더머니10' 음원을 들어주시는 리스너 분들의 일상 속에 쇼미가 작은 재미와 기쁨을 드릴 수 있었다면 만족합니다. 감사합니다.
한해선 기자 hhs422@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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